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택시, 타다 vs 못 타다

이경호 2022. 10.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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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따라가도 될까요?"일본 테레비도쿄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버스와 지하철의 막차가 끊긴 시간, 거리에서 만난 이들에게 집까지 택시요금을 내주는 조건으로 집까지 따라가, 집에서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서울과 도쿄 택시요금을 쉽게 비교하면 같은 거리에서 서울이 카카오 일반택시 요금이라면 도쿄는 카카오 블랙(일반택시의 3,4배)으로 보면 된다.

서울 택시요금이 어느새 도쿄를 따라잡는 수준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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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택시대란 해법에 급격한 요금인상 예고구조개편 늦어진 사이 고령화·저임금 고착
자생력 높이는 동시에 모빌리티 변화에 함께가야

"집에 따라가도 될까요?"

일본 테레비도쿄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버스와 지하철의 막차가 끊긴 시간, 거리에서 만난 이들에게 집까지 택시요금을 내주는 조건으로 집까지 따라가, 집에서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의 택시요금이다. 서울과 도쿄 택시요금을 쉽게 비교하면 같은 거리에서 서울이 카카오 일반택시 요금이라면 도쿄는 카카오 블랙(일반택시의 3,4배)으로 보면 된다. 단순 환율(100엔=1000원 기준)로 보면 서울이 2km까지 3800원, 도쿄는 1.2km까지 4200원이다. 이후 m당 거리도 서울(132m 당 100원)보다 도쿄(276m당 800원)가 비싸고 심야할증은 서울(0∼4시) 20%, 도쿄(오후 10∼05시) 20%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은 현재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올리고 심야할증(오후10시부터 오전 3시) 호출료를 최대 5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서울 택시요금이 어느새 도쿄를 따라잡는 수준이 된 것이다.

택시는 대중교통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대중교통 수준의 규제를 받아왔다. 정부와 지자체로서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면 재정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버스와 지하철 적자 보전에만 한해 수 천 억원이 투입된다. 택시업계도 대중교통으로 인정받아 규제를 받기 보다는 준대중규통으로서 적절한 규제와 지원을 바라왔다. 그러는 사이 택시는 인력 고령화가 심각해졌고 요금체계를 비롯한 구조개편은 시기를 놓쳤다. 코로나19와 플랫폼경제가 찾아오면서 택시기사는 월급 300만원도 받지 못하고 젋은 층의 유입은 사실상 막힌 상태가 됐다.

소비자 입장은 다르다. 대체로 택시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안정하나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택시운전자가 없다고 해서, 택시대란이 벌어진다고 해서 갑자기 도쿄, 뉴욕, 런던과 같은 비싼 요금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무리다. 고물가를 감안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던 물가정책과도 배치된다. 요금이 대폭 오른다고 해서 택시 서비스가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또 하나 생각해봐야할 것은 꼭 ‘택시’여만 하는가이다. 현재 택시의 대항마는 없다. 법인택시의 고질적 문제인 사납금제도를 없앤 한국택시협동조합, 쿱(coop)택시가 한때 운영됐지만 자금난 등이 겹치며 파산선고를 받았다. 쿱을 주도한 박계동 전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일단 지켜볼 일이다.

택시의 경쟁자였던 타다는 ‘불법 콜택시’라는 택시업계의 집단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2020년 국회에서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서 불법이 됐다. 타다 경영진들은 현재 1심과 2심에서 모두 여객운송법 위반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대법원 판단이 남았다.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을 거쳐 타다·우버 모델을 활성화한다고 했다. 택시업계가 놔둘 지 의문이다. 타다금지법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났고 타타금지법을 만든 국회에서 법을 재개정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저마다 택시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모두 플랫폼독점을 비판하고 ‘공공 택시호출앱’을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 공공이 민간과 경쟁하려는 근시안적 표플리즘이라는 비판이 따랐다. 물론 이번 대책에는 ‘당연히’ 빠졌다. 자율주행택시, 로보택시, 플라잉택시 등 미래 모빌리티의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이들이 실현되기까지 상당기간 택시는 주요한 교통수단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택시를 타고 못타고에 해법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택시와 모빌리티 시대가 언제까지, 어떻게 같이 갈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이경호 사회부장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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