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짓고, 석·박사 모으고..'층간소음 줄이기' 나선 건설사들

차완용 2022. 10.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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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확인제 도입 등 층간소음 기준 강화
강화된 소음기준에 발등에 불 떨어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 8월 18일 서울 중랑구 LH 주택에서 입주민들과 층간소음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자 정부가 관련 규제 강화에 나섰다. 층간소음에 대한 강력한 법적 기준 및 규칙 방안을 만드는 한편, 건설사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에 건설사는 연구소나 전담부서를 별도로 만들고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 소음 기준치 한층 엄격하게

10일 정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 현행 주간 43dB, 야간 38dB인 직접충격소음 기준(1분 등가소음도)을 39dB, 34dB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조속히 행정예고 할 예정이다. 즉, 이전보다 더 작은 소음도 법적 층간소음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앞서 8월 4일부터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도입됐다. 이 제도는 기존 실험실이 아닌, 준공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다. 아파트 완공 후 사용검사 승인 단계에서 전체 세대의 2~5%를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해 층간소음을 평가한다.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보완 시공을 해야 한다.

경량충격음(가볍고 딱딱한 충격)의 경우 현재 58dB에서 49dB로, 중량충격음(무겁고 부드러운 충격)은 50dB에서 49dB로 낮아지는 등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바닥충격음의 기준도 강화된다.

정부는 층간소음 저감 실현을 위해 건설사의 참여 유도를 위한 당근책도 제시했다. 정부는 층간소음 차단 성능 우수 건설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후확인 결과 중량충격음 1등급은 주택분양보증 수수료의 30%, 2등급은 20%, 3등급은 10%를 각각 할인해준다.

‘층간소음 줄이기’ 기술 개발 본격화

정부가 층간소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건설사들은 앞다퉈 층간소음 줄이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연구소인 ‘래미안 고요안(安)랩(LAB)’을 운영 중이다. 총면적 2380㎡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연구 시설뿐 아니라 층간소음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중량충격음 차단성능과 관련 4개의 1등급, 3개의 2등급 기술을 확보지만, 기술적용은 사업주체와 협의 과정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상용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정도를 측정하는 국가 공인기관( LH품질시험인정센터)의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등급 평가에서 국내 최초로 1등급을 받았다. 고밀도 특화 모르타르와 특수 소재를 활용한 고성능 완충재를 적용한 시공법으로 ‘뜬 바닥 구조’(Floating Floor) 성능을 극대화해 소음을 저감시켰다. 현대건설은 시공 방법을 표준화하고, 장기적인 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해 내년 중으로 현장 적용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마북 기술연구원에 층간소음 저감 기술 검증과 기술 데이터 구축을 위한 실증시설을 마련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용인기술연구소 내 친환경건축연구팀을 꾸려 층간소음 문제를 전담하도록 했다. 롯데건설 역시 층간소음 전담 TFT를 신설해 신소재 완충재 개발, 소음 저감 천장 시스템 개발 등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해당 구조는 기존 아파트 구조보다 재료 두께를 늘리고 성능을 강화한 것으로 향후 아파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관련 기술과 해당 구조를 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 2건을 특허 출원했다.

별도의 층간소음 TF조직을 운영 중인 포스코건설은 하이브리드 강성보강 바닥시스템(안울림, Anwoolim)을 개발했다. 기존과 동일한 210mm 슬래브에서 중량 2등급, 경량 1등급으로 성능검증을 마쳤다. 올 하반기 국토교통부 바닥구조인정을 통해 설계에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층간소음을 최소화하는 연구를 진행을 위해 석·박사급 전문인력 13명으로 이뤄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신소재를 활용한 완충재와 '벽체지지형 천장시스템' 등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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