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히든캐스트(105)] 뮤지컬 배우로 10년차, '고철순'의 고민들
'미세스 다웃파이어'서 앙상블 역 출연
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 공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어느 한 분야에서 10년을 일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전문가’로 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뮤지컬 배우 고철순도 엄연히 뮤지컬계의 ‘전문가’로 불릴만하다. 2013년 뮤지컬 ‘삼총사’로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면서 매 작품에서 자신의 쓸모를 다하고 있다.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1993)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철순은 극중 판사 역을 비롯해 미용실 디자이너, 프리다칼로, 요리사, 미란다 비서, 라로사 직원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내면서도 ‘전문가’답게 모든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에는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요?
영화가 너무 유명한 명작이라 관심이 갔는데 주변인들이 오디션을 보라고 권해줘서 오디션에 도전하게 됐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오디션에 합격했고, 첫 리딩 때부터 너무 좋아서 이 오디션을 본 게 너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하게 돼 영광입니다.
-영화로 이 작품을 먼저 접했다고요. 뮤지컬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대본을 처음 받고 리딩을 했을 때 작품의 드라마가 너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작가님이 천재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 버전으로 패치가 잘되어있었던 것 같아요. 거기다 다니엘 형들의 연기력과 센스가 더해져 지금은 더욱 완성된 느낌의 작품이 됐다고 생각해요.
-고철순 배우는 극중 판사 역을 비롯한 다양한 역할을 맡고 계시죠.
맞아요. 먼저 오프닝에선 다니엘을 해고시키는 PD역할로 처음 등장해요. 얼굴이 아닌 목소리로 먼저 등장하죠(웃음). 그 다음 첫씬에서는 미란다 비서로, 이후엔 크리스의 친구로, 법정씬의 판사로 등장합니다. 이밖에도 미용실의 디자이너, 프리다칼로, 요리사, 쇼케이스 관계자, 스튜어트헬스장 친구, 라로사 직원, 그리고 또 다른 다웃파이어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를 준비했던 과정도 들려주세요.
너무 다양한 캐릭터로 나와서 각각의 캐릭터들을 어떻게 살릴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들의 행동부터 걸음걸이, 습관 등을 다 다르게 나타내려고 했고 그것을 잘 표현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고민하면서 연기하고 있습니다.
-여러 역할들 중에서도 특히 판사 캐릭터가 인상이 깊게 남아요.
사실 판사라는 캐릭터를 생각해 보면 연륜이 있는 캐릭터를 많이들 떠올리시잖아요. 하지만 저는 제 캐릭터에 맞게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는데 초점을 맞췄어요. 단호하고 명확하게, 더해 카리스마가 있는 그런 판사를 보여드리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되다보면 저도 모르게 안타까운 감정이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웃음).
-판사 역 외에 고철순 배우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네, 미란다 비서에요. 첫 등장 캐릭터이기도 하고, 대사는 없지만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느껴지는 캐릭터거든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여타 작품보다 앙상블들의 활약상이 유독 돋보이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작품들에서도 앙상블은 정말 중요하고 꼭 필요한 포지션이지만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아무래도 등장하는 씬이 많고 소배역들이 다양하게 등장해서 앙상블배우들이 유독 잘 보이는 것 같아요. 거기에 극중 에너지를 더 끌어올리는 역할들이 많아서 극중 기여도가 크기도 하고요.
-공연 중(혹은 연습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점프 리프트 연습을 하다가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거든요(웃음). 지금은 적응이 돼서 날아다닌답니다. 하하.
-무대 위에서, 또 연습 중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호흡도 궁금한데요. 이번 작품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퀵체인지가 많다보니 스태프 분들이 없으면 진행을 하기 힘들어요. 저 또한 퀵이 많은 배우라서 분장팀, 의상팀, 소품팀, 무대팀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공연을 하고 있고요. 항상 감사하면서 공연하고 있습니다.
-극중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가 있다면?
‘Im rockin now’를 가장 애정해요. 다니엘의 드라마가 더해지고 더욱 신나서 애정하는 넘버에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다음 시즌에 함께 하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은가요.
아무래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역할들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바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거든요. 다음 시즌에도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캐릭터들입니다.
-뮤지컬 ‘삼총사’(2013)로 데뷔한지 올해가 딱 햇수로 10년차가 됐어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훌렀구나 싶네요. 무엇보다 이렇게 무대 위에서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건 항상 힘이 돼 주시는 팬분들과 저를 지지해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던 10년인 것 같아요. 그 일들과, 사람들이 다 좋은 경험이 되어서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앞으로 일어날 일들, 만나게 될 사람들을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어머님이 미용 일을 해서 저도 헤어디자인과를 나왔는데 우연히 친누나가 초대해준 뮤지컬 공연을 보고 압도당해서 뮤지컬을 하게 됐어요. 그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이었고요.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에 출연하셨어요. 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나, 고철순 배우에게 가장 의미가 깊은 작품이 있다면?
지금 출연하고 있는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그런 작품이죠. 우선 관객분들의 리액션과 웃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너무 신나고 행복해요. 또 제가 하는 것도 많고 좋은 사람들이 있는 이 작품이 너무나 좋아요. 너무 좋은 작품으로 마음속에 평생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작품, ‘빌리 엘리어트’를 꼽고 싶은데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아이들부터 선생님들까지 한 무대에 있는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합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품, 혹은 캐릭터가 있다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빌리 엘리어트’의 토니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커버 배역으로 몇 번 토니를 연기해본 적이 있는데, 드라마가 좋은 캐릭터라는 걸 느꼈거든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해보고 싶습니다.
-10년간 무대에 오르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즐거운 일이지만, 일한만큼 보상을 받지 못할 때는 정말 힘이 들더라고요. 다른 여러 배우들이 그렇듯 다른 일을 구해서 열심히 돈을 벌고 다음 작품 때까지 버티는 것밖엔 방법이 없죠.
-10년차가 된 올해, 고철순 배우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있다면?
‘언제까지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요. 예전에는 먹지 않았던 비타민과 각종 영양제들을 챙겨먹고 있어요. 운동도 하고 있고요(웃음).
-앞으로 어떤 작품들을 통해 대중을 만날지도 궁금해요.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지만 앞으로도 소극장과 대극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가 오면 다양한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리고 극장에 찾아주신 관객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만들ㅈㅣ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지난해엔 단역이지만 영화 ‘F20’에도 출연하셨어요.
팬분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여러 도전들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모습으로 팬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계속 도전해야죠! 10년 후엔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가 되어있을 거예요. 분명 그렇게 되겠죠? 하하.
-마지막으로, 고철순 배우의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무대에서도 매체에서도 매력을 뿜어내는 그런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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