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로백 3.5초 진짜야?"..'韓 역사 가장 빠른' 전기차, 기아 EV6 GT

막 올린 고성능 전기차 시대..EV6 GT가 이끈다
밟자마자 순식간에 '슝'가고 핸들링 별거 없네
"전기차 맞아?"..모터 합산 최고출력 430㎾·최대토크 740㎚

기아 EV6 GT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전기로 구동되는 스포츠카는 어떤 모습일까. 전기자동차도 아직 어색한데 전기 스포츠카라니.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아 EV6의 고성능 모델 ‘EV6 GT’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친환경을 위해서라면 성능은 포기해야지’라는 전기차에 대한 고리타분한 인식을 단번에 지워주는 녀석이다.

6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기아 EV6 GT를 타봤다. 코스는 투어 드라이빙 및 드라이빙센터 내부에 있는 트랙에서 드레그 레이스, 젖은노면서킷, 드리프트체험, 고속 주회로 등으로 구성됐다.

처음 본 자태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갖춘 것과는 반대로 귀여우면서도, 도심과 어울리는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성능만 들었을 때 날렵한 모습이 떠올랐기에,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답게 내부도 널찍한 것이 상당히 쾌적했다. 아이오닉 시리즈의 내부와 비슷했지만, 기어 노브의 경우 EV6 GT는 버튼식이여서 더 트렌디한 느낌을 주고 있다.

기아 EV6 GT 내부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먼저, 일상 주행을 체험하기 위해 일반 도로에서 EV6 GT를 몰아봤다. 서산 간월도선착장을 들렸다 센터로 돌아오는 코스로, 왕복 23㎞ 구간이다.

드라이빙 모드는 ‘노멀’로 시작했다. 승차감은 고성능차다보니, 솔직히 좋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아반떼 N’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전기차 특유의 섬세한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는 마음에 들었다. 살짝만 터치해줘도 속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기아 EV6 GT 공도 주행 ⓒ기아

진가는 ‘스포츠 모드’에서부터 발휘됐다. 뻥 뚫린 도로가 나오자 스포츠모드로 변경하고, 엑셀레이터를 실컷 밟았다. 여기서부터 빠른 주행감과 안정성이 체감됐다. 평균 시속 140~160㎞/h 정도로 달렸는데, 시속이 빠른 게 체감이 되질 않아 주행하면서 속도를 힐끗 확인하기도 했다. 심지어 큰 덜컹거림 없이 부드럽게 쫙 밀고 나가니, 무서움보다도 카타르시스가 한 번에 느껴졌다.

특히 안정감이 확실히 체감되다보니 두려움 없이 엑셀레이터를 힘껏 밟을 수 있었다. 앞차와 가까워진다 싶을 때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줘도 속도가 금방 줄어, 정말 초보자가 핸들링하기 편하게 만들었단 기아의 설명이 공감이 됐다.

기아 EV6 GT 핸들에 위치한 GT모드 버튼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이후 본격적으로 트랙에서 EV6 GT의 성능을 시험했다. 첫 시작은 ‘드레그 레이스’다. 650m 정도 되는 거리를 가장 빠르게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드라이빙모드는 ‘노멀’, ‘스포츠’, ‘GT'로, 순차적으로 모드를 바꿔 3차례 게임을 진행했다. 노멀과 스포츠 모드에서는 보통 5~7초대가 나왔지만, GT모드에서는 시간이 확 단축됐다. GT모드로는 3.5초 만에 650m를 완주했다. 기아의 ’제로백 3.5초‘ 마케팅은 사실이었다.

다음 젖은 노면 서킷으로 이동했다. 총 1.6㎞ 길이의 구간에다 11개의 코너가 있다. 노면은 시간당 5㎜정도의 비가 내리는 것으로 설정돼, 비 내리는 날 주행을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젖은 노면으로 차가 미끄럽단 느낌은 당연 받을 수 있지만, 위험하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곳곳 드리프트 구간이 있는데, 브레이크가 밀림 없이 제때 반응해 겁 없이 속력을 냈다.

또 이 곳에서 기아 최초로 적용된 ‘드리프트 모드’를 체험했다. 초보자들이 마른노면에서 하기엔 위험성이 커 젖은 노면에서 ‘오버스티어’를 유도해 시험했다. 바닥에 그려진 원 모양을 따라 빙빙 돌리다 속도를 낸 후 브레이크를 ‘뻥’ 차듯이 밟으면 차가 빙글빙글 돈다. 처음 시도해보기엔 무서웠지만, EV6 GT의 안정성을 이전 코스에서 충분히 느꼈기에 인스트럭터 지시 하에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차는 3바퀴 정도 돌다 금방 정지했다.

인스트럭터가 마른노면에서 EV6 GT '드리프트 모드'를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고속주회로에서는 EV6 GT의 최대 속력을 직접 확인했다. EV6 GT의 최고 속력은 265㎞/h다. 총 4개의 차선으로 나뉜 고속주회로 코스는 38도까지 기울어져 있어, 직선과 경사 구간 모두 주행할 수 있다.

3차선까지는 직접 주행하고, 4차선에서는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택시로 체험해봤다. 직접 주행했을 땐 속력 210㎞/h까지 내봤는데, 이정도도 거뜬했다. 빠른 속력에도 핸들 컨트롤이 쉬워 악셀레이터를 밟을 수 있을 만큼 힘 있게 밟으며, 드라이빙의 재미를 한껏 누렸다.

다음 인스트럭터의 택시에 탑승해 최고 속력을 체험했는데, 조수석에 타서 그런지 230㎞ 정도 이상부터는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아, 놀이기구를 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이정도 속력에, 이정도 탑승감이라면 성능은 정말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스트럭터는 “타보면 안전성에서 제일 놀라게 될 것”이라며 “출력치만 보면 슈퍼카 버금갈정도라 운전자가 상당히 컨트롤하기 어렵고 불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 모델은 처음 타더라도 누구든 손쉽게 고출력 컨트롤이 가능하면서 안전성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 EV6 GT 고속주회로 주행 모습 ⓒ기아

이제 전기차도 고성능 시대가 열렸다. 그 막은 EV6 GT가 올렸다. 인스트럭터는 “스포츠카 페라리와 견줘도 무색할 만큼 개인적으로 성능에 놀랐다”며 “스피드와 편안함이 공존하는 차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EV6 GT 가격은 개별소비세 3.5%와 세제 혜택 후 기준 7200만원으로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에서도 고성능 버전 GT 모델을 브랜드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타깃 :

- 소음 없는 스포츠카로 매너있는 이미지를 원한다면

- 운전은 서툴지만 스포츠카를 몰고 싶다!

▲주의할 점 :

- 일상 주행말곤 관심이 없다면, 그저 승차감이 좋지 못한 차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