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엇갈리는 해외직구..엔저로 활기 띠는 일본 시장
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 직구 ↑..업계도 마케팅 나서
전문가 "가격 경쟁력 높다면 여러 나라 넘나들며 직구 가능"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강달러와 엔저 현상으로 미국과 유럽 직구(직접구매)는 감소하지만 일본 직구는 증가하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에서 쇼핑 시 가격 장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 여파로 해외직구 시장에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면서 제품 가격이 올라가자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감소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은 10억3000만달러(1조4807억원)로 1분기 11억4000만달러(1조6394억원)보다 9.2% 감소했다. 작년 4분기(12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9.6% 줄어든 수치다.
강달러로 해외 직구는 감소했지만, 역대급 엔저로 일본 제품 쇼핑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일본 직구 거래 규모는 1038억원으로 1분기 대비 11.7% 증가했다. 올 2분기 해외 직구 규모가 증가한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같은 기간 일본 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1% 급등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 안팎이고, 엔화의 경우 올 초 100엔당 1040원대였던 환율이 980원대로 떨어진 것과 관련이 높다. 예를 들면 100달러짜리 제품을 연초에 살 때는 120만원이었다면, 지금은 140만원으로 20만원이나 더 줘야 하는 셈인데 국내 가격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데다, 11일 기준 달러당 엔화 가치는 145엔대로 지난해 말(115.07엔) 대비 20% 넘게 떨어져 일본 제품 가격이 저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해외직구 하는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바뀌자 업계에서도 마케팅에 나섰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며 미국과 유럽 직구가 위축되자 롯데온은 150개 인기 직구 상품을 미리 확보하고, 10월 한 달간 할인 행사를 여는 등 소비자들의 환율 부담을 낮추고 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다음 달 14일까지 당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이면 구매금액의 최대 7%에 달하는 환율 보상 혜택을 추가로 지급한다. 11번가는 할인율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 중심으로, 인기가 높았던 상품을 아마존과 협의해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일본 직구 고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롯데면세점은 자사 해외 직구 온라인몰에 일본 직구 전용관을 마련했다. 일본산 헤어제품과 화장품 등 다른 일본 직구 사이트와 비교해 30%가량 저렴하다. 또한 일본 직구관 오픈 기념으로 이달 말일까지 배송비 무료와 기프티콘 추첨, 연말까지 롯데카드 청구 할인 혜택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일본 직구에 대한 관심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 직구 방법을 묻는 게시글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요즘 달러가 너무 비싸 미국·유럽 해외직구가 힘들다. 최근 엔화 대비 달러 환율이 높아서 일본 직구가 많다던데, 구매대행이나 구매사이트 등을 알아보고 있다"며 "일본 직구 하기 좋은 브랜드를 따져 보니 국내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송비와 관세 등을 잘 알아보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환율 변동에 따라 전략적인 쇼핑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환율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며 "요즘 소비자들은 글로벌한 쇼핑을 하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등 환율을 비교해 유리한 쪽으로 물건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색해서 가격 경쟁력이 높다면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직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환율로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계화 인턴기자 with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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