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전립선암 환자 500명, 로봇수술 결과는..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10.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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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전립선암도 로봇 수술로 개복 수술만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암이 정낭까지 침범한 3기 전립선암도 개복 수술이 아닌, 로봇 수술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정낭은 전립선과 방광이 만나는 뒤쪽에 자리 잡고 있어 정액을 구성하는 액체를 분비하는 기관으로, 정낭 침범이 있다는 것은 암이 전립선을 감싼 피막 밖으로 나와 주변 조직까지 침범했음을 의미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안한종·정인갑·서준교 교수팀은 정낭 침범이 있는 3기 전립선암으로 로봇 또는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 510명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10년간 암 전이 없이 생존한 사람의 비율이 로봇 수술 그룹과 개복 수술 그룹 모두 66.7%로 나타나 고위험 전립선암 치료에서도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만큼 우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의료기관 네 곳(서울아산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정낭 침범 전립선암 환자 510명을 로봇 수술 그룹(272명)과 개복 수술 그룹(238명)으로 나누고 나서 5년 및 10년간의 무(無)전이 생존율과 무(無)재발 생존율을 비교했다. 암 전이 여부는 영상 자료와 조직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고, 암 재발 여부는 전립선특이항원(PSA)의 농도 상승을 기준으로 했다.

비교 결과, 5년 무전이 생존율은 로봇 수술 그룹 82.1% 개복 수술 그룹 86.1%였다. 10년 무전이 생존율은 로봇 수술 그룹 66.7% 개복 수술 그룹 66.7%로 큰 차이가 없었다.

5년 무재발 생존율도 로봇 수술 그룹 22.5%, 개복 수술 그룹 20.5%였다. 10년 무재발 생존율 역시 로봇 수술 그룹 13.9%, 개복 수술 그룹 11.6%로 비슷했다.

로봇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신경과 근육을 보존하는데 유리하다. 개복 수술은 수술 중 불가피하게 신경과 근육 손상이 발생해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데, 로봇 수술은 이 같은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은 좁은 골반 안에서도 로봇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세 침습 수술이라 통증과 상처가 적고,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로봇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환자가 고가의 수술비를 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안한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진 3기 전립선암에서도 로봇 수술의 장기 결과가 개복 수술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종양학적 결과와 부작용 발생, 환자의 삶의 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로봇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자세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전립선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을 강력히 권고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발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암이 진행되고 나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여느 암과 마찬가지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다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정인갑 교수는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전립선암 조기검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간단한 혈액 검사로 전립선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50대 이상 남성과 가족력이 있는 40대 이상 남성은 1년에 한 번 전립선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비뇨기종양학회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 및 임상 종양학 저널(Journal of Cancer Research and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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