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오래된 교회, 할일 뭘까".. 논문까지 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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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예산교회가 설립 105주년을 맞았다.
대한성공회 예산교회는 2일 교우 등 25명이 함께한 가운데 심규용 담당신부 주례로 '선교 시작 111주년'과 '마르코 성당 축성 47주년'을 겸한 교회설립 105주년을 기념하는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대한성공회 예산교회는 지금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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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환 기자]
▲ 대한성공회 예산교회 심규용 담당신부. 그는 규모화를 경계하며 작은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
ⓒ <무한정보> 황동환 |
대한성공회 예산교회는 2일 교우 등 25명이 함께한 가운데 심규용 담당신부 주례로 '선교 시작 111주년'과 '마르코 성당 축성 47주년'을 겸한 교회설립 105주년을 기념하는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곳은 5년 전만해도 영영 사라질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17년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생이던 심 신부가 방문했을 땐 대한성공회 대전교구가 신명유치원을 폐원하는 등 교회를 폐쇄해 매각결심을 굳힌 뒤였다.
▲ 설립 105주년을 맞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 심규용 |
▲ 성공회 예산성당 문화기획 포스터. |
ⓒ 심규용 |
"교회 자산은 지역에 소비... 신자 아니어도 찾아올 수 있는 곳 돼야"
지방공동화, 지방소멸 문제는 당시 심 신부의 주요 관심사였다. "지역에 있는 오래된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지방공동화와 지역교회의 역할'이란 석사논문의 주제로 이어졌다.
논문 준비를 위해 예산과 예산교회를 조사한 것이 예산교회를 '폐쇄'에서 '재건'으로 운명을 바꾸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설립 100주년이 되던 해 이뤄진 일이다.
대한성공회 예산교회는 지금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2019년 2월 17일 예산교회로 발령받은 그는 열명 남짓한 교우들과 함께 첫 미사를 올리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발을 뗐다. 폐쇄 2년 만에 다시 문을 열어 신자들만의 것이 아닌, 지역주민들과 공유하는 곳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심 신부가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독서모임 '마르코의 책방'과 '신명마을극장' 등은 "교회가 가진 자산을 지역을 위해 쓰고, 신자가 아니어도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는 신념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드러난 결과물이다.
▲ 성공회 예산성당 1966년 축성 당시 모습. |
ⓒ 심규용 |
▲ 성공회 예산성당 초창기 모습 . |
ⓒ 심규용 |
교회설립 105주년 감사미사는 옛 예산교회 시절을 추억하는 의미로 한옥성당에서 1966년 콘크리트 구조물로 신축하며 현재의 성당을 축성했을 당시 미사예문을 사용했으며, 전례개혁 이전방식인 회중을 등지고 거행하는 형태를 재현했다. 지난 1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스틸사진 영상도 함께 감상하며 음식을 나눴다.
'낡음에서 빛을 보다'를 사목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는 "오래된 성당들도 지역사회 역사의 한 부분이다. 이런 추억의 공간들이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다시 미사를 드릴 수 있어 좋다"며 "교회와 지역은 공동운명체다. 지역사회도, 오래되고 낡은 것에 대해서도 소중히 여기고 추억의 공간으로 함께 보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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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로, <무한정보>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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