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엄마 '공공의 적' 1위, 임신성 당뇨..체중·혈당조절 이렇게 [건강한 우리집]
임산부 건강관리법
임신 기간에는 산모의 자기 관리가 필수다. 산모의 건강 상태가 곧 태아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영양 섭취로 체중을 조절하고 혈압·혈당을 정상 수치로 유지해 임신성 질병 노출을 피해야 한다. 또한 체내 불균형으로 겪게 되는 피부 증상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계기로 산모에 대한 배려가 요구되는 10월을 맞아 산모·태아 모두를 지키는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임산부의 덕목 중 하나는 체중 조절이다. 임신 중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고혈압성 질환, 임신성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신우신염과 같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또 유도분만이나 분만 진행 지연, 제왕절개 수술 빈도가 증가한다. 태아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형이나 성장 이상, 조산, 과체중아로 인한 난산 발생률이 늘어난다.
식욕 다스리고 하루 4~5번 나눠 식사
개인차가 있지만, 임신 기간 중 체중은 평균 12.5㎏가량 증가한다. 급격하게 체중이 불지 않으려면 식욕이 당길 때마다 먹기보다 하루 4~5번 나눠 먹는 게 도움된다. 임신 중엔 평소보다 단백질 30%, 엽산 100%, 칼슘과 인, 철분은 각각 50% 이상 더 필요로 한다. 철분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균형 잡힌 식사만으로도 충족이 가능하다. 매일 30분씩 걷기·수영과 같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추천된다.
반대로 임신 초기엔 입덧으로 고생하는 산모가 많다. 위 운동이나 위 신경 활동에 이상이 나타나고 자궁이 커지면서 배 속 장기의 위치가 바뀌어 메스꺼움·구토 증상을 겪는다. 메스꺼움·구토가 심각할 경우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이 올 수 있다. 임신 전보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하기도 한다. 그러면 임산부의 영양 결핍과 대사 이상을 초래하고 태아의 성장·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입덧이 가볍게 왔다면 생활 태도나 식습관의 변화로도 좋아질 수 있다. 개인마다 입덧을 유발하는 특정 냄새나 음식의 섭취를 피한다. 공복 상태가 오래가지 않도록 끼니를 거르지 않는 대신 지나치게 포만감이 들 정도로 먹지 않는다. 양파·양배추·브로콜리 등 가스를 생성하는 채소나 향이 강하며 자극적인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장관에 불편을 줄 수 있으므로 섭취를 자제한다. 반면에 살코기·닭고기·달걀·두부 등 저지방 단백질 식품이나 면·과일·시리얼 등 쉽게 소화되는 탄수화물 식품 위주로 먹는다. 입덧 증상이 극도로 심하면 입원 치료를 통해 증상을 최소화하고 탈수증과 전해질 불균형 예방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최근 임산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1순위가 임신성 당뇨병이다. 임신 중 처음으로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다. 임신성 당뇨병이 있으면 거대아나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태아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면 하루 평균 30~35㎉/㎏의 식사를 권하고 탄수화물을 총열량의 40%가량으로 제한한다. 이와 함께 식사 후 20~30분 걷거나 상체 근육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이런 노력에도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전문의의 처방을 통해 인슐린을 투여할 수 있다.
혈압 상승과 소변에서 단백이 검출되는 임신중독증도 주의 질환이다. 임신중독증이 심하면 폐부종이나 뇌출혈, 간·신장 부전, 혈액 응고 이상 등이 나타난다. 태반·태아로의 혈류 공급에 장애가 생겨 태아의 성장 부전을 유발하거나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속적인 심한 두통 ^일주일에 1㎏ 이상 체중 증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극심한 상복부 통증 ^얼굴·손·발 부종이 있으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하고 빨리 진료를 받는다. 만성 고혈압이나 당뇨병, 신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 다태임신 등 고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임신 12~28주부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고한다.
피부 온도 낮추고 보습제 자주 발라야
임신 기간의 또 다른 불청객은 임신소양증이다. 임신 후 자궁이 커지면서 담즙관이 눌려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수분·혈액이 부족해져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태아가 걱정돼 치료를 주저하는 사이 산모는 극심한 불면증과 피로에 시달린다. 특히 담즙 정체성 소양증은 심하면 조산이나 태아곤란증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다.
임신소양증 치료엔 임산부에게 사용 가능한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를 쓸 수 있다. 평소엔 피부의 온도를 낮추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자주 바른다. 이때 청량감을 주는 알로에 젤이나 냉장고에 넣어둔 보습제를 쓰면 좋다. 샤워는 주 2~3회, 10분 내외로 하고 긁어서 상처가 나면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가려울 땐 냉찜질을 하는 편이 낫다.
도움말=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상재홍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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