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예뻐요.. 처음으로 값진 선물을 받았어요"
[최미향 기자]
▲ 왼쪽부터 슐런선수 도효진(42)씨와 보치아금메달리스트이자 시인 이지숙씨(41) . |
ⓒ 문수협 |
보치아 금메달리스트 1급 중증장애인 41살 이지숙씨의 눈가가 촉촉이 젖는가 싶더니 어느새 이쁜 미소가 얼굴 가득 피어올랐다. 오늘처럼 자주 웃을 일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슐런선수 1급 중증장애인 42세 도효진씨는 앞서 말한 동생 지숙씨의 말에 약간 숙연해지자,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큰 소리로 "짧게 말할게요"라며 "정말 좋아요. 한복을 입고 다음에 또 찍고 싶어요. 오늘 새로운 것을 선물해준 모든 스태프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해요"라고 말하며 특유의 애교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 보치아금메달리스트이자 시인 이지숙씨(41) . |
ⓒ 문수협 |
▲ 슐런선수 도효진(42)씨 . |
ⓒ 문수협 |
'내생애봄날'이 지난 9일 서산시 모퉁이카페에서 중증장애인 이지숙씨와 도효진씨를 주인공으로 초대해 '봄날'을 선물해줬다. 이번은 재능기부 프로젝트 제5회차였다. 애초 서산 석림근린공원에서 할 예정이었지만 비가 내려 급히 장소를 바꾸었고, 모퉁이카페 실내에서 진행하게 됐다.
오늘의 주인공, 친자매 같은 언니 효진씨와 동생 지숙씨는 아침 8시 30분부터 리안헤어 한선미 원장과 실장 류영인씨의 재능기부로 헤어메이크업을 받으며 연신 부끄러운 듯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 도효진씨와 이지숙씨를 응원하러 한달음에 달려온 이완섭 서산시장 . |
ⓒ 문수협 |
밤새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을 즈음, 갑자기 분주한 카페 안으로 누군가 들어섰다. 바로 이완섭 서산시장이었다.
효진씨와 지숙씨에게 봄날을 선물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는 이 시장은 "오늘같은 날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두 분의 밝은 모습과 스텝들의 분위기가 너무너무 화기애애하니 좋다"고 했다.
이어서 "오늘 구차한 날씨 속에서 활짝 피는 꽃처럼 여러분들의 미소가 우리의 가슴을 감동적으로 열어주는 것 같다. 항상 밝고 건강하게, 꿈과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 하시기 바란다"라며 "효진씨 지숙씨, 내 생애 봄날 최고죠? 기분 좋죠? 오늘 같은 날이 늘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1~5회차까지 재능기부한 비보이 촬영감독 박훈씨는 프로젝트 주인공 두 분을 앞에서 파워풀한 헤드스핀 개인기를 보여주는 등 최고의 선물을 주었다.
마치 땅이 팰 것 같은 모습을 보며 이 사장은 "엄청나다. 정말 (한 몸)불살랐다"고 했고, 그곳에 모인 다른 사람들은 "5분 전의 이미지하고 너무 다르다"며 웃었고 "제가 또 그런 매력이 있다"며 얼굴을 붉힌 박훈씨 덕분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두에게 똑같은 생애 봄날
김은혜 대표(내생애봄날 눈이 부시게)는 "다섯 번째 촬영은 더욱 특별한 분들과 눈부신 봄날을 함께해 기쁘다. 둥근 마음의 동그란 바퀴와 함께하는 분들 우리가 꼭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우리 엄마가 시각장애인이라 서울을 오가며 수술받던 생각이 났고, 더 나빠지시기 전에 엄마에게도 아름다운 봄날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 보치아선수이자 시인 이지숙씨 . |
ⓒ 문수협 |
▲ 슐런선수 도효진 . |
ⓒ 문수협 |
비보이 영상감독 박훈씨는 "오늘 내생애봄날 촬영도 뻔하지 않은 또 다른 감동적인 하루였다"며 "이들에게는 누구보다 솔직함과 순수함이 있다. 예비장애인인 우리가 오히려 본받아야 한다. 두 분의 유쾌함에 저절로 감탄한 하루였다"라고 했다.
신미경 모퉁이카페 대표는 "모든 순간이 감동이었다. 말로만 듣던 내생애봄날을 우리 카페에서 진행하게 되다니 너무 행복하다. 특히 두 분의 행복한 미소를 접하면서 보는 내내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는 나를 발견했다. 돕는 손길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모두 복 받으실 것"이라고 했다.
스텝 김주원씨는 "봄날 생각하면 따스한 햇빛과 바람과 공기와 꽃이 생각난다"며 "각양각색 모이신 분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오늘이 바로 봄날이구나' 생각해보게 됐다. 앞으로도 봄날처럼 아름다운 웃음꽃을 활짝 만들어가고 싶다"는 염원을 밝혔다.
응급구조 이경하씨는 "오늘의 주인공께서 저희에게 오히려 감사의 인사를 하실 때 울컥했다. 오늘처럼 늘 웃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헤어·메이크업 한선미씨는 "하얀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며 색을 만들어 누군가에 숨은 매력을 찾아 드렸다"며 "정말 아름다운 표정과 어렵지만 또박또박 '고맙다'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실 때 가슴 찡하게 만드는 이 일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하루였다"고 고백했다.
스태프 주현주씨는 "오늘만큼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구분 없이 똑같은 생애 봄날이 아니었나 싶다. 좋은 경험, 소중한 경험에 감사드린다"고 했고, 수한복 서은옥씨는 "내생애봄날팀 '크로스' 오늘도 해냈다. 어르신 촬영 때와 달리 친구의 옷을 선택하듯 했다. 화사하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한복으로. 내 친구, 너무나도 예쁜 포즈 잘했어요. 항상 웃을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 왼쪽부터 친자매같은 친구사이 도효진씨와 이지숙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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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니 내가 너무 예뻐... "저분들 신의 손이다"
"아침 7시에 일어나 급다이어트를 한다고 밥도 먹지 않았다.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고 하여 폭소를 불러일으킨 도효진씨에게 어떤 일을 하냐는 질문에는 "먹고는 살아야죠(웃음). 자립센터에서 일한다. 원래는 멋있어서 간호사가 되려고 했다"라며 "평소엔 귀찮아서 화장을 잘 안 하는데 화장하니 내가 너무 예쁘다. 저분들 신의 손이다. 사람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재능기부자들과 오늘의 주인공 도효진씨와 이지숙씨 . |
ⓒ 문수협 |
▲ 슐런선수 도효진씨와 보치아선수이자 시인 이지숙씨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시간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재능기부프로젝트 ⓒ 최미향 |
▲ 비보이 박훈 영상감독이 파워풀한 헤드스핀 개인기를 보여주었다.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재능기부프로젝트 ⓒ 최미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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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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