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큰손의 '말말말'.."채권·에너지株 유효"

문형민 2022. 10. 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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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문형민 기자]
<앵커>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가 미국 현지시간 지난 5일부터 3일간 뉴욕에서 열렸는데요.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탈 회장 등 경제의 대가, 투자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합니다.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을 진단하는 한편, 의미 있는 전망들이 내놨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들이 오갔는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취재한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문 기자, 에릭 로즌그렌 전 총재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에 대한 예측을 남겼다고요?

<기자>

네, 로즌그렌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말씀드리기 전에, 로즌그렌이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통화 정책을 결정한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로즌그렌 전 총재의 발언들을 통해 미국의 통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미리 알 수 있는데요.

우선 로즌그렌 전 총재는 FOMC가 현재 3.0~3.25%에 달하는 기준금리를 11월에 0.75%포인트, 또 12월에는 적어도 0.5%포인트 상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이 되면 최소 4.25~4.50%까지 치솟는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이렇게 금리를 가파르게 올려도 현재 6%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경기침체가 더욱 악화돼야만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지금도 경기침체가 크게 체감되고 있는데, 이보다 더욱 심해져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로즌그렌은 “인플레이션이 지금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물가상승률이 다시 한 번 뛸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그 이유로 과열된 노동 시장을 꼽았습니다.

미국이 현재 경기침체를 겪는 듯하지만, 인건비 수준을 보여주는 고용비용지수(ECI) 상승률이 2분기 기준 5.3% 기록하는 등 고용 및 노동 시장이 침체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현재의 경기침체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잘 버티고 있다는 건데요.

따라서 노동 시장이 크게 위축돼야만, 즉 실업률이 올라야만 물가 상승세를 막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을 했는데, 현재 3% 정도인 실업률이 5% 이상으로 뛰어야만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연준이 계획하고 있는 내년 실업률 수준은 4.4%인데, 이보다 더 높아야만 연준이 원하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다소 암울한 전망인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주식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기자>

행사에 참여해 연설을 맡은 대부분의 발표자들이 주식 투자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섹터에 대한 힌트들을 남겼습니다.

가장 먼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연합군 총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칼라일 부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최대 1년 더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사이버 전쟁이나 핵무기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즉 이와 관련해 IT, 국방, 에너지 섹터의 상승 모멘텀은 아직 남아있다고 우회해서 설명한 겁니다.

또 펀드스트랫의 토마스 리 창업자는 밀레니얼 세대, 80년대생들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소비를 많이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토마스 리 / 펀드스트랫 창업자: 미국의 인구를 보면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가장 큰 집단이 될 것입니다. (밀레니얼 인구수가) 가장 많아지는 시점은 2038년입니다. 이렇게 S&P500 지수가 최고점을 찍을 때가 2038년이 될 것입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느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지 봐야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ESG와 관련된 주식, 즉 전기차나 에너지 섹터, 그리고 암호화폐와 밈 주식 등을 언급했습니다.

한편, 6,500억 달러를 굴리는 뉴욕생명투자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안에 주식 시장이 또 한 번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남겼습니다.

[윤제성 / 뉴욕생명투자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실적이) 3분기가 괜찮아도 4분기 전망이 나쁘게 나올 것 같고, (조만간) 꽤 많은 회사들이 52주 신저가를 찍을 것 같아요. 언젠가 주식을 사는게 맞지만 그게 다 지나간 다음에 사도…]

그럼에도 주식 시장에 남아있겠다면 에너지와 헬스케어 섹터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에너지 섹터와 관련해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정책 수혜, 또 OPEC+의 원유 감산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기폭제가 될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앵커>

공통적으로 언급한 건 에너지 섹터 정도가 되겠지만, 주식 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주식이 아니라면 어떤 투자 상품이 유효할까요?

<기자>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채권 투자가 적절하다”, “주식 60, 채권 40의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공식을 채권 비중이 커지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

행사에서 연설을 맡은 다수의 발표자들이 입을 모아 말한 투자전략입니다.

우선 1,640억 달러를 운용하는 오크트리캐피탈의 막스 회장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하이일드채권 금리가 8~9%로 올랐는데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률”이라면서 “지금도 채권 투자는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2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핌코의 그레고리 홀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 대표 역시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그레고리 홀 대표는 특히 주식배당금이나 이자소득 등 ‘인컴’ 수익이 고정적으로 창출되는 채권, ‘Fixed Income(고정수익채권)’ 상품이 가장 유망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더해 기관투자자의 경우 ‘사모신용펀드’ 상품에 대한 관심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여러 번 나왔는데요.

사모신용펀드는 소수의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받아 지분이 아닌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상품입니다.

최근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 규제가 크게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은 사모신용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요.

실제로 2008년 2,350억 달러에 불과했던 사모신용펀드 규모는 지난해 1조 2,500억 달러로 다섯 배 이상 급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알렉스 지 골드만삭스 사모크레디트 부문 공동대표는 “대부분의 사모신용펀드가 변동금리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수익률이 올라가는 등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선 지금과 같은 시기에 개인투자자는 채권에, 기관투자자는 사모신용펀드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에서 주식과 채권만 다룬 것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콘퍼런스 1일차에는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죠. 크리스티 뉴욕 갤러리에 방문해 미술품과 NFT 투자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마이클 케이시 코인데스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특히 NFT는 예술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기업 마케팅과 같은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시장의 확대를 기대했습니다.

또 가장 유명한 NFT인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BAYC)'의 운영사 ’유가랩스‘의 니콜 뮤니즈 대표도 참석해 직접 연설을 했는데요.

뮤니즈 대표는 “NFT 소유자는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말하며 부의 기득권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탰습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가해 발표를 맡은 주요 연사들의 발표 내용은 ‘한경글로벌마켓’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문형민기자 mhm9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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