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株의 처참한 신저가 운명 "80% 폭락"..국민주 왜 이지경 됐나

이선애 2022. 10. 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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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 전반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 제기..증권가 "매도 의견·목표가 하향"
최고가 대비 낙폭 80% 넘어..처참하게 무너진 카카오 4형제 "또 상장 논란"
개인 투자자들 "카카오의 문어발식 자회사 상장, 기업가치 훼손..개미만 피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카카오그룹의 '카카오 4형제(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폭락하면서 '신저가 운명'에 처했다. 속절없는 추락에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 역시 높다. '국민주' 카카오가 자회사를 꾸준히 상장시키면서 기업가치가 훼손, 결국 잘 나가는 사업을 물적 분할해 대주주만 이득을 취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로 돌렸다는 비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카카오 4형제 신저가 '폭락'…증권가 혹독한 평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7.12% 내린 5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만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갈아 치운 가운데 이제 '4만 카카오'를 코앞에 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장중에 기록한 최고가 17만3000원 대비로는 71% 폭락했다.

다른 형제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페이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카카오페이는 14.4% 내린 4만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처참히 무너졌다. 지난해 11월30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24만8500원 대비로는 84% 폭락했다. 카카오뱅크(-9.38%), 카카오게임즈(-5.15%) 등도 폭락 마감했다. 상장 이후 모두 역대 최저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들의 낙폭도 최고가 대비 각각 80%, 65%에 달한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카카오페이는 씨티은행의 '매도' 보고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씨티증권은 전날 '현실을 직시할 때'라는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페이의 영업적자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증권은 "네이버가 신용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하고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내년에도 경쟁이 더욱 극심해져 분기별 영업이익 감소가 2023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뱅크도 역시 처음으로 목표주가 1만원대의 충격적인 리포트가 등장했다. 성장성이 둔화했다는 이유다. DB금융투자는 전날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카카오뱅크 원화 대출은 6400억원으로 전 분기 8512억원보다 부진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역성장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의 목표주가도 하향 추세다. 최근 10만원대 미만을 제시한 증권사들이 나왔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목표가 10만4000원을 9만원으로 낮췄다. 카카오의 기존 목표가 11만원을 제시한 IBK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목표가를 9만3000원, 9만원으로 내렸다.

기업가치 훼손 논란 속 또 카겜 자회사 IPO 추진

기업가치 훼손 논란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2년간 카카오는 2020년 9월 카카오게임즈,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2021년 11월 카카오페이까지 자회사를 차례로 상장했다. 이후 모회사 카카오는 물론 계열사의 주가 폭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액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잘 나가는 사업을 물적 분할해 대주주만 이득을 취한다는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 산하 게임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또 상장에 나서 더블 카운팅(기업가치 중복 계산) 논란은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게임 '오딘'의 개발사이며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게임이다.

다만 라이온하트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라이온하트는 2018년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를 히트시킨 김재영 대표가 설립한 법인이다. 즉 태생이 다르다. 설립한 해에 카카오게임즈가 5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이후 2020년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지분을 늘렸고, 지난해 11월에는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에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된 회사인 만큼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는 사실관계를 주주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시선은 곱지 않다. 이유는 카카오게임즈의 영업이익 중 라이온하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공개되지 않지만 상당 부분 차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개인 투자자들은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와 필적하는 시가총액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모회사 디스카운트'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140만주를 모집하며 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3만6000~5만30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3조1000억~4조5600억원이다. 희망 공모가액이 상단으로 책정되면 무려 몸값만 4조5000억원이 넘어 올해 코스닥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전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나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5만9000원으로 15.7% 하향 조정했다. 실적모멘텀과 밸류모멘텀이 부진한 상황에서 주가는 라이온하트 상장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향후 투자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2023년 지배주주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21.4배로서 국내 주요 게임주 평균 대비 상당 수준 높아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며, 시장 컨센서스 실적 전망치가 너무 높아 실적모멘텀 측면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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