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창제의 본질인 사랑-나눔 정신을 실천한 화가"
[윤성효 기자]
▲ 이호신 화백 책 <화가의 한글사랑>. |
ⓒ 이호신 |
한글은 '사랑의 언어'라며 새로운 예술 양식인 '한글 뜻그림'을 펼쳐 호평을 받고 있는 화가가 있다. 한글 창제의 본질인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이호신(65) 화백이다.
지리산 자락인 산청 남사마을에 2010년 귀촌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최근에 책 <화가의 한글사랑-자연과 삶의 사유를 통한 나눔의 한글 뜻그림>(뜨란 간)을 펴냈다.
책에 실린 그의 작품을 보면, 한글은 글자를 넘어 예술로서 또 다른 멋과 재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책에는 그림이면서 서예이고, 서예이면서 그림인 작품이 천연색으로 실려 있다. 한번 보면 자꾸만 머리 속에서 떠올리게 하는 글귀가 나름대로의 모양과 크기로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가령 "아름다운 것은 자기다운 것", "우리는 지구촌 나그네", "홀로 즐기는 외로움", "참 좋은 당신", "살아 있으니 아픈 것이다", "나눈다는 것은 마음을 포개는 일"(박형진 시), "다름의 조화", "그냥 살지요", "다 지나가고 늘 새로 온다" 등의 글귀처럼 말이다.
화가의 '한글 뜻그림'은 한글이 지닌 조형성(이미지)과 문장을 아름다운 시각예술로 표현한 것이다. 한글에 담긴 내용을 이미지로 극대화하고 시각적 공감을 자아낸 작업이다.
이는 이호신 화백의 화가적 감성과 모국어에 대한 인문학적 사랑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 화백은 한국화가로서 자연과 생태, 문화유산, 정겨운 마을 등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세계를 그려 왔다.
그는 다양한 기법과 다채로운 색채를 응용해 '생활산수화'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일궈 자연과 문화 현장을 화폭에 펼치고 있는데, '한글 뜻그림'도 그 가운데 하나다.
어린 시절부터 궁체, 판본체, 흘림체 등 한글 붓글씨를 익힌 그는 30여년간 글씨와 그림의 조화에다 한글에 담긴 내용을 이미지로 극대화하고 시각적 공감을 자아내는 작업에 몰두해 '한글 뜻그림'이라는 새로운 예술세계를 이룬 것이다.
▲ 이호신 화백. |
ⓒ 이호신 |
"한글은 평생 화두와 같다"고 한 그는 "한글 뜻그림은 다양한 조형의 변화와 변주로 독창적인 서체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류의 바람이 크게 이는 현실에서 시각적인 한글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려 한다. 우리 언어인 한글을 새로운 그릇에 담아 그 가치를 빛내고자 함이다"고 했다.
그의 작품은 글자를 넘어 필획 자체가 그림이다. 가령 <불>이란 작품이 대표적이다. 마치 글자 속에 그림이 꿈틀대는 것 같다. 그림 속에 글씨가 있고 글씨 속에 그림이 있다.
얼핏 보면 검은 색 글자 '불'과 그 바탕에 붉은 불이 같이 눈에 들어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은 색 '불'자는 이미 그림이 되어 검은 불꽃과 붉은 그림자 불꽃이 더불어 활활 타오르는 느낌을 준다.
작품 <물처럼 바람처럼>은 가로로 긴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그려, 물길과 바람의 여백을 주었고, 글씨를 흘려 쓴 다음 물결의 푸른색과 날리는 낙엽을 그려 놓았다. 이미지 극대화다.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는 이 화백의 작품에 대해 "예술은 영혼을 흔들어야 한다. 미술은 시각으로, 음악은 청각으로, 그런데 이 화백의 '한글 뜻그림'은 분명히 시각적 그림이요 글씨인데, 거기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것이 이 화백 예술에서 느끼는 특별한 묘취(妙趣)요 영혼의 쇄정(灑淨)이라고 하겠다"고 평했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글씨에 뜻을 넣고 얼을 넣고 생명을 넣는 작업을 하기 시작해 이제 작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며 "이 결실이 땅에 떨어진 하나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 이호신 작 <바람>. |
ⓒ 이호신 |
▲ 이호신 작 <불>. |
ⓒ 이호신 |
▲ 이호신 작 <꽃>. |
ⓒ 이호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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