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 아빠에게 살해된 엄마.. 딸이 보낸 마지막 톡

송태화 2022. 10. 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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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의처증과 폭력으로 살해 위협에 시달렸던 여성이 이혼 통보를 하자마자 무참히 살해됐다.

이 사건은 경찰이 피해자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도 자제를 요청하면서 기사화되지 않고 있었다가 9일 뒤늦게 알려졌다.

B씨는 잦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살해할 목적으로 B씨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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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의처증' 남편에게 잔혹 살해당해
친권 포기 않자 유족들 온라인에 글 올려
국민일보DB

남편의 의처증과 폭력으로 살해 위협에 시달렸던 여성이 이혼 통보를 하자마자 무참히 살해됐다. 이 사건은 경찰이 피해자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도 자제를 요청하면서 기사화되지 않고 있었다가 9일 뒤늦게 알려졌다.

남편 A씨는 지난 5월 7일 전남 여수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잦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살해할 목적으로 B씨를 찾아갔다. 이전부터 살해 위협을 느꼈던 B씨는 주차장에 있는 차 안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A씨는 차량 창문을 파손한 뒤 B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경비원이 이를 목격하고 신고를 한 상황에서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흉기에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닷새 만에 숨졌다. 사건 직후 A씨는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범행 동기는 ‘의처증’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미성년자 자녀들이 상처 입을까 봐 염려된다”는 유족들의 걱정에 경찰이 보도 자제를 요청해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A씨 측은 살인 혐의에 대한 1심 재판 진행 과정에서 자녀들의 친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A씨 아버지가 손자녀들의 후견인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반발한 B씨 유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을 올리고 한 방송 인터뷰에 응하면서 사건은 재조명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B씨는 구급차에 실려 가기 전 위독한 상태에서 “저 죽어요? 우리 아기들 어떡해. 저희 아기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계속된 가정폭력에도 세 아이 때문에 결혼생활을 지속해왔지만, A씨가 자녀들 앞에서도 흉기로 위협을 하고 자녀들까지 폭행하자 이혼을 결심했다.

B씨 어머니는 방송 인터뷰에서 “(죽어가던) 딸이 가족들 앞에서도 아이들을 걱정했다”며 “애들 때문에 (딸이) 마지막까지 눈을 못 감았다. 애들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니까 딸이 울더라”고 했다. 또 B씨는 남편의 병적인 의처증으로 인해 지인에게 “곧 죽을 것 같다”고 호소할 정도로 크게 지쳐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B씨 유족 측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애들 할아버지(A씨 아버지)가 후견인이 되겠다고 한다. A씨의 친권을 박탈함은 물론, 가해자 부모가 후견인이 되는 것 또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B씨 유족 측이 공개한 B씨와 딸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유족 측은 사건 당일 B씨와 딸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B씨의 딸은 사건 당일 어머니에게 “엄마 어디야, 어디 갔어” “엄마 아프지 마. 사랑해” “엄마, 연락 볼 수 있을 때 연락 봐”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B씨가 사망하기 이틀 전인 지난 5월 16일에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 “아프지 마. 엄마 사랑하고 꼭 아프지 마”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오는 27일 A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B씨 유족은 A씨 아버지와 세 자녀의 후견인 문제로 또 다른 재판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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