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몸관리 왕' 마나부 "자비로 개인 트레이너, 분석관 두고 있죠"

허인회 기자 2022. 10. 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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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마나부(수원삼성). 허인회 기자

[풋볼리스트=화성] 허인회 기자= 온 신경을 축구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토 마나부(수원삼성)는 몸관리와 경기력을 위해 시간과 돈까지 모두 투자하고 있다.


수원의 윙어 마나부는 지난 6월 K리그로 처음 입성했다. 당시 수원은 빈공에 허덕이며 심각한 득점력으로 부진했던 상황이라 기대감은 더욱 컸다. 즉시 전력감으로 수원 유니폼을 입었기에 데뷔전도 바로 가지게 됐다. 저돌적인 드리블과 슈팅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꾸준히 기회를 얻었지만 정작 골은 오랫동안 안 나왔다. K리그와 J리그는 너무 달랐고 살아남으려면 적응을 해야 됐다.


마나부는 '풋볼리스트'를 통해 "K리그를 처음 경험했을 때 격투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지컬적으로는 생각보다 더 강했고 공을 잡게 되면 압박도 거칠었다. 내가 똑같이 격투기 같은 축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안 통할 것이 분명하니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야 했다. 예를 들어 공이 오면 상대가 붙기 전에 논스톱 패스로 다시 내준다던가 압박에서 피할 수 있는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시스트로 공격포인트를 적립하던 마나부는 결국 지난 33라운드 전북현대전에서 직접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데뷔골을 터뜨렸다.


다른 환경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했다. 일본에서 고용했던 개인 트레이너를 한국으로 불러 몸관리를 했고, 개인 경기 분석관을 통해 스스로의 경기력을 점검했다. 마나부는 식단부터 엄격하게 관리하며 발가락의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신경쓰고 있다. "훈련 시간은 하루 2시간이지만 이외의 시간에도 축구를 잘 하기 위해 계속 관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다음은 마나부 인터뷰 전문


- 수원으로 이적하며 K리그에서 3개월가량 뛰고 있다. J리그에서만 14년 뛰었으니 어려운 점이 분명 많을 것 같다.


K리그를 처음 경험했을 때 격투기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피지컬적으로는 생각보다 더 강했고 공을 잡게 되면 압박도 거칠었다. J리그는 공을 더 아끼면서 차는 느낌이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두 리그의 스타일 자체가 너무 다르다. 내가 똑같이 격투기 같은 축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안 통할 것이 분명하니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야 했다. 예를 들어 공이 오면 상대가 붙기 전에 논스톱 패스로 다시 내준다던가 압박에서 피할 수 있는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


- K리그에서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고 봐도 되나?


그렇다. K리그에 맞게 변하려고 노력 중이다. 차이점만 말했지만 비슷한 부분도 있다. J리그에서 좋은 포지션을 잡는 방식, 세컨드볼에 대한 집중력을 강조한다. K리그도 똑같더라. 내가 하던 축구를 적용하기 쉬운 부분이었다.


- 점점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데뷔골을 터뜨렸다. 늦은 감이 있어 마음 고생도 심했을 것 같다.


데뷔골을 넣은 것은 정말, 정말 다행이다. 외국인 선수로서 득점 때문에 부담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리그를 가도 외국인 선수에게는 더 많이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골을 직접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료들이 골을 기록할 수 있도록 관여하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병근 감독님은 주로 후반전에 나를 투입시키면서 자세한 지시보다는 분위기를 바꿔달라고 주문하신다.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하면 경기를 뛰며 공격적인 부분이나 드리블 같은 나의 장점이 더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 경기력과 몸관리를 위해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투자를 한다고 알고 있다.


내가 스승으로 여기는 도미자와 세이타로라는 은퇴한 분이 있다. 음식 하나하나, 밥 먹는 시간 하나하나까지 모두 신경쓰시던 분이었다. 그 분을 보며 배운 점이 많다. 훈련 시간은 하루 2시간이지만 이외의 시간에도 축구를 잘 하기 위해 계속 관리하고 고민해야 한다. 치료, 생활, 사소한 습관은 운동장에서의 경기력으로 이어진다.


나는 자비로 일본에서 고용하던 개인 트레이너를 한국으로 불러 몸관리를 한다. 혼자서도 몸관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일본에는 '마녀'로 불리는 유명한 트레이너가 있다. 머리가 길어 그런 별명이 붙은 것으로 안다. 그 분이 알려주시는 방법이 있다. 발가락을 움직이는 방법과 발바닥으로 지면을 느끼는 방법 등이다. 발가락은 깨끗해야 감각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발바닥은 부드러워야 한다.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개인 분석관은 현재 2명을 두고 있다. 내가 치른 경기를 분석하기도 하고, 다음 상대팀의 사이드백에 대한 분석까지 해준다. 그리고 멘탈 트레이너도 뒀다. 영상 통화 방식으로 멘탈 케어를 받고 있다.


- 따로 노력하는 부분이 더 있다면?


너무 많지만 몇 개 더 말하자면 일본에 있을 때는 저산소 방에서 트레이닝을 했다. 경기 막판 산소 공급이 잘 안 될 때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내가 가진 체력의 최대치를 쓸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자비로 저산소 마스크 기계를 일본에서 대여해왔다. 음식도 가려서 먹고 있다. 아침에는 다른 음식 안 먹고 특정 과일만 먹는다. 더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공복 시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만 말해줄 수 있다.


- 한국에 살며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일본에 있을 때처럼 관리가 가능한가?


내 옆에 있는 통역사와 내가 K리그로 올 수 있게 도와준 (이)강선씨 덕분에 생활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리고 우리팀의 최성근 선수가 일본어를 할 줄 알고 모든 면에서 도와주려고 한다. 밥은 장호익 선수와 가장 많이 먹는다. 그리고 수원으로 오기 전 정성룡(가와사키프론탈레) 선수가 수원은 K리그의 빅 클럽이며 이적하면 배울점도 많을 것이라고 추천해준 적이 있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특히 좋은 점은?


집 근처 아무데나 밥을 먹으러 가도 내가 선수인줄 모를텐데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주신다. 자주 가는 식당은 내가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다 아신다. 사람이 좋은 나라인 것 같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해외에 처음 나왔고 내 나이가 적지도 않기 때문에 잠이 잘 안 온다. 그리고 음식이 너무 맵다. 그래도 3개월 정도 되니까 적응된다. (맛있었던 음식은?) 삼겹살은 최고의 음식이다. 연포탕도 좋아한다.


-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나카무라 슌스케, 나카무라 겐고, 나카무라 유지 같은 레전드들과 함께 축구를 했다. 수원에 와서 염기훈, 양상민과 만났다. 엄청난 베테랑 선수들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내 축구 인생에 큰 행복인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겠다. 내가 경기를 빠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면 주저없이 빠지겠다. 수원이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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