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비행기 탈 때마다 만나는 객실 승무원의 진짜 임무는

성선해 2022. 10.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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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중인 차·기차·배·비행기 안에서 승객에 관한 사무를 맡아서 하는 사람을 승무원(乘務員)이라 하죠. 단정한 헤어스타일, 환한 미소와 멀끔한 유니폼. 여객기 객실 승무원(이하 객실 승무원)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예요. 성별에 따라 여자는 스튜어디스(stewardess), 남자는 스튜어드(steward)라 부르기도 하는데, 성 차별적 요소를 지양하게 되며 객실 승무원을 뜻하는 용어(flight attendant, cabin crew, cabin staff, cabin member 등)로 대체됐죠.
객실 승무원은 승객이 비행기 안에 머무는 내내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승객의 짐이 기내수화물함(오버헤드빈)에 잘 수납됐는지 확인하고, 각종 안내 방송을 하며, 음료와 식사를 서빙하죠. 그래서 객실 승무원을 흔히 서비스직이라고 여깁니다. 한 달에도 몇 번씩 세계 여러 나라를 향해 비행하고 머무른다는 점 때문에 '꿈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박민아(서울 버들초 6)·오지효(경기도 이매중 1)·김도경(인천 경명초 6·왼쪽부터) 학생기자가 부천대학교 항공서비스과를 찾아 객실 승무원에 대해 알아봤다.

하지만 멋지고 화려해 보이는 객실 승무원의 모습 이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가 많아요. 김도경·박민아·오지효 학생기자가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부천대학교 항공서비스과를 찾아 일일 객실 승무원이 돼 그 면면을 살펴보기로 했죠. 정지아 부천대 항공서비스과 학과장(이하 정 교수)이 객실 승무원에 어울리는 외양을 단정하게 가꾸는 법을 익히는 공간인 이미지 메이킹실에서 이들을 맞이했어요.

항공서비스과는 바른 인성과 국제적인 역량을 갖춘 항공 서비스인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정 교수는 "객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은 서비스 정신이에요. 그래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항공 안전, 기내 서비스, 이미지 메이킹, 영어·중국어·일어 등 외국어, 기내 방송 등에 대해 배워요. 항공사 근무 시 필요한 예약 발권, 외국어, 심폐소생술(CPR) 관련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죠. 이외에 호텔경영실무, 글로벌 서비스 매너 등 서비스직에 필요한 역량도 배우기 때문에 객실 승무원이 아니더라도 호텔리어·비서·항공사 지상직 등으로도 취업이 가능해요"라고 답했죠. 부천대뿐만 아니라 많은 항공 서비스 관련 학과들의 커리큘럼에는 다른 서비스직에 필요한 각종 덕목과 역량이 포함돼 있어요.

이미지 메이킹실에서 일일 객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외양을 가다듬는 박민아 학생기자.

이날 소중 학생기자단은 미국 하와이로 향하는 여객기를 담당하는 객실 승무원이 되어보기로 했어요. 일단 출근에 앞서 헤어스타일과 복장을 단정히 해야죠. 빗·헤어스프레이 등 각종 스타일링 도구를 살펴보던 지효 학생기자가 "객실 승무원은 왜 헤어나 메이크업 등 외모에 신경 써야 하나요?"라고 물었어요. "일단 위생상의 이유가 있어요. 객실 승무원은 때맞춰 음료·식사 등을 고객에게 서빙하기 때문이죠. 또 올림머리를 해서 양쪽 귀를 보이게 함으로써 고객의 말을 경청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요." 참고로 국내 항공사의 경우 예전에는 올림머리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단거리 노선이 많아 기내 서비스 빈도가 적은 저비용 항공사를 중심으로 헤어스타일이 자유화됐어요.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갖춘 다음에는 유니폼을 입어요. 유니폼에는 스카프·넥타이로 포인트를 주곤 하는데, 자세히 보면 해당 항공사를 상징하는 색깔이나 무늬를 쓴 경우가 많죠. 몇몇 해외 항공사는 해당 국가의 전통의상을 활용해 유니폼을 만들기도 합니다.

객실 승무원은 고객과 대면하는 서비스가 많은 직업이니만큼 바른 자세와 인사법도 중요하다.


비행기에 탑승할 때 객실 승무원이 입구에서 정중히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본 적 있을 텐데요. 사실 이 인사도 제대로 하는 법이 따로 있답니다. 정 교수가 승객을 맞이하는 올바른 인사법 지도를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을 워킹룸으로 이끌었어요. 사방이 전신 거울로 된 이곳은 자신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보완하기 용이하죠. "일단 기본자세부터 설명할게요. 양쪽 무릎을 서로 붙이고, 배꼽 위로 양손을 모아 공수 자세를 취하세요. 이 상태에서 미소를 지어야 해요. 거울을 보고 입으로 '와이키키'라고 소리 내 말하면서 눈으로 웃어보세요." 거울을 보며 꼿꼿한 자세로 미소를 짓는 소중 학생기자단. 처음에는 얼굴 근육이 굳어서 어색했지만, 점점 자연스러운 미소로 바뀌었어요.

"처음인데 잘하네요. 이제 허리 숙여 인사하는 법을 배웁시다. 속으로 '하나 둘 셋' 세면서 허리를 살짝 굽히고, 그 상태에서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다시 '하나 둘 셋'을 세면서 허리를 펴세요." 언뜻 들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인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 교수의 코칭에 따라 여러 번 연습을 한 뒤에야 실제 객실 승무원과 비슷한 동작으로 인사를 할 수 있었죠.

편안한 여행 뒤에 숨은 객실 승무원의 노력

객실 승무원의 업무는 크게 이륙 전과 후, 비행 중으로 나뉘어요. 비행 몇 시간 전 객실의 총책임자인 객실 사무장 주재로 동승 승무원들이 객실 브리핑을 열어 해당 비행기의 기종, 이·착륙 시간, 승객 예약 현황 등 점검하고 이·착륙 시 근무 위치 지정 등 역할을 분담해요. 그리고 기장·부기장 등 운항 승무원과 함께하는 합동 브리핑이 이어지죠.

어학·체력과 더불어 중요한 객실 승무원 채용 기준은 '손을 뻗어 닿는 거리'를 뜻하는 암 리치(arm reach)다. 기내 구석구석까지 손이 닿아야 서비스에도 용이하고, 안전요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브리핑이 끝나면 객실 승무원들은 비행기 안에 들어가서 기내 시설을 점검해요. 여기에는 객실 내 산소마스크·구명복 등 비상장비와 의료 장비 탑재 점검은 물론 승객의 수요에 맞는 기내식과 면세품 구비까지 포함돼요. 객실 승무원은 기장과 협조해 운항 중 승객의 안전과 쾌적한 비행 환경을 조성하고 유지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이제 기내에서 객실 승무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체험해봅시다." 정 교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B747 비행 실습실로 데려갔어요. 대형 항공기 이노코미 클래스 내부를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을 보니 실제로 비행기에 탑승한 것 같았죠. 민아 학생기자가 비행 실습실 입구에서 워킹룸에서 배운 인사법을 복습하며 일일 승객들을 맞이했습니다.

과거 객실 승무원은 매 비행에 앞서 승객에게 안전 관련 사항을 시연했다. 최근에는 각 좌석 앞 모니터에서 재생하는 영상으로 대체된 추세지만, 기내 비디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직접 안내해야 한다.


뒤이어 좌석 안내가 이어졌어요. 모든 승객이 좌석에 착석하면 기내 안전에 대한 안내 영상이 각 좌석 앞에 있는 모니터에서 상영돼요. 여기에는 휴대 수화물 보관 위치부터 안전벨트 착용 의무 고지, 각 좌석에서 가까운 비상구의 방향,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가능 여부, 산소마스크·구명복의 위치와 사용법 등 승객의 안전과 관련된 각종 안내 사항이 포함돼 있죠. "요즘에는 영상으로 대체하는 편이지만, 과거에는 객실 승무원이 산소마스크·구명복의 사용법을 승객 앞에서 직접 시연했어요. 간혹 비행기 내 비디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해요."

안전 관련 안내가 끝나고 항공기가 공항을 이륙한 뒤 안정 고도에 접어들면 음료나 식사 서비스를 시작해요. "대형 항공사의 경우 티켓값에 식사 비용이 다 포함돼 있어요. 비행시간이 6시간 미만이면 식사는 한 번, 6시간 이상이면 두 번 제공해요. 이코노미 클래스의 승객은 두 종류의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죠. 오늘은 여러분이 일일 승객에게 음료와 식사를 직접 서빙해볼 거예요." 정 교수가 비행기 내 주방인 갤리에서 음료수병이 올려진 카트를 꺼내며 말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일일 객실 승무원이 되어 기내 식음료 서빙에 도전했다.


음료·식사 서비스의 순서는 같아요. 손님 좌석의 테이블을 펴고, '손님, 음료(식사) 하시겠습니까?'라고 먼저 물어본 뒤, 그날 준비된 메뉴를 안내하는 거죠. 먼저 지효 학생기자가 주스 병과 컵이 실린 카트를 끌고 일일 승객 앞에서 서빙에 나섰어요. 미소를 머금은 채 승객과 눈을 맞춘 뒤 음료 섭취 의사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음료를 컵에 담아 건넬 때도 입구에 손이 닿는 것을 피하고자 컵을 냅킨으로 받쳐 아래로 잡는 등 여러 주의사항을 기억해야 했죠.

도경 학생기자는 식사 서빙에 도전했어요. 이날 준비된 메뉴는 양식과 한식이었는데요. 두 가지 메뉴 중 어떤 걸 선택할 것인지를 승객에게 묻고, 트레이에 담긴 식사를 승객의 테이블에 올려요. 식사가 끝난 뒤에는 트레이를 수거하고 커피·와인 등을 서빙하죠. 또 기내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면세품을 판매하는 것 역시 이들의 몫이랍니다.

가장 중요한 건 승객과 비행기의 안전 사수

여기서 객실 승무원에 대한 의외의 사실 하나 알려줄게요. 항공안전법이 정의하는 여객기 객실 승무원은 '항공기에 탑승하여 비상시 승객을 탈출시키는 등 승객의 안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즉, 각종 안내와 식음료 서빙 등 승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보다 안전요원의 역할이 더 앞선다는 뜻이죠. 때문에 객실 승무원은 항공기의 비상 착륙, 기내 화재 진압, 응급 환자 발생 시 대처법, 난동 고객 응대에 대한 교육을 필수로 받으며, 매 비행 전 승객을 대상으로 항상 안전 브리핑을 진행해요.

정지아(맨 오른쪽) 부천대 항공서비스과 학과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객실 승무원이 갖춰야 할 여러 역량에 대해 지도했다.


안전요원으로서 객실 승무원의 역할을 상황별로 살펴볼까요. 먼저 기내 응급환자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일단 안내 방송을 통해 탑승객 중에 의료진이 있는지를 확인해요. 그분들이 처치하는 게 제일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승무원들이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거나, 증상에 따라 기내 상비약을 줄 수 있죠. 하지만 객실 승무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약을 처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상과 통신해서 전문가와 상의한 후 대처해요."

비행기의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탐지 및 제거하는 것도 객실 승무원의 몫입니다. 높은 하늘을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항공기 내부는 제한된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하면 안 돼요. 난동을 부리는 승객이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 등이 해당하죠. 이러한 승객이 있을 경우, 객실 승무원이 저지해야 합니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승객에게는 기내 흡연 금지라는 사실을 주지시켜요. 또 난동 고객은 제압당할 수 있음을 경고한 뒤, 행위를 지속할 경우 로프로 손을 묶어 별도 공간으로 밀어냅니다. 이런 승객은 항공기의 공항 착륙 후 경찰에 인계하게 돼요." 친절한 미소와 섬세한 서비스 뒤에는 이런 강인함이 필요하네요.

기내 화장실에서 피운 담배 등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역시 객실 승무원의 몫이다.


기내 흡연 등으로 인한 화재 진압 역시 객실 승무원의 몫이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스커트·재킷·셔츠로 구성된 유니폼을 벗고 거동이 편한 실습복으로 갈아입은 뒤 화재 진압 실습실로 향했어요. 실습실 안에는 화염을 뿜는 장치와 소화기가 배치돼 있었죠. 지효 학생기자가 화재 진압에 도전했는데요. 먼저 소화기를 가져와서 몸통을 한 손으로 단단히 잡고, 불 쪽으로 접근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손잡이를 꽉 움켜쥐면 돼요. 불이 솟아오르자 이를 지켜보던 민아·도경 학생기자가 "우와!" 소리를 질렀어요. 실제 상황에서는 불을 봐도 침착해야 합니다.

화재·사고 등이 발생하면 항공기는 공항의 활주로가 아닌, 육지나 바다 위로 비상 착륙해야 할 수도 있어요. 객실 승무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승객이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도와야 해요. 먼저 비상 상황임을 알린 뒤 "진정하십시오. 저희는 훈련받은 승무원입니다"라고 승객을 진정시키고, 탈출 예상 시각을 소리쳐 안내합니다. 이러한 행위를 샤우팅(shouting)이라 해요. 그리고 군인이나 건장한 성인 남성 등 조력자를 승객 중에서 확보합니다. 주로 비상구 앞 좌석에 있는 승객이 조력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짐이 쏟아져서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객실 수화물칸을 닫고, 화장실 내 남아있는 승객이 있는지도 확인하죠.

비행기가 육지나 바다에 비상 착륙했을 때 객실 승무원은 비행기 문을 열고, 슬라이드를 통해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항공기가 바다 위에 비상 착수한 상황을 예로 들어볼까요. 바다 위에 비행기가 내려앉으면 객실 승무원들은 "벨트를 푸십시오"라고 안내한 뒤, 승객을 좌석에서 가장 가까운 비상구로 안내합니다. 객실 승무원이 문을 열면 슬라이드가 자동으로 팽창되고, 승객들은 이걸 타고 바다로 탈출할 수 있어요. "승객이 비상구 앞에 선 시점에서 구명복 양쪽 아래에 있는 두 줄을 잡아당겨야 해요. 기내에서 미리 잡아당기면 부풀어 올라 승객이 거동할 수 없으니 반드시 그 점을 유의해서 안내해야 합니다. 몸에 딱 맞게 벨트를 매서 조여주는 것도 잊지 말고요."

이처럼 객실 승무원은 서비스직이기 전에 안전요원이기 때문에 튼튼한 체력과 수영 능력이 필수예요. 그 때문에 국내외 항공사들은 채용 시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검증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업무수행을 위한 기본 건강검진 및 악력, 윗몸 일으키기, 심폐지구력 등을 테스트해요. 또한, 배영을 제외한 영법(자유영·평영·접영)으로 35초 내 25m를 완주할 수 있는지도 살피죠. 승객 서비스부터 안전요원의 역할까지. 객실 승무원 체험을 마친 소중 학생기자단은 정 교수와 못다 한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비행기의 문은 평소에는 자동으로 개폐되지만, 비상상황에서는 수동으로 열어야 한다. 객실 승무원의 체력과 악력이 좋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Q : 지효: 객실 승무원 체험 때문에 처음으로 힐을 신고 유니폼을 입었어요. 상당히 불편했는데 이 복장으로 비행 내내 일하나요.

A : 공항에서부터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는 유니폼을 입고 힐을 신어요. 비행기에 오르면 굽이 없는 플랫슈즈로 갈아 신고 일하며, 식음료 서비스를 할 때는 재킷을 벗고 앞치마를 입습니다.

Q : 민아: 국내선과 국제선 객실 승무원은 어떤 기준으로 배정되나요.

A : 국내선과 국제선 담당을 별개의 팀으로 나누지는 않아요. 국내와 해외를 적절히 섞어서 일정을 짜죠. 항공사에서 업무를 배정하기 나름입니다.

김도경·박민아·오지효(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일일 객실 승무원 체험에 도전했다.

Q : 도경: 국제선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려면 어학 점수가 꼭 필요할 것 같아요. 합격선이 어느 정도인가요.

A : 항공사마다 어학 점수 커트라인은 달라요. 사실 어학 점수보다는 (구술 면접을 통해) 승객과 소통할 수 있는 실질적 어학 능력을 살펴요. 항공사는 객실 승무원을 선발할 때 보통 영어·중국어·일본어 실력을 보는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건 영어예요. 요즘은 객실 승무원 지원자들이 대부분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를 대체로 잘하는 편이에요.

Q : 지효: 장거리 비행 시 객실 승무원은 식사나 수면은 어떻게 취하나요.

A : 객실 승무원은 비행 중에 수면을 취하지는 않아요. 대신 인천공항→미국 뉴욕처럼 1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구간은 저녁 식사 서비스가 끝난 뒤 탑승객들이 쉬는 시간에 객실 승무원도 2개의 조로 나눠 교대로 쉬어요. 그래서 객실 승무원은 체력이 좋아야 해요.

국내외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이 되려면 악력·윗몸 일으키기·심폐지구력 측정·수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체력을 증명해야 한다.

Q : 민아: 객실 승무원의 업무 중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A : 체력 관리예요. 저는 비행 근무를 10년 정도 했는데, 제 동기 중에는 30년째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 중인 경우도 있어요. 그러려면 체력 관리가 중요하죠. 예를 들어 미국 뉴욕 비행을 다녀오면 이틀 정도 쉴 수 있는데, 그때 수영과 각종 근력 운동을 하는 객실 승무원들이 많아요. 그 외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승객을 만날 때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서비스 정신으로 극복하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화려한 삶의 대명사인 줄 알았던 항공기 객실 승무원. 자세히 살펴보니 투철한 직업 정신과 어학 능력은 물론 튼튼한 체력, 빠른 상황 판단력까지 필요한 직업이었네요. 친절한 서비스 뒤에는 안전한 비행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노고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 운항 승무직과 항공사 지상직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주로 만나는 항공사 지상직은 외양이 객실 승무원과 비슷하지만, 근무 장소와 업무가 다르다.

공항과 비행기에서 일한다는 점 때문에 객실 승무원과 혼동하기 쉬운 두 직군이 있는데요. 바로 운항 승무직과 항공사 지상직입니다.

운항 승무직: 항공기에 탑승해 기장(조종사) 또는 부기장 임무를 수행하는 승무원입니다. 기장은 비행 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항공기·승객·승무원·화물의 안전에 대해 최종적 권한과 책임이 있어요. 부기장은 기장을 보좌하며 비행 관련 자료 및 각종 계기 확인·보고를 하고 비상시 권한을 대행합니다.

항공사 지상직: 국내외 공항에 있는 항공사 관련 시설에 근무하는 직원을 말해요. 티켓 발권, 탑승 수속, 수하물 담당, 라운지 서비스, 탑승 게이트 등 고객 접점 업무와 화물 카고 등을 담당합니다. 객실 승무원과는 달리 일반직에 속하며, 지상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비행기 내부에서는 볼 수 없어요.

■ 객실 승무원 관련 전국 대학 학과

「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www.airportal.go.kr)에서는 객실 승무원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갖춘 교육기관을 공시합니다. 과연 전국에 객실 승무원 관련 학과를 갖춘 대학교는 어떤 곳이 있을까요. 전국 팔도의 객실 승무원 교육기관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2022학년도 정시 경쟁률 기준)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이번 취재 아이템이 비행기 객실 승무원이라고 듣고 무척 설레었어요. 부천대학교 항공서비스과에는 객실 서비스 실습을 위해 실제 비행기와 동일한 기내의 일부와 헤어·메이크업을 연습하는 이미지 메이킹룸, 워킹·자세·인사를 연습하는 워킹룸, 비상 상황을 대비해 화재 진압과 비상탈출을 연습하는 실습실이 있었어요. 평소 객실 승무원 하면 떠오르던 단아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단정한 유니폼 위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스카프를 매고 정지아 교수님께 인사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또 식음료 서빙과 비상탈출, 화재 진압도 직접 해보고 정 교수님과 인터뷰도 했죠. 올해 6월 유럽 여행을 위해 2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탄 적 있어요. 오랜 시간 기내에서 객실 승무원을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취재로 객실 승무원은 승객의 편의와 안전을 돌보는 서비스 업무와 항공 안전 업무 등 전문직업인이며, 그렇게 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김도경(인천 경명초 6) 학생기자

취재 전 객실 승무원은 전문 학과가 없고, 공무원처럼 시험을 치르는 줄 알았어요. 부천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에서 정지아 교수님께 지도받으면서 객실 승무원이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소화기를 이용해서 불을 끄고, 기내 식음료를 서비스하고, 이미지 메이킹실에서 외양을 다듬는 등 여러 체험이 정말 재밌었어요. 객실 승무원들이 인사하는 것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직접 해보니 어려웠던 기억이 나요. 워킹룸에서 거울로 제가 인사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죠. 승무원은 겉으로는 쉬워 보이는 직업이었는데, 짧은 시간 간접 체험해보니 팔다리가 아파서 체력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단거리 비행도 힘든 건 마찬가지이지만, 장거리 비행일 때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잘 먹지도 못해서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죠. 정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 승무원은 안전이나 체력뿐 아니라 승무원으로서의 꼭 필요한 기초적인 역량이 다수 있어서 참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승무원은 정말로 멋진 직업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소중 친구들도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박민아(서울 버들초 6) 학생기자

초등학교 2학년 때쯤 가족들과 사이판행 비행기를 탔던 적이 있어요. 당시 객실 승무원 언니가 예쁜 미소와 함께 좌석을 안내해줬고, 그때부터 객실 승무원이란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하지만 객실 승무원의 화려한 모습 뒤에는 엄청난 노력과 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취재를 통해 느꼈어요. 객실 승무원이 되기 위한 궁극적인 조건이 '체력'이라는 말에 놀랐어요.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짐을 옮기는 것도 도와주고 식·음료 서비스도 해야 하기 때문이죠. 기내에 난동 손님이 있으면 이를 제압하는 기술도 배운다고 해요. 저는 승무원이 기내에 탑승하면 휴식을 아예 못 취할 거로 생각했는데 장거리 비행일 경우에는 번갈아 가며 휴식한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또 과거에 비해 객실 승무원의 헤어스타일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국내 항공사가 많이 자유로워진 것을 느꼈어요. 비상 상황 대비를 위해 비행기 탈출 연습도 했는데요. 비행기에서 내려오는 슬라이드 경사가 생각보다 가팔라서 아찔한 경험이었어요.

오지효(경기도 이매중 1) 학생기자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도경(인천 경명초 6)·박민아(서울 버들초 6)·오지효(경기도 이매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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