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상승률 5% 넘으면, 고통 있어도 금리 인상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물가상승률이 5%가 넘으면 여러 고통이 있더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치솟는 물가와 원화가치 추락(환율 상승) 등 현재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저희가 겪고 있는 이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분기까지 5% 이상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긴축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물가가 진정되면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게 좋아 보인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통화 정책의 방향타를 돌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내년 1분기까지 5% 이상 물가…연말에나 3%대로 내려갈 것"
이 총재는 ‘10월 물가 정점론’에 대해서는 “아직 10월이 정점일 것이라 본다”면서도 “모든 요건이 물가 상승세가 5%에서 빨리 내려오지 않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5% 이상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유지되나 연말에는 3%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년 상반기 물가 상승률을 4.6%, 하반기는 2.9%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확실…한국 외환보유액 낮은 수준 아니다"
이 총재는 “경상수지가 올해 상반기에 270억 달러 정도 흑자가 나서 하반기 몇 달간 (흑자와) 적자를 왔다 갔다 하더라도 연간 전체로 흑자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통계적으로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내년 경상수지에 대해 그는 “반도체 경기가 2분기 이후 나아지고, 전 세계 침체도 상반기 집중돼 하반기에는 회복되는 국면일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전보다 적겠지만,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보유액 관련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내에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부족하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며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9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8월 말(4364억3000만 달러)보다 196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2008년 10월(274억2000만 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통화스와프, Fed와 많은 정보 교환…스와프로 모든 문제 해결 못 해"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서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 결정은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Fed와 많은 정보를 교환하고 논의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이 와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이 되면 Fed와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 효과에 대해서는 “경제 주체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많이 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이 사태가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될 것 같다”며 “여러 위기 요인이 많은 데다 대부분 위기 요인이 대외요인인 만큼, 경각심을 놓칠 수 없고 거기에 대해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전임 총재보다 이 총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정부 측과 회동이 빈번해졌다며 한은의 독립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과거 관행에서 많이 벗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한은이 금리 정책 외에도 한국 경제의 여러 정책에 관해 조언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독립성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도록 금통위원들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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