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감사원 특별감사,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유사..직권남용"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7일 권익위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비유하며 "직권남용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 대한 감사원·검찰·여당의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 배후에는 대통령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대통령이 임명한 임기가 정해진 고위공직자가 정권이 바뀌어 사퇴 압박을 받고도 물러나지 않자, 감사를 통해서 결국 사표를 (받아) 낸 사안"이라며 "그게 직권남용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권익위 사안도 굉장히 유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제로 권익위 부위원장이 감사로 인한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결국 사표를 냈다"며 "이런 일련의 과정이 대법원의 직권남용 판결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실제로 (권익위 특별감사도) 직권남용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징역 2년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됐던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김 전 장관이 사표를 받아낸 것을 직권남용으로 인정한 것이다.
또 전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감사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기준을 준수를 해야 되는데, 그걸 위반하면 직권남용이 성립한다"며 "권익위 감사가 중요 감사인데도 불구하고 감사위원회 의결을 받지 않고 감사를 시행을 한 점, 또 감사로 인해 얻은 정보나 자료를 감사 목적으로만 사용을 해야 되는데 이걸 언론에 누설하거나 외부기관과 공유한 이런 부분은 감사원 관련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행정사무감찰도 동시에 많이 진행했다"며 "이런 행정사무감찰을 하려면 15일 전에 예고를 하고 감사를 시작해야 되는데, 권익위 감사는 아무런 예고 없이 당일에 그야말로 '쳐들어와서' 감사가 시행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사퇴 압박의) 뒤에 혹시 대통령실이라든지 좀 더 큰 권력이 있다고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퇴압박이 시작된 것이 집권 초인 6월부터 대통령께서 '권익위원장은 국무회의에 올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시면서"라며 "그 다음 집권여당의 최고 권력 실세 의원들께서 공개적으로 물러나라고 하면서 결국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대통령실이)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에 배제하면서 일련의 과정이 시작이 된 점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퇴가) 오히려 편해질 수 있다"면서도 "대한민국의 부패방지총괄기관이라는 권익위의 기관장이 법률에 의해서 신분과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 외부의 사퇴 압박으로 그만두게 될 때는 그 중립성과 독립성이 무너지게 된다"며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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