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흥행이 먼저다
페이스북은 작년 말 다양한 제품을 총괄하는 모기업의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Meta)’로 바꿨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는 CEO 마크 저커버스가 지향하는 메타버스에 기업의 역량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아직 그 흥행 가능성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회사명까지 교체하는 건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당시 페이스북은 여러 문제에 직면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실적은 보잘것없다. 메타버스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적자만 나고 있고 사용자와 언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근에는 메타 내에서도 자신들이 만든 메타버스 앱 ‘호라이즌 월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테크 전문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이 앱이 문제가 많아서 직원들도 사용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보도가 눈길을 끌었던 건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때문이다. “우리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람들에게 사용을 권하겠느냐”며, 메타 직원들은 “호라이즌 월드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사용을 해야 한다”고 권유한 이 메시지는 메타버스의 흥행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어느 테크 평론가의 말처럼 성공한 테크 제품은 완벽하지 않아도 인기를 끈다.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구글의 서비스도 모두 어설픈 상태로 출시됐지만 인기를 끌었고 그후로 서서히 개선돼 지금과 같은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의 흥행 부재가 문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 인기를 끈 후에 개선돼야 하는데, 인기를 끌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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