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철회 보도 반박에도..컬리 향한 증권가의 불안한 시선
10월 6일 일부 언론은 마켓컬리가 “IPO 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좋지 않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철수를 고려중이라는 게 기사의 골자였다. 마켓컬리 측은 즉각 반박했다. 10월 7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거래소와 주관사, 투자자 등과 상장 철회에 대한 어떤 의사소통도 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지난 8월 22일 상장 청구 승인 이후 정해진 기한 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컬리는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8월 22일 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이내에 상장을 마쳐야 한다.
마켓컬리 측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여전히 불안한 시선으로 컬리를 내다본다. 우선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 현대오일뱅크와 SK쉴더스 등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했다. 쏘카 같이 상장에 성공한 곳도 대부분 주가가 급락했다. 쏘카는 거래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적으로도 장이 좋지 않다.
마켓컬리 기업이 가진 매력도도 떨어진다. 우선 시장 지배력이 낮다. 이커머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던 쿠팡과 달리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배송 분야에서 오아시스마켓과 SSG닷컴 등 다른 경쟁자가 많다. 시장 지배력은 약한데 수익성도 좋지 않다. 마켓컬리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고질적인 적자와 불안정한 지분 구조 문제로 진통을 겪었고,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한 끝에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 흥행에 성공한 기업들은 덩치가 작은, 투자에 실패해도 기관 투자자에게 부담이 적은 종목들이었다. 덩치가 큰 회사들은 수익성이 뛰어나지 않는 한 다 부진을 겪었다. 흑자전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기업에 1조원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투자자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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