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철회 두 달..국내선 상생, 수익은 해외서

이승진 2022. 10.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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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매각설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는 끝내 매각 철회 결정을 얻어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책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국내 영업 환경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에서는 상생 행보에 힘을 쓰고, 해외에서는 빠르게 수익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매각 진통부터 철회까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은 지난 6월 불거졌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티의 지분을 조정해 2대 주주로 물러나는 방안 등이 알려지자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과 카카오 노동조합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검토하게 된 배경은 골목상권 침해 이슈가 핵심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을 만나 “지난 국정감사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사명에서 카카오를 제외하는 방안, 계열사에서 분리에 대해 검토도 했었다”며 “카카오라는 메신저 플랫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회사가 택시, 대리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한 외부의 따가운 시선이 있다 보니 지분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양측이 진통을 이어가는 끝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에 ‘상생안’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이슈로 정치권 안팎으로 압박이 거센 것을 매각의 이유로 들었으니 스스로 상생안을 마련해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방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혁신과 성장, 동반과 공유’라는 4개의 아젠다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내용을 카카오에 전달했고, 이는 주효했다. 상생안을 받아들인 카카오는 이틀 만에 매각 철회 의사를 밝혔다.

녹록지 않은 국내 환경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안을 마련했지만 국내 영업환경은 여전히 쉽지 않다. 가맹택시에 택시 호출을 몰아줬다는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에서는 심야 택시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모빌리티 플랫폼이 유일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마저 손보기 시작하면서다.

국토교통부는 심야 시간대(오후 10시~오전 3시) 수도권 택시 호출료를 현행 최대 3000원에서 카카오T택시 등 중개택시는 최대 4000원, 카카오T블루 등 가맹택시는 최대 5000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시범 적용한다.

문제는 그동안 가맹택시 호출료를 택시 기사와 5대 5로 나눠 가져갔다는 점이다. 택시 기사가 호출료의 90%를 가져간다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내년 영업손실을 보다 지난해가 돼서 첫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플랫폼 구축 및 관리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영향이다.

국내에서는 상생, 해외에서는 수익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익 저하 우려에도 국내에서는 상생 행보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매각 철회를 얻어낸 조건인데다, 정치권으로부터 공세가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국내에서의 영업 환경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 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 철회 이후 현재까지 두 달 사이 다양한 상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단체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단체교섭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 동안 이어졌다. 이 기간에 본 교섭만 20차례 이상 진행됐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논의 사항이었던 프로서비스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프로서비스는 빠른 콜, 단독 배정, 전용상담센터 등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멤버십으로 '카카오T 대리운전'의 주요 수익원이었다. 여기에 더해 대리기사 영업 중 발생하는 분쟁,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및 '대리운전 산업안전 지킴이' 제도 마련을 약속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5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조성해 이를 활용한 동반 성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은 "지난해 가맹점협의회가 만들어져서 (기사들에게) 세무지원이나 실질적인 소득 지원할 방식을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빠르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일본에서 모빌리티 로밍을 처음 선보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7개국으로 확대했다. 9월에는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에서의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이달 프랑스, 영국, 스페인, 크로아티아, 체코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유럽 내 총 22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중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는 라이드 헤일링(차량 호출)을 넘어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와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T 이용자들은 현지에서 카카오T 앱을 열어 차량 호출 아이콘을 선택한 후, 한글로 출발 및 도착지를 입력하고 이동 수단을 선택해 호출하면 된다. 현지 기사와 의사소통할 때, 실시간 자동번역 메신저를 사용하거나 현 위치 사진 전송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일시적으로 매출에 다소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의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업계 전반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고도화된 모빌리티 자체 기술 기반 서비스들을 선보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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