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영진위 추진 고레에다 감독 "한국영화 환경 일본보다 좋아"
나원정 2022. 10. 9. 14:00
8일 부국제서 '한·일 영화단체 간담회'
고레에다 등 영화 노동 환경 개선 고민
고레에다 등 영화 노동 환경 개선 고민
일본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일본 영화 환경 개선을 위한 고민을 안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그는 8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환경 개선을 고민하는 한·일 영화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 영화인들과 머리를 맞댔다. 앞서 자신이 연출한 영화 ‘브로커’에 출연한 배우 아이유(이지은)·이주영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BIFF 오픈토크를 가진 데 이어서다. ‘브로커’는 그가 처음으로 한국 배우들과 한국 자본으로 만든 한국영화다. 그는 “제가 ('브로커'를 연출하며) 경험한 한국영화 촬영 현장을 보면 노동 환경이 일본보다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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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일본 영화 다양성의 위기를 언급해온 그는 일본에도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프랑스의 CNC(국립영화영상센터) 같은 영상산업 전담기관(일본 CNC)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일본 CNC 설립을 요구하는 모임 ‘a4c’를 공동 대표로서 이끌어왔다. 이날 행사도 a4c를 비롯해 일본예능종사자협회, 일본영화감독협회가 주축이 돼, 한국의 문화연대, 부산독립영화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공동 주최했다. 한국에선 제작자 겸 감독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와 DGK 부대표 이윤정·박현진 감독, DGK 이사 오기환 감독 등 양국 영화 관계자 10명씩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극장 티켓값의 3.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조성하는 영진위 운영방식부터 각국 영화감독들이 법적으로 창작자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등 영화 노동 환경에 대한 논의가 3시간에 걸쳐 폭넓게 이뤄졌다. 특히 촬영장 성희롱·성폭력 해법에 대해 양국 영화인들이 머리를 맞댔다.
고레에다 감독, 일본판 영진위 설립 추진
수차례 일본 영화 다양성의 위기를 언급해온 그는 일본에도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프랑스의 CNC(국립영화영상센터) 같은 영상산업 전담기관(일본 CNC)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일본 CNC 설립을 요구하는 모임 ‘a4c’를 공동 대표로서 이끌어왔다. 이날 행사도 a4c를 비롯해 일본예능종사자협회, 일본영화감독협회가 주축이 돼, 한국의 문화연대, 부산독립영화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공동 주최했다. 한국에선 제작자 겸 감독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와 DGK 부대표 이윤정·박현진 감독, DGK 이사 오기환 감독 등 양국 영화 관계자 10명씩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극장 티켓값의 3.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조성하는 영진위 운영방식부터 각국 영화감독들이 법적으로 창작자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등 영화 노동 환경에 대한 논의가 3시간에 걸쳐 폭넓게 이뤄졌다. 특히 촬영장 성희롱·성폭력 해법에 대해 양국 영화인들이 머리를 맞댔다.
올 초 일본에선 장르 영화 거장 소노 시온 등 유명 감독들의 ‘미투’ 가해 폭로가 잇따르며 시스템적 개선책이 요구돼왔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대한 NHK·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의 관심이 높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에선 현장 스태프가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도록 돼있다”면서 “시스템적으로 (성폭력 방지를 위한) 조성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고, 성폭력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저희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본)감독협회도 참가했는데 이 자체도 큰 발걸음이지만, 현장 사람들은 실감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런 성명을 내기만 하고 끝이 아닌가 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괜찮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도입하는 힌트를 오늘 얻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에선 현장 스태프가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도록 돼있다”면서 “시스템적으로 (성폭력 방지를 위한) 조성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고, 성폭력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저희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본)감독협회도 참가했는데 이 자체도 큰 발걸음이지만, 현장 사람들은 실감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런 성명을 내기만 하고 끝이 아닌가 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괜찮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도입하는 힌트를 오늘 얻게 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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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2018년부터 여성영화인모임과 영진위가 함께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을 출범해 영화산업 내 성폭력 상담, 예방교육,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 및 관련 실태조사를 맡아왔다. DGK 내에도 성폭력방지위원회가 마련돼 실태 조사 및 예방교육을 해왔다.
이를 담당했던 DGK 부대표 박현진 감독은 “그간 눈에 보이는 변화와 발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미묘한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대처는 아직 시스템화돼 있지 않고 그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일본 영화계 '미투' 해법 한국서 힌트 얻어
한국에선 2018년부터 여성영화인모임과 영진위가 함께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을 출범해 영화산업 내 성폭력 상담, 예방교육,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 및 관련 실태조사를 맡아왔다. DGK 내에도 성폭력방지위원회가 마련돼 실태 조사 및 예방교육을 해왔다.
이를 담당했던 DGK 부대표 박현진 감독은 “그간 눈에 보이는 변화와 발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미묘한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대처는 아직 시스템화돼 있지 않고 그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한국측 대표로 발언한 오기환 감독은 “한국 영화 감독치고 일본감독 오즈 야스지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향을 안 받은 사람이 없다”면서 “우리 시스템보다 나은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맞닥뜨린 고민은 양국이 똑같더라”고 말했다.
고영재 한독협 대표는 “일본에서 코로나 팬데믹 때 ‘세이브 더 시네마 미니시어터’(독립·예술영화관들의 피해를 돕기 위한 캠페인)가 일본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 관계자가 ‘당신(영화계)하고 우리는 연결고리가 없다’고 했다는 부분들이 충격적이었다”면서 “한국도 영진위가 관료주의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조차 없는 일본 상황이 안타까웠다. 더 적극적으로 교류해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전에 열심히 공부를 해왔는데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니 영진위나 다른 부분에 대해 모르거나 오해한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면서 “오늘 나눴던 이야기를 참고해서 각계 관계 부처에 전달하고 개척하는 포인트로 삼아 공유하고 싶다. 오늘을 출발점으로 계속해서 (한일 영화인 간의) 교류를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영재 한독협 대표는 “일본에서 코로나 팬데믹 때 ‘세이브 더 시네마 미니시어터’(독립·예술영화관들의 피해를 돕기 위한 캠페인)가 일본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 관계자가 ‘당신(영화계)하고 우리는 연결고리가 없다’고 했다는 부분들이 충격적이었다”면서 “한국도 영진위가 관료주의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조차 없는 일본 상황이 안타까웠다. 더 적극적으로 교류해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전에 열심히 공부를 해왔는데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니 영진위나 다른 부분에 대해 모르거나 오해한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면서 “오늘 나눴던 이야기를 참고해서 각계 관계 부처에 전달하고 개척하는 포인트로 삼아 공유하고 싶다. 오늘을 출발점으로 계속해서 (한일 영화인 간의) 교류를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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