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지시"..美, 대만에 소형 무기 대량 비축 추진
2027년은 PLA건군 100주년·시주석 4연임 결정되는 해
무기 비축은 中침공 시 초기 공격 막아내기 위한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내도록 군에 지시했다고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밝혔다. 2027년은 시 주석의 4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해이자 중국 인민해방군(PLA) 건군 100주년 되는 해다. 시 주석은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대만 통일에 둘 가능성이 크다.
번스 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대만을 장악하겠다는 신념이 확고하면서도 무력이 아닌 방법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우리는 시 주석이 군에 2027년이 지나기 전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202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분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설은 베이징 외교가에 널리 퍼져 있지만 현직 미 CIA 국장이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필립 데이비슨 전 미 인도태평양사령관도 지난해 9월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기로 2027년을 특정했다. 시 주석이 3번째 임기를 끝내고 집권을 더 하려 할 경우 2027년이 관건적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시 주석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5년 후 열리는 21차 당 대회에서 4연임을 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번스 국장은 또 시 주석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의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은 러시아군의 저조한 성과를 보고 정신을 차린 것 같다”며 “중국 지도부는 침공 당한 국가의 국민이 엄청난 용기와 끈기로 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20일 전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에 성역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 대해 의문과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대만이 초기 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무기를 대량 비축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이 침공 전 대만을 봉쇄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이나 다른 우방국의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대만이 버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미 정부 관리들은 이동성이 뛰어난 소형 무기 등 대만에 판매할 무기 종류와 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군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태로 실사격 훈련을 벌였다. 중국군이 훈련을 실시한 6개 구역은 대만의 주요 항구와 항로에 인접한 곳이어서 해상 봉쇄를 시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5일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르면 올해 연말 안에 미국 정부가 대만이 구매한 정밀·기동성·원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무기를 인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만 담강대 전략연구소 린잉유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위력을 보여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육군은 325억 대만달러(1조4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정거리가 300km인 하이마스 29문을 도입하기로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글로벌대만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다른 나라가 와서 대만을 방어하는 데만 의지할 수 없다”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방어 전력을 조정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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