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박용우 "군대에서도 꿈에 나온 울산 우승.. 내 유일한 목표"
[풋볼리스트=울산]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의 올해 마지막 목표는 숙원인 K리그1 우승이다. 박용우의 마지막 목표도 마찬가지다.
미드필더 박용우는 울산이 시즌 막판 선두 독주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원두재가 부상과 그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닌 시즌, 가장 믿을 만한 수비형 미드필더는 박용우였다. 원래 청소년대표 엘리트였지만 스타로 발돋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박용우는 최근 부쩍 중원 장악력이 향상됐다. 박용우가 선발로 뛴 최근 K리그1 경기에서 연승을 거뒀는데, 그 중 수원FC전은 '박용우 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 생겼을 정도로 좋은 장면이 많았다.
비록 가장 최근 경기였던 5일 FA컵에서 연장전 끝에 전북현대에 패배하며 2관왕은 무산됐지만, K리그1 우승 도전은 여전히 유리하다. 울산은 승점 5점차로 전북을 앞선 가운데 단 4경기만 남기고 있다. 다가오는 8일 맞대결이 관건이다.
박용우는 대표팀도 해외진출도 지금은 필요 없다며 울산에서 우승하는 것만이 자신의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박용우의 이야기를 간추렸다. 인터뷰는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되기 직전 진행됐다.
- 경기력 상승세의 이유
제 한 경기 하이라이트? 진짜요? 저는 못 봤는데. 요즘 컨디션이나 자신감이 좋아졌어요. 군대에 있던 상주 시절에 가장 편하게 경기를 했고 경기력도 좋았는데, 요즘 경기에서도 그런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생겨요. 사실 작년에 전역한 직후에는 제가 알던 울산이 아니었어요. 선수단이 워낙 크게 바뀌었잖아요. 원래 있던 선수가 (조)수혁이 형과 (김)태환이 형 외에는 거의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그래서 돌아왔다기보단 새로운 팀이라는 느낌이었어요. 허리 부상을 안고 제대해서 많이 뛰지도 못했죠. 올해는 프리시즌부터 건강하게 뛰면서 동료들과 마음도 잘 맞고 플레이도 잘 맞게 됐죠.
- 내 장점
일단 장점은 킥과 빌드업. 그리고 활동량이에요. 제가 안 뛴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GPS 측정 결과를 보면 늘 뛴 거리 1등이에요. 회춘한 (이)청용이 형이 절 종종 이기시고요. 전 위치선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미드필더는 공을 많이 받으러 움직여야 되고, 수비할 때도 제 쪽으로 공이 못 오도록 미리 막아놔야 하죠. 그런데 어떤 분이 볼 때는 활동량이 없다고 느껴질 거예요. 제 쪽으로 공이 안 왔으니까. 하지만 저는 제가 하는 플레이가 팀에 더 도움 된다고 생각해서 의식적으로 수행합니다. 네이버 기사에 댓글이 있던 예전에는 좀 억울하기도 했어요. 제가 분명 활동량 상위권인데 '쟤는 안 뛴다'는 댓글이 달리니까. 요즘엔 댓글이 없어지기도 했고, 반응에 신경을 덜 쓸 수 있게 됐어요. 축구 잘 하는 것만 중요하니까.
- 내가 보완한 단점
어렸을 때는 볼 처리가 미숙했어요. 자신감이 있을 때는 볼 처리가 빠른데, 자신감이 없어지면 볼 처리가 느려지곤 했어요. 공을 잡고 패스 줄 곳을 찾다가 누가 채가는 경우가 잦았던 것 같아요. 이제 연차가 쌓이면서 그런 부분이 좋아졌어요. 빨리빨리 뿌려줄 수 있게 됐죠. 해외 선수는 부스케츠 같은 선수의 경기를 많이 보는데 화려한 건 없어도 따라하려고 노력해요. 다른 선수? 로드리, 페르난지뉴 같은 선수들. 키가 크고 저와 같은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요.
- 자다가도 생각나는 우승
프로 초반에는 상복이 있는 줄 알았죠. 2015년 서울에서 FA컵 우승하고, 다음 해 K리그 우승도 했어요. 울산으로 이적했을 때도 바로 FA컵 우승했고요. 복이 터지는구나 싶었는데 그 뒤로는 쉽지 않더라고요. 올해는 진짜, 이 우승 하나에 제 모든 걸 바쳐도 될 정도로 간절해요. 너무 원하고, 너무 하고 싶고, 자다가도 생각나고, 경기가 좀 안 된 날은 며칠 동안 힘들 정도로 간절해졌어요.
- 군대에서도 생각났던 준우승
울산의 2위 릴레이가 시작된 게 2019년부터예요. 제가 그걸 겪고 군대에 갔는데, 군생활 초반에 너무 힘들었어요. 초반에는 거의 몇 달 동안 우승에 대한 꿈을 꿨어요. 어떨 때는 우리가 우승하는 꿈이었고, 어떨 때는 준우승하는 날의 그 기분 나쁜 감정이 반영된 꿈이었고요. (전역한 뒤에 군대 꿈을 꾼 게 아니고, 군대에서 사회 꿈을 꿨군요?) 그만큼 아쉬웠던 장면들이 머리에 남았던 거죠. 작년에도 너무 간절했지만 못 했는데, 올해는 물러설 곳조차 없다고 생각해요.
-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
작년에는 파이널 라운드 진입하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성남에 졌죠? 올해는 수원FC 상대로 내용과 승점을 다 챙기면서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봐요. 경기 후에 수원에 있다가 내려왔는데, 울산 동료였던 (박)주호 형과 식사를 했어요. 그때 형이 그러시더라고요. 울산 좋다고. 올해는 긴장 같은 것 없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 29세 전성기에 세운 목표
그냥 울산에서 최대한 많이 우승하는 것. 그것뿐이에요. 예전엔 유럽진출도 국가대표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제 팀에서 잘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전북은 계속 우승하잖아요. 이제 울산이 계속 우승하게 만들고 싶어요. 전북의 (김)보경이 형, (문)선민이 형과 친한데 경기 전 연락하면 '살살 해라. 여차하면 담근다'는 말을 하곤 했어요. 그러다 실제로 담궈 버리면? 뭐 일부러 한 건 아니니까 어쩌겠어요. 미안하다고 해야지.
- 고故) 유상철 감독님의 6번
인연은 고등학교 때부터. 제가 처음 다닌 고등학교 감독님이 좀 강압적이셔서 전학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유상철 감독님이 춘천기계공고라는 곳에 팀을 창단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뭐에 끌렸는지 저분에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아버지께 바로 전화를 드렸어요. 그리고 공개 테스트를 통해 창단 멤버가 됐죠. 많이 배웠어요. 절 믿어주셔서 자신감도 생겼고, 미드필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고, 제일 중요한 건 승부욕이었어요. 같이 운동하다보면 선수들을 이기려고 더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무릎도 안 좋으셨는데. 그 인연으로 2017년 울산에 저를 추천해주셨고, 원래 부임하실 수도 있었는데 무산됐다고 들었어요. 6번을 받은 건 우연이었지만 유상철 감독님의 번호라서 마음에 들었죠. 감독님이 몸담으셨던 팀에 소속돼 있으면 유상철 감독님을 자주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마지막으로 전화 드렸을 때 꼭 같이 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지킬 수 없었던 그 말씀이 생각나요.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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