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지역 스토리 콘텐츠 대중화 시대의 작가 안희철①

2022. 10.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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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전문 소극장은 14개 정도로 아트플러스시어터 예술극장과 예술극장 ‘온’을 제외한 12개 소극장이 ‘대명공연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창작 작품들이 생산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공연극장 운영과 극단 운영의 지속적인 레퍼토리 개발로 지역의 스토리(역사, 인물, 도시 공간, 생활 풍경과 소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다루는 보편적 소재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생산적인 스토리 개발은 연극, 오페라, 뮤지컬, 축제 등에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예술 도시로서의 변화와 정착은 지자체의 문화정책과 육성, 대구문화재단의 설립과 창작지원제도, 지역 특성화 콘텐츠 발굴, 대명공연거리 활성화, 대구시립극단의 지역 소재 발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등으로 인해 공연 예술 도시로서 창작 환경 기반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지역 스토리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있다.

지역스토리의 개발의 원천은 작가를 중심으로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공연의 생산성으로 확장되어 지역 문화가 정착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대구는 등단을 통해 활동하는 작가군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故) 이만택, 이영규, 최현묵, 안희철, 신철욱, 박세향 등이 있으며 김재석, 김재만, 윤정인, 김하나, 박선희, 정민경, 이나경, 손호석, 이재용, 김미정 등은 전업 작가와 작, 연출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역 소재의 작품은 일반 작가, 대중적 극단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으면서도 민예총 계열의 극단 및 작가, 작품에서도 지역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이 공연되어 왔다. 이러한 지역 분위기로 작가들의 창작 활동과 지역 공연 문화 활성화에 지속해서 참여하면서 지역 소재 스토리 발굴에도 안정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할 수 있다.

지역 소재의 콘텐츠 발굴과 지속할 수 있는 작품성과 무대 미학들이 결합하여 생산적으로 지역 소재 콘텐츠들이 활성화 되어 갈 수 있는 환경에는 대구지역 극단과 창작활동 증가, 문화예술 지원사업 확대, 대명 공연예술센터의 지역 스토리 콘텐츠 개발, 작가 양성을 위한 ‘대명동에는 작가가 산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들이 생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변화되는 특징이다. 특히 안희철 작가는 대구 동원동 자갈마당의 금수 세탁 공장을 모티브로 하는 <동화 세탁소>(2003)을 발표하면서 지역 인물, 역사, 도시의 스토리를 연극과 뮤지컬로 22편을 발표해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지역 소재의 콘텐츠가 그 한계성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작품성과 예술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립극단 지역 소재 발굴

대구시립극단이 지역 소재 콘텐츠 개발로 시도된 첫 사례는 이상원 감독(2002~2007) ‘지역 연극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지역민의 삶과 정서에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발굴하면서부터 점화되기 시작했다. 대구지역의 역사 인식을 환기할 수 있는 대구시민 민주항쟁의 2.28등 역사 소재 작품들이 공연된 사례들은 있었으나 지역 인물과 삶을 보편적인 연극 소재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이 두드러진 변화이다. 대구를 무대로 한 토종연극 1호로 개발된 작품은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으로 오른 안희철 작, 이상원 감독으로 무대화된 〈동화 세탁소〉로 안희철 작가는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지역 소재가 한정된 역사극에서 탈피해 현대적인 지역의 풍경과 삶을 희곡화 한 1세대 작가이다.

〈동화 세탁소〉는 무허가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 있는 대구 도원동 자갈마당의 금수 세탁 공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삼류 인생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대구의 역사 소재에서 지역의 생활 풍경과 삶, 소시민들의 애환을 그려낸 첫 시도의 작품이다. 당시 공연에서는 대구 사투리를 일부 극 중 인물을 통해 그대로 무대화 해 실제 지역 정서와 공감을 얻었고 쌍절곤과 스포츠댄스로 꾸며진 ‘세탁소 쇼’와 애니메이션 영상까지 동원됐다. 무대 전면을 활용하는 기술로 안젤라와 진석의 꿈속 결혼식 장면에서는 드라이아이스와 바닥 전구를 이용한 조명 효과로 6명의 리본 체조단 장면을 환상적인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이상원 감독은 “그동안 대구연극에서 볼 수 없었던 스펙터클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동화 세탁소>는 그동안 무거운 연극 일색이었던 시립극단의 레퍼토리로 볼 때 파격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기존에 발표되었던 창작극, 번역극, 고전극과 현대극으로 재창작 되어 무대화 되었던 대구시립극단의 관행을 깨고 ‘지역 연극 시리즈’를 기획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작품성으로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안희철 작가는 이 작품의 성공과 가능성으로 연극 <동화 세탁소>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발(이하, 딤프) 이 유치되기 이전 2004년에 뮤지컬 작품으로 각색해 발표했다. 대구문화재단 설립 이전과 딤프 개막전에 대구의 대표적인 약전골목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드리고 있는 창작 뮤지컬 <허브로드>(2007) 을 발표하게 된다.

안희철 작가의 등장으로 무거운 주제와 소재에서 대구지역 도시의 환경과 역사, 도시공간 이야기, 지역의 사건, 시민들의 삶과 애환을 그려내면서 지역의 보편적인 소재가 무대화가 가능한 지속 가능한 지역 스토리 콘텐츠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대구시립극단은 작품의 성공으로 대구 출신 천재 화가 ‘이인성 작가의 일대기’를 ‘지역 소재 연극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공연하게 된다. 이 작품은 2003년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 <노을 앞에서>로 신철욱 극본, 이국희 연출로 공연되었다. 주목을 받은 것은 이전까지 지역 소재의 콘텐츠 및 무대화 된 지역 소재 희곡은 지역 역사 인식을 환기할 수 있는 극적인 장치와 드라마가 미흡한 채로 인물과 역사를 나열방식으로 조명(照明)하였다면 <노을 앞에서>는 배우들의 비중을 줄이고 몸짓, 소리, 음악, 빛 등의 오브제를 활용해 작품을 실험적이면서도 연극의 대중적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그려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점을 보였다. 대사보다 신체 언어를 통해 이인성의 삶과 예술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으며, 지역 관객과 새로운 공감을 시도한 작품이었다.

이러한 뮤지컬 도시로의 붐과 정착으로 대구시립극단은 지역 소재 창작 뮤지컬이라는 활성화를 모색하게 된다. 지역 소재 특성화를 시도하면서 소재 발굴과 스토리 콘텐츠의 가능성으로 연극 소재에서 창작 뮤지컬로 제2기의 전환기를 시도한다는 점이 두드러진 변화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구 소재 창작 뮤지컬은 역사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최주한 예술 감독 이후부터는 지역 역사와 인물 소재를 창작 뮤지컬로 개발해 유료 관객 증가 및 시민들의 공연 관람 참여도가 높아져 대중적인 시립극단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의 삶을 뮤지컬로 다룬 <비 갠 하늘>(안희철 작, 최주환 연출)을 2016년도에 선보이면서 객석 점유율 및 유료 관객이 총 2회 공연 92%로 관객 2천8백여 명(엑스코 오디토리움) 이 관람했다. 평균 대구시립극단 유료 관객 70%대를 넘어서면서 대중적 관심을 유도한다는 것은 시민들이 지역 소재 창작 뮤지컬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었고 지역 소재가 지속 가능한 성공 콘텐츠로 활성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성공적인 결과로 2018년도에는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의 항일운동 역사성을 소환한 창작 뮤지컬 <반딧불>(작, 박선희 연출 최주환) 을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초연(初演)되면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유도했다. 600석 규모의 극장은 총 3회 공연으로 유료 관객 85%, 1천5백 명이 관람했고 지역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로 특성화시키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 작품은 당시 개국 23주년을 맞은 지역 민영방송 TBC와 공동 제작되어 ‘뮤지멘터리’(뮤지컬과 다큐멘터리의 합성어)로 방영되어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정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지역 소재를 바탕으로 하는 대구시립극단의 창작 뮤지컬 특성화로 연극문화 불모지였던 대구연극과 공연예술의 대중성을 회복하고 관객 및 유료 관객 증가, 창작 뮤지컬 전문 인력(작가 및 작곡가, 뮤지컬 배우, 지역 소재발굴) 을 질적으로 생산해 내는데 기여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변화는 대구가 ‘국제적인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시(市)의 문화육성 정책, 문화재단의 출범으로 문화를 향한 지원 예산이 풍족해져 공연 문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현, 대구문화에술진흥원)이 지역 예술단체의 지원 확대, 문화재단의 민간극단 소극장화, 공격적인 지역 역사 소재 수용과 지원 제도, 근대 인물 발굴 등 도시 문화환경의 변화를 마련해 지속 가능한 지역 스토리 발굴이 이루어 졌다는 점과 작가의 스토리 창작을 할 수 있는 공연예술도시로 변화되었다는 점이 지역 소재 발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작가의 창작 환경의 변화와 지역문화 정책으로 작품들이 생산적으로 발표되면서 안희철 작가는 지속할 수 있는 지역 소재를 꾸준하게 발표하고 있다. 특히 연극, 뮤지컬, 오페라 장르까지 지역 소재를 확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 소재의 개발과 작품의 대중성과 예술적인 성과로 이어진 작품 중 다수가 안희철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지역 작가 중 가장 많은 소재를 발굴하고 성공시켜온 작가이다.

작가 안희철의 지역 소재 작품성

안희철 작가는 1988 계간 ‘오늘의 문학’ 희곡 부문 신인상에 당선되어 2001년 부산일보·전남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었다. 대구를 작가적 생산 도시의 거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오면서 지역 소재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성공시켜왔다. 안희철 작가 작품은 특정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며 연극, 뮤지컬, 오페라, 지역 공간 스토리텔링까지 장르가 광범한 것이 특징이다.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가운데 탈 연극 장르를 포함해 지역 소재를 가장 많이 발표해온 작가이다. 지역 역사, 시대의 삶과 풍경, 시민들의 애환, 도시 이야기 등 그의 소재는 광범한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작품성, 예술성, 대중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희철 작가 이전 지역 연극 환경은 번역극, 창작극, 고전극, 현대극과 실험극으로 연극 환경의 무대를 이탈하지 않고 보편적 작품 활동으로 공연이 이어졌다면 안희철 작가의 지역 소재 개발과 성공으로 연극과 작품의 소재가 지역 관객들과 밀착되는 창작 소재로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안희철 작가는 <동화 세탁소>(2003) 성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지역 소재를 다루기 시작한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지역의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대구에서 살아가는 역사적 인물과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열정도시>(2004)는 대구의 대표적인 갓바위가 기울었다는 허구적 모티브를 하고 있다. 총체극으로 결합 된 작품에서는 합창, 판소리, 라이브 연주로 지역 소재로 입체감 있게 살렸으며 대구를 상징하는 이상화, 서상돈, 곽재우, 김충선 등의 역사적 인물은 영상을 통해 표현하고 무대는 갓바위가 기울고 있는 형상으로 수직화했다. 역사적 인물의 소환은 무당의 접신(接神)을 통해 양식화시키고 굿의 원형보다는 재현적 특징으로 무대화했다. 무대는 상징과 기호로 갓바위의 허구적 모티브를 총체적으로 시도하면서 지역의 역사적인 소재를 보편화해 관심을 높이는 작품이 되었다. <동화 세탁소>와 <열정도시>의 무대화가 지역 소재 가능성을 인식시키는 작품이 되면서 이후 지역 소재 콘텐츠를 무대화를 시도한다.

지역의 역사 소재에서 근·현대 생활 풍경과 삶을 다루다.

안희철 작가는 뮤지컬 버전 <동화 세탁소>, 총체극 <열정도시>의 가능성으로 대구의 근현대사에 얽힌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여기는 대구다>(2006)를 발표하였고 극단 초이스 시어터 최주환 연출에 의해 팔공산 부인사 초조대장경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연극<데자뷰>(2011)를 이듬해 창작 뮤지컬 <데자뷰>(2004)로 시도하면서 연극의 한정된 장르를 이탈해 전 방위적인 지역 소재를 다루기 시작한다. 작품은 부인사에 문화재 도난 범죄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이규환 형사가 사건 해결을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려 시대 초조대장경을 만들 당시와 과거 장면으로 그려져 고려 시대와 현재 부인사의 읽힌 데자뷰들이 과거-현재로 오마주 되면서 작품을 ‘윤회(輪廻)’라는 측면으로 그려내고 내고 있다. 연극적인 소재로 발표된 소재들이 총체극과 창작 뮤지컬 등으로 성공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안희철 작가는 이 전 작가에서 볼 수 없었던 지역 소재를 다양한 장르로 재창작 발표하거나 원작 희곡을 뮤지컬화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다. 작품에서 발견된 문제들을 수정 보완해 발표하는데 연극과 뮤지컬 버전의 <동화 세탁소>는 창작 뮤지컬 <화이트 데이>로 공연하고 지역 소재 창작 뮤지컬을 시도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허브로드>(2007) 이다.

<허브로드>는 대구의 대표적인 약전골목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며 지역 소재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열었다. 35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구의 약전골목은 예전부터 질 좋은 한약재를 구할 수 있는 한방의 약재 구입의 통로였다. 약전골목을 중심으로 형성이 된 인근 공간은 ‘허브로드’에서 나오는 것처럼 과거와 현재가 모두 담겨있는 곳으로 약전골목에는 과거 관덕당 옛터, 유신과 80년대를 풍미했던 운동권 학사주점 곡주사,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영남지역 최초의 서양식건축물 계산성당, 극에서도 등장하는 대구·경북 최초의 개신교 교회 구 제일교회 등 대구의 산 역사를 담은 수많은 곳이 산재해 있다.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약전골목이 ‘허브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역의 역사적 전통성을 현대의 창작 뮤지컬로 담아 발전 보전하자는 취지도 있으면서도 작품 배경이 관객들한테 친숙한 무대로 지역관객들한테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무대였다. 이후 안희철 작가는 대구문화재단의 설립(2008)과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이 개막되면서 연극, 뮤지컬의 지원 활성화와 지역 문화의 환경 변화로 지역 소재 발굴을 적극적으로 다루게 된다.

뮤지컬로는 일제 강점기 대구 진골목의 건달들과 독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진골목 용진당패>, 한국 산업화 시대 대구 고모령에 얽힌 한 가족의 이야기 <비 내리는 고모령>(2013), 경상북도 영주 소수서원에 배향된 안향 선생의 이야기<구름에 마음 태우고>, 대구 수성못 등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코리아>(2015) 등이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 권기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비상>(2016)은 연극과 뮤지컬 버전 <비 갠 하늘>로 공연되었다. 연극 <비상>은 귄기옥이 평양숭의여학교 재학시절 3·1 만세 운동 시기를 기점으로 점화된 그녀의 민족애와 독립운동, 비행사의 꿈, 그리고 평남도경 폭파 사건으로 중국으로 밀항, 운남 비행학교시절, 중국에서의 항일 독립운동, 선전 비행을 통한 일본총독부 폭파 계획을 다루고 있다. 이상정과의 만남과 결혼, 민족시인 이상화의 만남, 중일전쟁(1937)이 일어나기 직전 일본에 중국 기밀을 넘겼다는 협의로 체포돼 8개월 간의 옥살이를 하고 무혐의로 석방되던 해까지 역사의 시간을 무대로 소환하고 있다.

이밖에도 안희철 작가는 현진건 소설 <운수좋은 날>을 모티브로 해 일제 강점기부터 2,28까지 이어지는 한 가족사를 다루는 <럭키데이>(2017)와 대구 출신의 영화감독 이규환의 삶을 다루는 <이규환, 나는 조선의 영화감독이다> (2018), 대구 출신의 전태일 열사와 조영래 변호사 이야기<만나지 못한 친구>(2018), 한국 최초의 창작희곡집 저자이자 영남일보 사장을 지낸 김영보 선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나의 세계로>(2019>를 발표했다. 음악학자이자 가곡작곡가인 김진균 선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연극 <김진균, 산너머 저 하늘이> 작품은 성악과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표현되는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 연극이었다. 대구 달서구 도동 서원의 이야기 <도동 서원, 황금 나무> (2021) 등 연극으로 지역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은 14편, 뮤지컬로 동일 소재로 재창작되거나 창작되어 발표한 작품은 11편으로 안희철 작가는 연극, 뮤지컬로 지역 소재를 25편을 발표하면서 지역 스토리 콘텐츠를 무대화 해 오며 작품성으로 지역 소재의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며 작품 대다수가 고른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지역의 소재를 도시의 이야기로 스토리텔링해 공연한 작품과 축제 행사를 포함하면 발표된 작품은 40여 편 이상이다.

이러한 안희철 작가의 지역 소재의 탐구와 성공 가능성은 기존 역사와 인물의 한계적 창작에서 탈피해 지역 소재를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친근한 소재로 발표하고 있다. 지역 역사, 도시 이야기, 근·현대 인물, 대구의 생활 풍경, 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다루면서도 스토리의 한계, 불안정한 무대 미학을 탈피해 공감하고 지속이 가능한 지역 소재 발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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