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태국.. "아시아 영화 열 편, 열 가지 색채"

최예슬 2022. 10. 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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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삶과 죽음, 폭력과 약자 등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아시아 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아시아 최대의 영화 축제’는 부산 영화제가 고수해 온 타이틀이다. 영화제 기간에는 다양한 경쟁 부문이 마련되지만 그중에서도 아시아의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뉴 커런츠’ 부문은 가장 중요한 섹션으로 꼽힌다.

뉴 커런츠 섹션의 심사위원장인 세르주 투비아나 유니프랑스(프랑스 대표 영화 기관) 회장은 6일 부산 해운대구 KNN에서 열린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가 평소 갖고 있는 관점이나 생각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영화를 위주로 수상작을 선정할 것”이라며 “내가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를 고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 커런츠 섹션은 지난 26년간 아시아의 보석 같은 작품과 뛰어난 신예 감독들을 발굴해 내며 신인 감독 등용문으로 주목받았다. 올해는 10편의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한국 영화인 ‘괴인’, ‘지옥만세’를 비롯해 ‘그 겨울’ ‘그 여자 쉬밤마’ ‘노 앤드’ ‘다시 찾은 블루’ ‘메멘토 모리: 어스’ ‘아줌마’ ‘천야일야’, ‘침묵의 장소’가 선정됐다. 뉴 커런츠에 선정된 작품은 뉴 커런츠상, 피프레시상, NETPAC상, KB 뉴 커런츠 관객상 등의 후보에 오른다.

심사위원으론 투비아나 위원장을 비롯해 프랑스 감독 알랭 기로디, 인도네시아 감독 카밀라 안디니, 일본 배우 카세 료, 한국 제작자 이유진이 참여했다. 투비아나 위원장은 프랑스 영화계에 오랫동안 발 담그면서 누벨바그(프랑스 영화계의 새 물결) 세대와 역사를 함께 겪었다. 기로디 감독은 프랑스의 대표 감독 중 한 명이다. 안디니 감독은 신인 시절인 2011년 뉴 커런츠 섹션에 작품을 출품했다. 이유진 프로듀서는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함께 제작했다.

투비아나 위원장은 “아시아라는 새로운 대륙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순수하게 보자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10개의 영화가 아시아 모든 대륙에서 온 영화인데 각각의 영화가 많은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놀랐다”며 “아시아 영화의 다양성에도 놀랐지만 전반적으로 영화의 예술성이 태동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기로디 감독은 “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면서 야망이 넘치고 독특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영화를 좋아한다”며 그 중에서도 김기덕, 박찬욱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영화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영화의 미학, 이야기의 서사적 측면이 미스터리하고 수수께끼 같다”고 말했다.

안디니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 번째, 두 번째 장편 영화를 할 때는 많은 가능성과 열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 영화감독들은 각자만의 이야기와 언어, 특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로 말 문을 연 카세 료는 “평소에는 잘 보지 않는 영화도 많이 보면서 새로운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감독 구보타 나오의 ‘천야일야’는 누군가를 잃었거나, 잃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독창적인 방식으로 시간의 비밀을 알려준다. 나데르 사에이바르 감독의 ‘노 엔드’는 사소한 거짓말이 빌미가 되어 엄청난 폭력 앞에 노출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말레이시아 출신 샘 쿠아 감독의 ‘침묵의 장소’는 치밀하게 구성된 플롯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연쇄 살인의 현장과 배후를 밝혀나간다.

인도 영화는 두 편이 선정됐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는 가난한 중년 여성의 고군분투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영화 ‘그 여자 쉬밤마’(자이샨카르 아리아르 감독), 크고 작은 교전과 테러가 빈번한 카슈미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여성의 고난과 고뇌를 그린 ‘그 겨울’(아미르 바쉬르 감독)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허슈밍 감독의 ‘아줌마’는 이번 영화제 주요 기대작 중 하나다. 싱가포르의 국민배우 홍휘팡을 필두로 국내 배우 여진구, 정동환, 강형석 등이 출연한다. 태국의 시나리오 작가 티파니 루스완은 ‘다시 찾은 블루’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 기자 출신인 베트남의 마르쿠스 부 마인 끄엉 감독도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낸 영화 ‘메멘토 모리: 어스’를 통해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영화 ‘괴인’(이정홍 감독)은 목수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한 남자와 그의 주변 인물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옥만세’(임오정 감독)는 자신들을 괴롭힌 악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나선 두 소녀의 모험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우리 영화제는 처음부터 아시아 중심이라는 기치를 내걸었고 새로운 아시아 영화, 감독을 발굴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스스로 임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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