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0억대 수상한 해외송금은 '김치 프리미엄' 노린 환치기

임주언 2022. 10. 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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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 발생한 1조원 상당의 수상한 외환 거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조직적인 환치기 범행이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수조원대 불법 해외 송금 사건 중간 수사 결과 일본과 중국의 공범과 짜고 9300억여원을 해외로 불법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8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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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은행 전 지점장 등 9명 기소.. 中·日로 흘러간 자금 행방 추적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1조원 상당의 수상한 외환 거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조직적인 환치기 범행이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통상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높은 국내 거래 환경을 이용해 수익을 남기고,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신종 수법이 적발된 건 처음이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수조원대 불법 해외 송금 사건 중간 수사 결과 일본과 중국의 공범과 짜고 9300억여원을 해외로 불법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8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수상한 외환거래 실체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시세 차익 거래라는 게 검찰이 내린 중간 결론이다. 이번 수사로 적발된 건 일본·중국에 공범을 둔 불법 해외송금 조직 두 곳이다. 이들 조직은 가상자산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싸게 팔린다는 점을 노려 국내 거래소를 통해 거래한 뒤 이익금을 해외로 불법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송금 조직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본 현지 공범들이 보내온 34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팔아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4957억원을 모았다. 자금을 일본으로 보낼 때는 정상적인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증빙자료를 꾸몄다. 중국 관련 조직도 중국 공범들이 보낸 가상자산을 국내에서 거래하고, 매각대금 4391억원을 중국·홍콩 등 계좌로 불법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 전 지점장 A씨(52·구속 기소)는 이들 조직의 숨은 조력자였다. A씨는 지점장으로 있으면서 두 조직의 외화 송금이 정상적인 수입대금 지급인 것처럼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허위 내용을 입력했다. 해당 거래에 대한 ‘의심거래 경고’를 본점 보고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 대가로 2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검찰은 대규모 가상자산 거래의 자금원, 일본·중국으로 빠져나간 자금의 행방을 추가로 추적 중이다. 앞서 국가정보원까지 이 사건 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대북송금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범 8명에 대한 해외 공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외환거래에 대한 수사도 계속된다.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나욱진)는 신한·우리은행 본점과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송금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추가 의심 사례를 조사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이상 해외 송금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10조원대로 늘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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