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맞아 그간 써둔 손글씨를 추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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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연 기자]
한글날 황금연휴를 맞아 그동안 밀린 다이어리 정리를 하려고 얼마 전 새로 산 수첩 꺼내 들며 새삼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노트북과 휴대폰이 손글씨를 대신해서 손글씨를 거의 쓰는 일이 없구나' 여겨왔는데 의외로 제 하루 일상에는 늘 펜이 따라다닌다는 것이었지요.
제 글씨에는 제 하루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제 하루가 그대로 담긴 손글씨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과를 되짚어가면서 시간에 따라 손글씨 서체가 변한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의외로 자주 사용하는 손글씨
▲ 1.원산지표기 식자재의 원산지와 유통기한등을 표기해 둔 손글씨 |
ⓒ 이효연 |
▲ 2점심오더 홀에서 전달된 주문표에 붉은 펜을 사용해 손글씨로 메모를 합니다 |
ⓒ 이효연 |
▲ 3악보 하우스 콘서트 준비를 위한 악보에는 연필을 이용해 손글씨를 씁니다 |
ⓒ 이효연 |
▲ 4레시피 정확한 수치가 중요한 레시피는 글씨를 또박또박 씁니다. |
ⓒ 이효연 |
▲ 5장보기 장을 볼 때에도 손글씨로 적어둔 메모를 사용합니다. |
ⓒ 이효연 |
▲ 6관공서 공적인 서류 작성는아직도 손글씨를 사용해 작성한 후 팩스 송달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 이효연 |
▲ 6배달 배달 주문 전표에 고객 요청 사항을 확인 할 때에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니다. |
ⓒ 이효연 |
▲ 인테리어 시안 배너나 현수막 디자인을 할 때에도 손글씨와 그림으로 먼저 아우트라인을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
ⓒ 이효연 |
그리고... 손글씨라 하니 손 편지가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식당을 개업하고 나서 오히려 식구들 식사는 잘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서 한동안 미안했는데 말이죠. 먹는 장사하면서 가족들 먹거리에 소홀해지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가족에게 손 편지를 쓰자니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업하느라 회사 일도 바쁜데 시간을 내서 가게에 와서 도와주는 남편, 집 안 냉장고가 텅텅 비어도 싫은 내색 없이 '걱정 말라'라며 오히려 엄마를 위로해 주는 아이, 그리고 건강하고 예전보다 덜 짖고 말썽 안 부리는 우리 강아지 두 마리.
▲ 9가족편지 가족의 응원과 사랑은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 |
ⓒ 이효연 |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워.
잘 해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자. 고마워요."
손글씨는 힘이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 그 손글씨의 힘을 믿고 싶어집니다. 마법의 주문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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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평생 꿈꾸었던 피아노가 있는 와인 바 주인이 되어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https://brunch.co.kr/@win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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