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의 어원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온라인 가나다’라는 게시판이 있다. 누구나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어문 규범과 어법, 표준국어대사전 내용 등을 문의하는 곳이다. ‘에요’와 ‘예요’, ‘되’와 ‘돼’ 같이 쉽게 혼동하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20년 넘게 운영됐다는 이 국가 공인 상담 서비스에서 사람들이 유독 욕설 관련 호기심을 끊임없이 제기한 점은 흥미롭다.
“개××라는 말이 합성어인지 파생어인지 궁금하다”(2013년 12월)에서부터 “사내 새끼라는 말은 비속어냐 아니냐”(2022년 5월)라는 질문까지 욕 관련 궁금증이 줄기차게 국어원 문을 두드렸다. 운영 초기부터 열기가 대단했는지 국어원이 아예 2004년 정기간행물 ‘새국어생활’(14권 3호)에 조항범 충북대 국문과 교수의 욕 어원 탐구 소논문을 실을 정도였다.
조 교수는 ‘네티즌들이 궁금해하는 어원 몇 가지(2)’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말에는 욕설이 대단히 많다. 네티즌들은 이 욕설의 어원에 특별히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욕설이 갖는 특수성 때문에 논의를 기피했을지는 모르지만, 혐오감을 주는 욕설이라고 해서 연구 대상에서 멀리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우리말에는 ▶천시되고 무시되는 대상을 이용한 욕 ▶모두가 경멸하는 행동을 이용한 욕 ▶참혹한 형벌을 이용한 욕 ▶욕을 받는 사람의 어머니를 이용한 욕 ▶무시무시한 병을 이용한 욕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대통령 해외 순방이 비속어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한층 키웠다. 실제 발화 여부와 무관하게, ‘욕인지 아닌지’부터 ‘번역을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등 숱한 논쟁이 온·오프라인을 달군다.
국어원에 따르면 새끼의 사전적 정의는 ‘낳은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짐승’, ‘자식을 낮잡아 이르는 말’, ‘(속되게) 어떤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이다. 15세기 문헌에서부터 ‘새끼’의 옛말인 ‘삿기’가 나타나는데, 19세기부터 겹자음 ‘ㅺ’을 사용해 표기하다가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본래 시동생을 가리키던 ‘시아기’가 ‘새기’를 거쳐 변한 말”(박숙희,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심새롬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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