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국 소환돼도 '친일 국방' 강공.."전문가 초청 간담회도 개최"
한ㆍ미ㆍ일 연합훈련이 “극단적 친일 국방”(7일)이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긴급 평화ㆍ안보 대책 회의’를 열어 공세 수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친일 국방’은 죽창가의 변주곡”(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며 격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도 강공일변도로 나가면서 여야 대치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 “친일 발언에 발끈하는 여권, 친일 커밍아웃”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자위대가 독도 근해에서 욱일기를 달고 훈련하는 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건드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 오는 11일 테크노크라트(Technology + bureaucratㆍ기술 관료) 출신 등 전문가들을 국회에 초청해 이 대표가 간담회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이 대표의 정당한 지적을 두고 국민의힘이 ‘반일(反日) 선동’이라며 핏대를 세우는 것 자체가 친일 커밍아웃”이라며 “여권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니, 우리도 더 세게 나갈 수 밖에 없다. 여권이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의 반발이 쏟아진 9일에도 민주당 강공 모드는 여전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의 ‘친일 군사훈련’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반일 선동’이라며 발끈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국민의힘의 ‘친일 본색’만 드러날 뿐”이라는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또 “단 한 번도 일본군이 독도 근해에서 욱일기를 내걸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도록 허용한 적은 없었다”며 “일본의 군화에는 아직도 위안부, 강제징용 등 우리 민족의 혈흔이 묻어 있다”고 덧붙였다.
與 반격에도 민주당 정면돌파…외교참사ㆍ안보무능ㆍ친일국방 삼각 프레임
민주당이 정면돌파를 택한 데엔 다양한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윤석열 정부의 외교ㆍ안보를 총체적으로 비판하는 프레임의 마지막 퍼즐로 국방 문제를 꺼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순방을 ‘외교 참사’,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과 관련해선 ‘안보 무능’을 주장했던 민주당이 이제 ‘친일 국방’까지 내세워 입체적으로 정부를 공격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 세 가지 키워드에 각각 맞춰 외교통일자문위원회ㆍ한반도평화문제특별위원회ㆍ국방안보특별위원회가 출범을 준비 중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한ㆍ미ㆍ일 군사동맹 상황이 되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것이지만”이라고 답했다가 논란이 됐던 이슈를 상기시키는 목적도 있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가정법”이라며 방어했는데, 이 대표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결국)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2019년 죽창가를 외쳤던 조국 전 법무장관을 소환하는 건 “민주당으로서도 부담”(수도권 재선)이지만, 어쨌든 당시 민주당은 반일 프레임으로 이듬해 총선을 압승한 경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에겐 깊은 반일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확대돼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최근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검찰의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이 대표가 최대한 반윤석열 여론을 조성하고 자신이 반대 투쟁의 구심점이 되려한다는 분석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검찰 수사에 대해 이 대표가 법리적 대응보단 장외 여론전에 기대를 걸고 있단 것이다.
당내 일각 비판도…“국익 저해”, “정무 감각 부족”
다만 민주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친일 국방’ 발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의 한 다선 의원은 “일본의 ‘보통 국가화’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지만, 한ㆍ미ㆍ일 훈련을 친일로 표현한 건 지나치다”며 “국가 전략상으로도 반일 프레임을 내세운 건 국익에 저해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수도권 의원조차 “표현을 왜 그렇게 세게 했는지 의아하다”며 “민생을 말해야 할 시기에, 이 대표 주변 참모들이 정무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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