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시장은 불통시정 중단하고 민관합의 이행하라"
[장재완 기자]
▲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보문산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중단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오전 대전 중구 보문산 보운대 광장에서 보문산 관광개발 중단 촉구 제9차 거리미사를 진행했다(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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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이 보문산 관광개발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반대해 온 대전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민관공동위원회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이 시장이 보문산 개발 반대 목소리를 소수 단체 반대로 치부하며 독선적 시정을 하고 있다며 불통시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역 14개 시민·환경·종교단체 및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보문산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11일 성명을 통해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시가 구성한 민관공동위원회 합의사항을 '소수 단체가 반대한다'는 표현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불통 행정이 도를 넘고 있다"며 "보문산 개발과 관련해 민선 7기에서 합의된 민관합의 사항을 묵살하고, 기존 개발계획의 범주를 넘는 대대적인 막개발 계획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욱 큰 문제는 민관협치에 대한 무시와 무지에서 나온 불통"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대책위의 이러한 비판은 이 시장이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이 시장은 보문산 개발과 관련 환경단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소수의 어떤 사회단체가 반대한다고 해서 해야 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이에 앞서 이 시장은 지난 7월 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보문산 개발과 관련, "반대를 위한 반대는 도시경쟁력을 훼손한다"고 말하면서 대대적인 보문산 관광개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보문산 고층 타워 반대'는 소수단체의 반대가 아니며, 반대를 위한 반대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선 7기 대전시가 구성한 보문산 관광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민관공동위원회에는 주민 4인, 전문가 7인, 시민단체 대표 4인, 행정·언론·유관기관 각 1인을 포함 총 17명이 참여했고, 이들이 6개월 간 논의와 현장 방문, 선진지 답사, 토론회 등을 통해 기존 보운대 부지에 편의시설을 갖추고 디자인을 고려하여 전망대를 짓되, '고층타워 반대'라는 합의사항을 이끌어 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전시가 이 같은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으면서 소수단체 반대라고 치부하는 것은 독선적 불통행정이라는 것.
시민대책위는 "이장우 시장은 취임 이전부터 보문산에 150m 고층타워 설치, 케이블카, 모노레일 설치 등의 의사를 밝혀왔고,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이장우의 '개발대전'은 끝을 모르고 폭주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는 민관합의 사항 이행을 촉구해 왔고, 만일 사업변경을 하려면 민관합의 수준에 준하는 논의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장우 시장은 의견수렴은 고사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 소수 단체 반대라는 식의 시민단체 폄훼를 일삼고 있다"면서 "이 시장은 시정에 찬성하는 시민 의견에만 민의의 대표성을 부여하고,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에는 소수 의견이라는 굴레를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실제 사례로 대전시는 생태하천 선진지 답사와 워킹그룹 등을 진행하면서 진전되기 시작했던 3대하천 그린뉴딜 관련 민관논의도 중단시키고, 친수공간 확보를 하천 관련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5개구 균형발전 정책도 계족산과 갑천 노루벌 등 각 자치구의 산과 강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들로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시민대책위는 또 "우리는 보문산 자체의 보문산 다움이 보전되고, 깃들어 사는 생명들이 평안하기를 기원한다. 대전시민들이 사랑하는 것은 이장우 시장의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이 아니라 보문산의 오래된 플라타너스 나무와 숲을 수놓는 가을단풍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름다운 보문산을 4년짜리 임기직 정치인과 개발만을 바라는 소수의 시민들에게 희생당하게 맡겨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끝으로 "대전시는 일류경제 운운하며 타 지자체의 개발 사업을 가져다가 붙여넣기에 앞서,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재난에 먼저 대응하고,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도시 조성에 필요한 생태감수성을 먼저 갖출 것을 권한다"며 "이 시장은 당장 불통시정을 중단하고, 민관합의의 연속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시민대책위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녹색당, 정의당대전시당, 진보당대전시당, 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 대전참교육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대전학부모회,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대전가톨릭기후행동, 성서대전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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