상가 투자 쏠쏠했지만..올해만 2만실 입주

정다운 2022. 10.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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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뛰었다는데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완화되며 서울·수도권 주요 상권에서 공실률 감소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상가 거래량과 매맷값도 상승세를 보인다. 엔데믹 기대감이 커진 데다 아파트 규제가 계속되는 동안 상가 투자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역별로 상권 회복 속도에 온도 차가 있는 데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상가 투자도 지역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최근 상가 시장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상가 매매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매매 가격 대비 임대료 상승폭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가 투자수익률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종각역 상권 일대. (윤관식 기자)

▶상가 공실률 감소하며 회복세

▷매매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시내 중대형 상가와 소형 상가 공실률은 각각 9.5%, 6.1%로 지난해 하반기 평균치(9.85%, 6.7%)보다 0.35%포인트, 0.5%포인트씩 하락했다. 전국 평균 공실률도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다.

아울러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상가 평균 매매 가격은 3.3㎡당 206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에는 복합 쇼핑몰, 주상복합 상가, 단지 내 상가, 근린 상가, 플라자 상가, 오피스 상가 그리고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 등 7개의 상가 유형이 포함돼 있다.

상반기 3.3㎡당 전국 상가 평균 매매가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반기 기준 역대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0년 상반기 1719만원에서 같은 해 하반기 1917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1980만원으로 상승했고 하반기에는 2023만원을 기록해 2000만원 선도 돌파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2062만원)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졌음에도 상가 매매가는 오름세가 지속됐다.

특히 서울 지역 상승세가 뚜렷했다. 서울 상가 매매 가격은 지난 2020년 상반기 3.3㎡당 2831만원을 기록한 이후 2년째 오름세다. 올 상반기에는 3.3㎡당 3875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1000만원가량 뛰었다.

경매 낙찰가율도 오르고 있다.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시내 상가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30%포인트 오른 120.6%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4월(126.3%)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3.34명)보다 상승한 4.56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공실 위험이 감소하자 투자 수요가 상업용 부동산을 향했다고 분석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임에도 공실률이 감소하고 있고 토지·건물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아파트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한 상가로 기존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상가 매매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임대수익은 그대로

▷투자수익률 떨어져 투자 유의

다만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는 상가 시장이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또 상가 공실률이 감소하고 있다고는 해도 급등한 상가 매매 가격을 임대수익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버블(거품)’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상가 투자수익률은 올해 들어 감소세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2분기 기준 평균 1.77%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06%, 올해 1분기 1.8%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하는 중이다. 임대료 등 상가 운영을 통해 얻는 소득수익률은 올 들어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반면 건물·토지 가격 변화가 반영되는 자본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1.36% → 올 1분기 1.14% → 2분기 1.11%로 하락해 투자수익률을 끌어내린 원인이 됐다. 임대수익은 유지됐으나 매매 가격 상승이 주춤해지면서 수익률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만 해도 투자수익률 3%를 목전에 뒀던 강남역 상권은 올해 들어 수치가 1%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일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은 매매 가격이 올라 시세 차익을 누린 투자자가 많았는데, 지금은 오른 가격에 새로 매입하려면 그만큼 월 임대료도 늘려야 하는 구조”라면서도 “아직은 월 임대료를 넉넉히 낼 수 있는 우량 업종이 많지 않다”고 귀띔했다. 상가는 임대료 수익으로 대출 이자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매맷값 상승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인상, 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전망이 커진 만큼 상가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들어 상가 거래량이 주춤해진 데다 특히 최근 신규 공급이 많았던 지역 내 상가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밸류맵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에서 빌딩, 상가, 숙박 시설, 오피스 등을 포함하는 상업·업무 시설 거래 건수는 151건(9월 26일 신고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업·업무 시설이 매달 평균 345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앞서 7월 거래량(169건) 역시 지난해 같은 달(351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거래가 300건을 넘는 경우가 4월(306건) 한 달뿐이었다. 5월부터 매달 280건, 232건, 169건, 151건으로 점차 줄어드는 흐름이다.

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상가 입주 물량은 총 2만6217실로 이 가운데 수도권에만 2만1594실(82.4%), 지방에 4623실(17.6%)의 상가가 입주한다. 전체 입주 물량 중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신도시 등 택지지구 개발로 아파트와 함께 근린 상가 입주가 이어지면서 수도권에 상가 공급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입주 상가 중 절반 이상이 공급되는 경기에서는 ▲고양(1801실) ▲시흥(1753실) ▲화성(1454실) ▲수원(1363실) ▲하남(1223실) ▲평택(1102실) ▲남양주(1057실)에서 각각 1000실 이상 점포가 연내 입주한다.

여경희 연구원은 “2019년 이후 수도권에서만 연 2만실 이상의 상가가 신규 공급된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배후 수요를 끼고 있더라도 상가 물량이 많다면 공실 위험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매매가 대비 대출 비중이 큰 상가는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고,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 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9호 (2022.10.12~2022.10.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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