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오염 여름에만 문제?..장기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 고려해야
지난 1일과 2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충남·충북·전남 일부 지역에 오존 주의보가 발령됐다.
수도권에서 여름이 아닌 가을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에어 코리아'(한국환경공단 대기오염 정보 사이트)에서 발령일시 조회가 가능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오존주의보 발령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오존 오염 수치도 올라가고 있다.
강력한 산화제인 오존은 눈·기관지·폐 등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해 호흡기 계통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 질환, 심혈관계 이상, 태아 발달 장애 등을 유발한다.
호흡기 계통 기저 질환자들의 경우 오존에 노출되면 건강을 해치게 되고, 심하면 조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오존 오염 갈수록 심각해져
전통적으로 오존 오염은 짧은 시간에만 영향을 주고, 장기 노출에 의한 영향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존 오염이 아주 높지는 않더라도 장기간 비교적 높은 농도의 오존에 계속 노출될 경우에도 건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속속 발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이종태 교수와 대학원 정밀보건과학융합 전공 변가람 박사 등 연구팀은 최근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서울 등 7개 국내 도시를 대상으로 장기간 오존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고대 연구팀 오존 노출 영향 조사
오존 노출은 4가지 측정 항목으로 구분했는데 ▶8시간 최대 오존 농도(8시간 단위 이동평균 중에서 하루 중 가장 큰 값)의 연평균 ▶24시간 평균의 연평균 ▶8시간 최대 오존 농도의 따뜻한 계절(4~9월) 평균 농도 ▶24시간 평균의 따뜻한 계절 평균 농도 등이다.
연구 기간 전체 사망은 4820건, 순환계 사망은 1019건, 호흡기 사망은 389건으로 집계됐다.
24시간 농도 연평균은 구역별로 9.4~37.2 ppb(10억분의 1) 범위였으며, 전체 평균은 21.9 ppb였다. 8시간 최대 농도의 따뜻한 계절 평균은 20.6~57.9ppb 범위였고, 평균은 41.4 ppb였다.
연구팀 분석 결과, 24시간 오존 농도의 연평균이 10 ppb 증가할 때 모든 원인 사망은 18% 증가했고, 순환계 질환(심장병·고혈압·동맥경화 등) 사망은 52% 증가했다.
8시간 최대 농도의 연평균이 10ppb 증가할 때 호흡기 사망은 4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또 미세먼지(PM10)와 기온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보정한 후 분석한 결과에서는 따뜻한 계절의 24시간 평균이 10 ppb 증가할 때 모든 원인의 사망은 15%, 순환기 사망은 52%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24시간 연평균에 대한 기준치 필요
연관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던 따뜻한 계절의 8시간 최대 농도 평균과 사망률 사이에는 연관성이 낮았는데,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상황 때문으로 분석됐다.
외부 오존 농도는 높아도 에어컨을 켜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오존 노출은 적은 탓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8시간 최대 농도의 연평균이나 24시간 평균의 연평균이 오존에 대한 장기 환경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24시간 평균의 연평균 지표와 사망률 사이에 더 강한 연관성이 나타났기 때문에 1시간, 8시간 등 단기 노출에 대한 환경기준뿐만 아니라 24시간 평균의 연평균을 장기 노출에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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