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남편, 불륜녀가 함께 시댁에서 살아요"

장례식·차례 등 집안 행사에 불륜녀 참석
시어머니 행위는 민법이 규정한 이혼 원인

국민일보DB

남편이 불륜 상대와 함께 시댁에 들어가 살고, 시어머니가 아들의 불륜을 적극적으로 용인하는 상황이 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을까. 가능한 법적 조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11일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내용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는 연하인 남편과 4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사연자를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시어머니 때문. 사연자가 만삭이 됐을 때도 ‘아들 먹여야 한다’며 김장을 시켜 사연자가 하혈해 조산의 위험을 겪는 일도 있었다.

혹독한 시집살이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남편이 같은 회사 여직원과 바람이 난 이후에 시어머니가 보인 태도다. 남편은 불륜 상대와 보란 듯이 시댁에 들어가서 동거를 시작했다. 시어머니는 사연자보다 여직원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심지어 시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상복을 입은 건 사연자가 아닌 불륜 상대였다. 이후에도 설날 차례에 그 여직원이 참석하는 등 사실상의 며느리 역할을 불륜녀가 하게 됐다.

이들을 상대로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이날 상담에 나선 최지현 변호사는 결혼이 파탄 난 데에는 시어머니의 책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민법 제840조 3호를 근거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당 조항은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이혼의 원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시어머니는 아들의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며 “상간녀가 본가에서 동거하는 것을 용인하고, 시아버지 장례식에 상간녀에게 상복을 입혀 며느리 역할을 하게 하는 등 명백히 민법 제840조 3호의 ‘직계존속의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시어머니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물론, 바람을 핀 남편을 상대로도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변호사는 “남편이 부정행위를 했기 때문에 재판상 이혼 사유에 충분히 해당한다”며 “본가에 상간녀를 데리고 들어와 동거하면서 사실상 부부처럼 생활하고 시아버지 장례식에 상간녀가 며느리 역할을 하게 하는 등 혼인 파탄 책임이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사연자는 얼마 정도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

최 변호사는 “굉장히 큰 위자료 액수가 나올 것 같다”고 예측했다. 최 변호사는 “위자료 청구 소송의 경우 액수는 5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나오기는 하는데 부정행위의 행태, 기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법원이 판단한다”며 “사연자의 경우 일반적이지 않고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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