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경상수지 적자, 정말 괜찮은가

2022. 10. 1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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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음이 들린다.

2022년 8월 기록한 경상수지 적자 폭은 30.5억 달러에 이른다.

물적 자본에 투자하는 등 긍정적인 의미의 경상수지 적자도 있고, 2022년 4월처럼 해외로 나가는 배당금이 몰려 발생한 경상수지 적자도 있다.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는 현재 경제상황이 비관적이라는 진단과 향후 경제가 부정적이라는 전망을 주는 신호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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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경고음이 들린다.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개발도상국들이 생겨나고, 외환위기 가능성이 큰 취약신흥국들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는 달리기 경주하듯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의 경쟁 중이고, 언제라도 고금리의 덫에 쓰러질까 불안하기만 하다. 유엔이 각국 중앙은행에 금리인상을 중단해 달라 호소하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자국 물가 잡는 것 외에는 주변의 호소를 들을 리 없다. 이 와중에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과 공산당 대회를 앞둔 시진핑은 경제적·군사적 맞불을 놓고 있다.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에 끌려가고 있다. 황소가 쟁기를 끌고 가듯,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은 한국경제를 침체국면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다. 24년 만에 찾아온 고물가는 서민의 삶을 억누르고 있다. 4개월 연속 실질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다. 7월에 이어 10월의 두 번째 빅스텝이 확실시되고, 역사상 처음으로 ‘5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14년 만에 찾아온 강달러 기조는 절대적인 양의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하는 무역구조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66년 만에 처음 보는 무역적자 규모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 다른 어떤 경고음보다 긴장감을 돌게 한다. 2022년 8월 기록한 경상수지 적자 폭은 30.5억 달러에 이른다. 외국에서 벌어온 돈보다 외국에 지출한 돈이 30.5억 달러 더 많다는 뜻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물적 자본에 투자하는 등 긍정적인 의미의 경상수지 적자도 있고, 2022년 4월처럼 해외로 나가는 배당금이 몰려 발생한 경상수지 적자도 있다.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질적으로 안 좋다. 경상수지는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및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매년 4월은 해외로 나가는 배당금이 몰리는 달이고, 경상수지 중 본원소득수지가 2013년부터 마이너스를 벗어난 적이 없다. 4월을 제외하면,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2012년 2월 이후 10년6개월 만이다. 특히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 전반에 걸쳐 적자라는 것이 문제고, 상품수지 적자 폭은 44.5억 달러에 달한다.

정부는 “일시적이다. 연간기준으로는 흑자일 것이다”라고 위안의 메시지를 제시했다. 경상수지가 연간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2022년 경상수지 전망치는 당초 800억 달러였고(2021년 12월), 신정부 들어 450억 달러로 수정조정 되었으며(2022년 6월),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거나, 변동성이 커져 다시 적자를 기록하는 달이 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는 현재 경제상황이 비관적이라는 진단과 향후 경제가 부정적이라는 전망을 주는 신호로 여겨진다. 경상수지 적자는 외환보유액을 감소하게 만들 수 있다.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추가적인 원화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의 중대한 이유 중 하나가 ‘킹달러’였는데, 달러 강세 기조를 고착화하는 데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경상수지 적자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안도보다 경고가 필요하다. 위기는 항상 안도할 때 오는 것이다. 모두가 위기라고 생각할 때 위기는 오지 않는 법이다. 경고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들이 외환시장의 변동성과 원자재 수급불안이라는 큰 파도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특단의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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