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스크 민원' 뛰었는데.. 업체는 "이정근 모른다"

조민아,구정하 2022. 10.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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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60)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마스크 제조업체의 인허가 민원을 전달했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됐지만, 정작 해당 업체 측은 두 사람을 모두 모른다고 주장했다.

10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이씨가 2020년 상반기 류영진 전 식약처장과 김모 국장에게 연락해 마스크 업체 T사의 제품 인허가 관련 민원 상담을 했을 당시 T사 대표로 있던 A씨는 이씨에 대해 "누군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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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총장, 1억원 받고 민원 혐의
식약처장에 연락해 "내가 T사 임원"
T사 당시 대표 "누군지 몰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근(60)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마스크 제조업체의 인허가 민원을 전달했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됐지만, 정작 해당 업체 측은 두 사람을 모두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의 마스크 사업은 2020년 이씨와 식약처 간 접촉 이후 비교적 신속하게 허가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씨에게 부탁받은 내용을 단순히 전달했다는 이씨 해명에 대해 검찰은 이씨의 구체적 역할과 자금의 성격 등을 추가로 조사 중이다.

10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이씨가 2020년 상반기 류영진 전 식약처장과 김모 국장에게 연락해 마스크 업체 T사의 제품 인허가 관련 민원 상담을 했을 당시 T사 대표로 있던 A씨는 이씨에 대해 “누군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A씨는 박씨에 대해서도 “모르는 이름”이라고 했다. 또 “식약처와의 일은 (우리가) 직접 연결해서 했고, 다른 사람은 통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A씨 설명은 당시 식약처 관계자들이 말하는 이씨의 민원 전달 내용과 배치된다. 류 전 청장은 이씨가 2020년 4월 총선 이후 전화를 걸어와 자신을 T사 임원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국민일보에 말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류 전 처장에게 “마스크 해외 무상 지원 사업에 동참했으면 한다”면서 담당자 소개를 부탁했고, 류 전 처장은 김 국장의 연락처를 전달했다고 한다.

김 국장은 지난 7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류 전 처장과) 통화한 기억은 있다”며 “어떤 민원인을 만나자는 그런 얘기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민원인을) 만나서 상담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당시 T사가 거론됐느냐’는 국민일보의 질문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T사 설명대로 이씨가 T사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방송영상물 제작업체 M사는 2020년 5월 마스크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 등록했다. 이는 류 전 처장이 이씨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2020년 4월 총선 이후와 비슷한 시기다.

T사와 식약처의 주장이 모두 맞다면, T사도 모르는 사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간부 출신 정치인이 식약처 관계자들을 상대로 자사 민원을 해준 상황이 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당사자와 관련 업체, 식약처가 말하는 이씨 역할이 조금씩 엇갈리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박씨에게 1억원을 받고 T사를 위한 민원에 나섰다는 내용은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담겨 있다.

검찰은 마스크 사업 이외에도 이씨가 의뢰받은 여러 건의 청탁이 실제 성사됐는지, 이 과정에서 금품 전달이 동반됐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이씨는 과거 박씨를 ‘오빠’로 부르며 친근하게 지내던 사이였다고 한다. 검찰은 이씨가 박씨에게 “오빠, 그거 전달했어요”라고 언급한 내용도 증거로 확보했으며, 전달했다는 것이 단순 민원을 뜻하는지 금품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아 구정하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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