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못 읽는 어린이.. 지능 문제 아닌 '이것' 때문?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2022. 10.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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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습 활동엔 문제가 없지만, 유독 글자를 읽고 쓰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처럼 지능 수준과 비교하면 특정 영역에서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걸 '특정학습장애'라고 한다.

글자와 글자에 해당하는 소리를 연결하지 못하며, 읽는 속도가 느리고 글을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읽기 장애가 있는 미취학 아동은 글자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자기 이름을 쓰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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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 정상이어도 문자를 이해하거나 읽고 쓰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른 학습 활동엔 문제가 없지만, 유독 글자를 읽고 쓰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다. 시각과 지각에 문제가 없고, 지능이 또래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데도 말이다. 이처럼 지능 수준과 비교하면 특정 영역에서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걸 ‘특정학습장애’라고 한다. 보통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한글 자모음이나 숫자를 배우는 등 기초적인 학습 토대를 닦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크게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수학 장애로 구분되며, 이 중 한 영역에서만 장애가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문자와 소리 연결짓지 못하는 ‘읽기 장애’

특정학습장애 중 가장 대표적인 게 ‘읽기 장애’다. 학습장애 아동 중 75%가 겪는다. 읽기 장애가 있는 아동은 연령·지능·교육수준에 비해 읽기 능력이 낮다. 글자와 글자에 해당하는 소리를 연결하지 못하며, 읽는 속도가 느리고 글을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에 본인이 직접 글을 읽기보다 누군가 읽어주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절대적인 읽기 경험이 부족해지기 쉬운 것이다. 향후 어휘력·독해력이 떨어지는 2차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읽기 장애가 있는 미취학 아동은 글자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자기 이름을 쓰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엔 익숙한 단어 외에는 잘 읽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받침이 있는 단어를 잘 못 읽는다. 남이 읽어주는 걸 받아쓰기도 어려워한다. 학년이 올라가며 국어 문법을 배울 땐 조사와 같은 기능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낯선 외래어를 습득하는 능력도 또래보다 떨어진다.

◇글자 못쓰는 ‘쓰기 장애’, 수 기호 어려워하는 ‘수학 장애’

쓰기는 읽기와 깊게 연관된다. 읽기 장애가 있으면 쓰기 장애도 함께 있는 게 다반사다. 특히 한글은 읽기보다 쓰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쓰기 장애가 있어도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건 잘한다. 그러나 ▲겹받침 ▲이중모음 ▲음운이 불규칙하게 바뀌는 단어 등을 정확히 쓰지 못한다. 글을 쓰더라도 문법적 오류가 많고, 단순한 악필을 넘어 글씨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게 쓰는 특징도 있다. 글씨를 너무 크거나 작게 써 크기가 들쭉날쭉한 경우나 철자 사이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게 그 예다.

수학 장애가 있는 아동은 숫자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수를 세거나 숫자를 세는 것도 힘들어하고, 덧셈·뺄셈·곱셈·나눗셈 등 사칙연산 기호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학년이 올라가 자릿수가 많은 수를 계산하거나 분수·소수 연산을 할 땐 지나치게 오래 걸리거나 자주 틀린다. 산술만 유달리 어려워하고 다른 영역에선 지적 기능이 정상일 수 있다.

◇조기 치료하지 않으면 학업 포기 가능성

학습장애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주의력결핍 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우울증 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자를 사용하는 능력이 또래보다 떨어지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중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학업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후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진 않는지 살피고, 나타난다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아이의 학습능력을 정확히 파악해, 개인 수준에 맞춘 특수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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