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미일 훈련=친일"..정진석 "김정은엔 말 못하며 트집"

윤성민 2022. 10. 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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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한·미·일의 동해 합동 훈련을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비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9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정은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자유연대’의 군사훈련을 트집잡는 저의는 뭘까”라며 “‘친일 국방’은 죽창가의 변주곡이자 반미투쟁으로 가는 전주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일 안보협력의 약한 고리인 일본을 먼저 치고 다음으로 한·미동맹을 파탄 내겠다는 속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과거와 달라진 민주당 입장도 지적했다. 그는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17년 10월 이뤄진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의 필리핀 합의에 따라 (훈련은) 이뤄졌다”며 “그렇다면 친일국방의 기획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7년 9월 욱일기를 단 해상자위대 전투함이 인천항에 들어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어나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도 일제히 이 대표 때리기에 나섰다.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안보 자해 행태이자 자폭성 궤변”이라며 “반일 몰이로 대북 억지력 강화에 나선 한·미·일 군사훈련의 본질을 훼손하며 적을 이롭게 하는 짓은 딱 ‘이심정심(이재명의 마음이 곧 김정은의 마음)’”이라고 썼다. 다른 당권 후보군인 나경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미·일 군사협력을 불편해하는 북한과 똑같은 시각을 가진 이재명의 민주당을 어찌 친북이라 아니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이 시점에 이 대표가 ‘친일 프레임’을 꺼낸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자신에게 제기되는 ‘사법 리스크’에 물타기를 하려고 또 ‘친일 프레임’을 꺼낸 것 아니겠냐. 그러면서 자기 진영의 결속도 시도하고, 이른바 ‘죽창가 세력’도 모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문재인 정부 때 민주당은 맨날 죽창가만 부르면서 한·일 관계를 파탄냈다. 사실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했던 건데, 지금도 다시 그걸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동훈련=자위대 군대 인정”?…“말장난”


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안에서 해군 상륙지원함 등이 훈련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스1

이 대표가 “일본을 끌여들여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한 발언도 논란이다. 일본 헌법에서 자위대는 정식 군대로 인정되지 않는데, 한·미·일 연합훈련이 오히려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할 여지를 준다는 게 이 대표 논리다.

이에대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은 말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자위대는 정식 군대는 아니지만 군사조직으로서 전수방위(專守防衛·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방위력을 행사함)를 할 권한은 있다. 전수방위를 위한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일본 헌법상에도 문제가 없는데, 이번 한·미·일 훈련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방위 훈련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은 “자위대의 훈련 범위에 대해선 회색 지대가 있다. 일본 헌법에 따르면 자위대가 다른 나라와 함께 훈련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지만, 2014년 내각에서 결정된 헌법 해석에 따르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 등 다른 국가가 공격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할 권리를 말한다. 김 전 의원은 “개인 자격으로서 일본이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걸 비판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당대표가 복잡한 문제를 ‘친일’로 단순하게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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