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수리 전세'인데 2억 싸게 내놨다..이사철도 안통한 역전세난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단지 상가 내 상가. 1층에 늘어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에는 '급전세'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지난 7월 14억원 전후에 계약되던 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짜리 '올수리' 전셋집 시세가 평균 12억원으로, 석 달 새 2억원 떨어졌다. 자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이 내놓은 물건은 9억원대에도 계약된다.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라며 "집주인이 전셋값을 시세보다 확 낮춰도 손님이 잘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하락세다. 지난 6월 중순부터 17주 연속 약세이고, 내림 폭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란 '호재'도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 하락했다. 지난주(-0.18%)보다 낙폭이 커진 것으로, 2019년 2월 18일(-0.22%)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서울 25개 구가 모두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송파구(-0.38%)와 서대문·종로구(-0.29%), 은평구(-0.28%), 성북구(-0.27%), 중구(-0.25%), 강동구(-0.24%)의 하락 폭이 컸다.
전세 물량도 쌓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6일 기준 4만1572건으로, 한 달 전(3만5687건)보다 16.5% 늘었다. 2년 전인 2020년 10월 6일(8642건)과 비교하면 381%나 급증했다.
서울 전세 시장 약세는 금리 인상 여파로 분석된다. 부동산원 측은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전세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5~6%로 뛰면서 월세 전환율인 4%대보다 높아지다 보니 전세 보증금 증액분을 월세로 돌리는 수요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매매 시장 분위기도 어둡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2% 떨어져 지난주(-0.19%)보다 낙폭이 커졌다. 2012년 12월 3일(-0.21%)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노원구(-0.36%)와 도봉구(-0.37%), 서대문·은평구(-0.28%), 송파구(-0.27%)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때문에 매매, 전세 시장 모두 당분간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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