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초생활자라고 무시하나' 연속살인 시도 60대男, 무기징역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도 부착 명령
피고인 "정신장애로 약 복용 중, 심신미약 상태였다" 주장
재판부 "환각이나 환청 등 상태에서 범행 저지르진 않아..감경 불가"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 필요,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수감해야"

강원 강릉의 한 식당과 주점에서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식당 주인을 살해하고, 호프집 주인까지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이동희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재범성 평가척도, 다면적 인성검사, 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 결과를 토대로 A 씨가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A 씨는 지난 6월 30일 오후 5시께 강릉시 한 식당에서 흉기를 휘둘러 50대 여주인 B 씨를 살해한 뒤 호프집에서도 흉기를 휘둘러 50대 여 주인 C 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C 씨가 평소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살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가게 문이 닫혀 있자, B 씨의 가게에서 술을 마시던 중 B 씨로부터 핀잔을 듣고는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C 씨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는 척을 하면서 인사했음에도 자신에게는 아는 척을 하지 않자 '내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서 경제적 능력이 좋지 않고, 나와 아는 척을 하는 게 창피하기 때문에 일부러 무시했다'고 곡해한 것이 살인 범행의 씨앗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사 결과 A 씨는 1998년부터 2019년까지 폭력 범죄로 징역형 5회, 징역형 집행유예 2회, 벌금형 17회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A 씨는 망치로 때리고 흉기로 찌르거나, 맥주병과 맥주잔을 던지고 가위로 위협하거나, 소주병으로 내리치는 등 범행을 벌였다.

A 씨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정신장애 등으로 약을 복용 중이었고 술에 취했으므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이동희 부장판사)도 A 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실제로 정신장애 3급 판정받은 사실 등을 들어 심신이 다소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심신미약자의 범행은 형을 임의로 감경할 수 있을 뿐 이씨가 정신장애로 인한 환각이나 환청 등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 점 등을 근거로 법률상 감경은 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범행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참회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이 필요하고,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수감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