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40줄 주문하고 잠적"..자영업자 울리는 '노쇼'

박현주 2022. 10. 11. 14: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단체 예약을 해두고 식당에 방문하지 않는 등 소위 '노쇼'(No-Show·예약부도)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승 연구위원은 "(김밥 40줄 노쇼 사건의 경우 벌금 300만원을 받았는데) 해당 업주가 받은 피해액보다 벌금액이 훨씬 더 많았다는 점에서 적절했다고 본다"며 "벌금이 약식으로 청구된다 하더라도 사후에 범죄가 억제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위하력을 갖는 정도의 금액의 벌금이 선고돼야 추후 이런 사건에 있어서 재발 방지가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쇼' 고의성 입증되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
"위하력 갖는 정도의 벌금형 선고돼야 노쇼 재발 막을 것"
'노쇼'(No-Show·예약부도)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단체 예약을 해두고 식당에 방문하지 않는 등 소위 '노쇼'(No-Show·예약부도)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노쇼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노쇼 행위에 대한 위하적인 금액의 벌금형이 청구돼야 한다고 봤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10만원어치 삼겹살을 주문한 뒤 나타나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자 A씨에 따르면 그의 부모는 한 남성으로부터 50인분의 삼겹살 주문 전화를 받고 상을 차려뒀으나, 해당 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상차림을 준비하면서 주문한 남성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부재중이었고, 뒤늦게 통화가 연결됐을 때 예약금 20만원을 보내라고 요구하자 잠적했다.

노쇼로 인한 피해는 유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방송인 김준희 씨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명품 구매를 약속한 뒤 연락이 두절된 고객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말 다시는 라이브 플리(플리마켓)는 안 하는 걸로 (하겠다)"며 "원하는 분들 너무 많으셨는데 (구매)하겠다고 해놓고 연락조차 없는 분들 때문에 우리 전부 괜한 짓 했다"고 토로했다.

방송을 통해 잘 알려진 최현석 셰프 역시 노쇼 손님에 대한 피해에 울분을 터뜨린 바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노쇼, 요즘 들어 너무 자주 발생한다. 정말 너무 화가 난다"며 "더 이상 가만히 좌시하지 않겠다. 예약은 약속이다. 정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고의로 음식을 허위 주문한 뒤 매장에 손해를 입힐 경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허위로 음식을 주문해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하게 하는 등 매장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봐서다.

실제로 이달 초 검찰은 지난 7월 김밥 40줄을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은 50대 남성 B씨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김밥을 허위로 예약했고 끝내 나타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B씨는 앞서 옷가게와 카페, 중국요리점 등에서도 노쇼 행위를 반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주로 사장이나 종업원이 혼자 근무하는 소규모 매장에 집중됐다.

노쇼 행위의 고의성이 입증되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노쇼의 경우 처벌받아야 한다고 봤다. 그는 "노쇼는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이 취득되지 않기 때문에 사기죄가 아니라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죄가 성립된다"며 "어쩔 수 없이 일정이 바뀌면서 그에 대해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주문을 취소하는 것과 달리, 노쇼는 애당초 (매장에) 나타자지 않을 악의적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승 연구위원은 "(김밥 40줄 노쇼 사건의 경우 벌금 300만원을 받았는데) 해당 업주가 받은 피해액보다 벌금액이 훨씬 더 많았다는 점에서 적절했다고 본다"며 "벌금이 약식으로 청구된다 하더라도 사후에 범죄가 억제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위하력을 갖는 정도의 금액의 벌금이 선고돼야 추후 이런 사건에 있어서 재발 방지가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