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동의한 TSMC 칩 가격인상..삼성도 올릴까

한예주 2022. 10. 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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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3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생산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던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로써 TSMC의 칩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도 새로운 가격 정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TSMC가 세계 1위라는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도 이 같은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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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큰손' 애플, 결국 백기
글로벌 업체들, 내년 추가 가격 인상 예고
물류·원재료 비용 상승 여파
삼성, 15~20% 인상 방안 논의 중
대전 나노종합기술원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청정실에서 연구원이 MPW테스트칩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생태계 고도화 전략을 쳐고 있는 군내 산업계도 이 같은 흐름의 영향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대응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생태계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K-반도체 전략보고'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종합반도체 강국으로의 도약을 전망하고 대대적인 투자와 세제 혜택을 통해 반도체의 국산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를 통해 K-방역을 이뤄낸 대한민국이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당당히 K-반도체의 선전을 기대해본다./대전=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TSMC와 3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생산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던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로써 TSMC의 칩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도 새로운 가격 정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TSMC는 8인치 칩 웨이퍼 가격을 최대 6%, 12인치 칩 웨이퍼 가격을 최대 5% 인상할 계획이라고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통보했다. 애플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반발했지만, 결국 TSMC의 가격 인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은 TSMC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애플이 매년 많은 양의 칩을 주문하는 것을 감안할 때 타 업체에 비해 애플에게 가격 협상력이 있는 편이지만, TSMC를 대체할 기업이 없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 협상이 길어지면 애플의 차세대 칩셋 출시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점도 애플에 불리한 요인이었다.

TSMC는 작년부터 파운드리 칩 가격을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내년 1월부터 전체 파운드리 가격을 3~6% 전면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TSMC의 칩은 경쟁사 대비 약 20%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TSMC는 반도체 수요가 큰 데다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추가 가격 인상이 예고된다. TSMC는 지난해 "향후 3년 간 1000억달러(약 144조원) 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업계에선 TSMC가 세계 1위라는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도 이 같은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전 세계적인 물류와 원료 비용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선 사실상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졌고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한 데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뛴 점도 이 같은 추세에 불을 붙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원가는 화학약품, 가스 등 전 영역에서 20~30%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던 삼성전자도 가격 정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통상 반도체 계약 조건을 미공개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반응은 당연하지만, 삼성전자는 제조단가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적도 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가격 현실화 및 선단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과 비중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수익성을 증대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계약 가격은 제품 종류에 따라 15~20%가량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레거시 노드에서 생산된 칩의 인상률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2분기부터 일부 고객사들과 협상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에게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촉발할 수도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은 181억4500만달러로 전 분기(175억2900만달러) 대비 3.5% 증가해, 시장 평균 성장률(3.9%)를 밑돌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53.4%로 여전히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16.5%로 TSMC에 이은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두 회사간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3배 이상이다.

한편,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이 비싸지면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 완제품 가격 인상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이미 완성차업체 등은 주요 모델 판매가를 올리는 중이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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