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몰이는 친일파" 이재명 강공에..김용민은 '역성혁명' 거론

김준영 2022. 10. 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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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를 향해 친일 공세를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에도 “문제를 지적하면 어김없이 시대착오적인 종북몰이ㆍ색깔론 공세가 나온다”며 “해방 이후 친일파가 했던 행태와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긴급안보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李, ‘일본군 주둔설’ 이어…학자 동원해 尹 비판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열고 “보수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일본의 군사이익을 뒷받침하는 행태가 반복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의는 이 대표의 지시로 마련됐으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황인권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이 외부 전문가로 참석해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에선 “친야(親野) 성향의 학자를 동원해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발언은 “한ㆍ미ㆍ일 군사훈련은 극단적 친일”(7일), “일본군이 한반도에 진주(進駐)할 수도”(10일)에 이어 이날도 톤이 높았다. 그는 우선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훈련을 왜 갑자기 하는지 납득이 어렵다”며 “좌시할 수 없는 국방 참사이자 안보 자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일본과의 합동 군사훈련은 북ㆍ중ㆍ러의 군사적 결속을 자극해, 한반도 냉전 체제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그 최종 결과로 한반도에 다시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비싼 평화도 이긴 전쟁보다 낫다”며 “윤석열 정부의 아마추어 행보와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긴급안보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모두발언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측의 행위를 반대하고 강력 규탄한다”는 짤막한 말만 했다. 대신 그는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강 대 강 대결 추구”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다는 논리다.

회의 참석자들도 “선제타격 운운하더니 적 아닌 우리 국민이 선제타격 위험에 처한 상황을 초래했다”(박홍근 원내대표), “(남북 대결은)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북관과 철학의 빈곤에서 온 것”(양무진 총장)이라며 이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문재인 정부때 통일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은 “북한과 즉시 대화하라”며 정부에 대북 특사 파견을 제안했다.


정진석에도 불똥…野 “천박한 식민사관”


민주당의 ‘친일 국방’ 공세는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으로 강도가 더 높아졌다. 정 위원장이 이날 이 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 토론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가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 위원장이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라는 전형적인 식민사관을 드러냈다”며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친일 역사 인식이며 역대급 망언이다. 굴종적인 대일 역사관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과 한ㆍ미ㆍ일 군사동맹까지 찬동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도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제국주의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했던,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주장을 여당 대표의 입으로 듣게 될지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에 정 위원장은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본 것이다. 이런 얘기 했다고, 나를 친일ㆍ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며 “또 친일 프레임 씌우겠다고 난리다. 가소로운 얘기”라고 반박했다.


브레이크 없는 野, 탄핵까지 시사…당내 “강성파 다시 득세” 우려


여야의 대치가 격화되면서 민주당에선 윤 대통령 탄핵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지난 8일 윤 대통령 퇴진 시위에 참석한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역성혁명(易姓革命)을 거론하며 “반성 없는 침략자에게 국토를 열어주려는 윤석열 정부는 헌정질서를 흔들다 못해 뿌리를 뽑고 있다. 헌법은 대통령답지 못한 사람을 국민이 바꿀 수 있게 열어뒀다”고 썼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의 강공 일변도에 대해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거시경제 지표도 안 좋고 북한 도발로 인한 한반도 리스크가 올라간 상황이라 ‘반일 프레임’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물타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탄핵까지 언급하는 건 역풍을 자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 수도권 다선 의원도 “한동안 조용하던 강성파들이 이 대표의 강공 후 다시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며 “이러다 또 당 전체가 민심과 동떨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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