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이창용 "물가 내년 초까지 5%대..외환시장 쏠림 단호히 대처"(종합)

서소정 2022. 10. 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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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전세계 경기 침체 내년 상반기 집중"
반도체 경기 내년 2분기 지나면 나아질 것
물가 상승률 5∼6%시 물가안정 우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 세계 경기 침체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된 뒤 2분기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의 경우 내년 초반에는 5% 이상이 유지되다가 내년 말 3%대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물가 정점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10월 정도로 예측했는데 아직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면서 "걱정은 10월이 지나가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5% 밑으로 빠르게 안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앞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초까지 5%를 웃도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한 질의에도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5% 이상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계속되다가 연말 가면 3% 선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이후 추가 발언을 통해 "내년 상반기 물가 상승률(전망치)을 5% 이상으로 한 것은 1분기를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 물가중심 통화정책 강조=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이 환율, 가계부채, 성장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 보니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하자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5∼6%가 계속되는 동안 (물가 안정이) 가장 우선순위임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8월 경상수지가 전년 동기 대비 104억9000만달러 감소하면서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이 총재는 경상수지가 올해 연간으로는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내년에도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경상수지가 상반기에 270억달러 정도 흑자가 나 하반기 몇 달간 흑자와 적자가 왔다 갔다 하더라도 연간 전체로 흑자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은 거의 통계적으로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의 경우 반도체 경기가 2분기가 지나면서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전 세계 경기 침체도 상반기에 집중되고 상반기 이후 회복되는 국면이 있고, 에너지 가격도 조금 안정되면서 이전보다는 적겠지만 내년에도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감장 배추 등장…서민 이자부담에 울먹= 이날 국감에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현상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랐다. 고물가 관련해서는 국감장에 배추가 등장에 이목을 끌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배추를 들고나와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샀는데 예전에 2000~3000원이던 게 9000원까지 올라서 걱정이 많다"며 "한은에 국민이 바라는 건 '인플레 파이터'"라고 성토했다. 배 의원은 한은이 민생 물가를 정확히 알고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금리 관련해서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대부 역경매 사이트인 '대출나라'라는 사이트를 아느냐고 이 총재에게 질의했다. 이 총재가 "모른다"고 답변하자 "이 사이트에 필요한 돈을 입력하면 대부업체들이 댓글을 다는데 한 달에 1만2000개가 올라온다"며 "3년 전엔 빌려달라는 돈이 100만~3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21만~40만원"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하던 장 의원은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그는 "한은이 작성한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 금리 상승이 차주의 채무상환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고 다만 저소득 가구의 상대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이런 표현이 서민들의 불안을 제대로 표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이나 금융감독원의 자료에는 이런 종류의 절박함이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환율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든지 (체결) 가능성이 커진다든지 했을 때 불안정한 환율 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크지 않나"고 물었다. 이에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가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이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운 면이 있다"고 답했다.

9월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이례적으로 컸던 가운데 이 총재는 향후 외환시장 쏠림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197억달러 급감한 이유를 묻자 이 총재는 "생각하지 못한 여러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 영국 문제, 엔화 투기 등으로 불가피하게 쏠림 현상이 굉장히 커져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외환시장 개입은 전 세계 공통적 현상"이라면서 "일본의 개입량은 간접적으로 파악하기에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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