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탄 1000년의 역사..화마가 삼킨 모아이 석상의 눈물
남태평양의 화산섬인 칠레령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이 화재에 훼손됐다.
칠레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이스터섬에 화재가 발생해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라파누이 국립공원 내 라노 라라쿠 화산 주변 지역이 큰 피해를 봤다.
이로 인해 이곳에 모여있는 현무암 재질의 모아이 석상 수백 개 중 일부가 화염과 연기로 검게 그을리는 등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칠레 본토에서 3500㎞가량 떨어진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은 사람 얼굴 형태를 띠고 있다. 18세기 유럽 탐험가들이 섬을 발견하면서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10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약 1000개가 있다. 가장 큰 것은 높이가 10m, 무게는 80t에 이른다.
카롤리나 페레스 칠레 문화예술유산부 차관은 트위터에서 “지역사회가 세운 방화벽 덕에 채석장이 완전히 불에 타는 것은 막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터섬이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년여간 봉쇄됐다가 다시 외부에 개방된 지 약 2개월 만에 발생했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산불이 방화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페드로 에드문드파오아이스터섬 시장은 “화재로 인한 피해를 돌이킬 수가 없다”며 “수백만 유로나 달러를 들인다고 해도 이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석상에 생긴 균열은 복구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라파누이 국립공원의 한 관계자도 “모아이가 완전히 검게 탔다”며 “석상을 들여다보면 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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