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닌 다른 계절에 잠자리가 어딨는지 아세요? [ 단칼에 끝내는 곤충기]
팍팍한 세상에서 잠시 기분전환 할 수 있는 재미난 곤충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 맞춘 흥미로운 이야기이므로 얘깃거리로 좋습니다. <기자말>
[이상헌 기자]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조용필의 대표곡 중 하나인 <고추잠자리>의 첫 구절이다. 1981년에 발표된 고추잠자리는 국내 가요 인기 순위에서 24주간 1위를 기록했는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최장기록이다. 당시 그의 독주를 막기 위해 방송사에서는 1위 가능 횟수를 제한했을 정도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 고추잠자리. 머리부터 배끝까지 빨갛다. 배만 빨간 고추좀잠자리와 구분되는 특징. |
ⓒ 이상헌 |
약 35mm 정도의 크기인 고추좀잠자리 미성숙 개체는 배가 노란색인데 완전히 성숙하면 빨갛게 변한다. 이를 혼인색이라고 하며 수컷만 적색으로 바뀌므로 암컷과 미성숙 수컷은 비슷해 보인다.
▲ 왕잠자리 애벌레. 주걱턱을 손처럼 뻗어서 사냥감을 낚아챈다. |
ⓒ 이상헌 |
다리에는 가시털이 철조망 처럼 나 있어 사냥감을 잡아채서 가둘 수 있다. 가을이 다가오면 갑작스레 고추좀잠자리와 된장잠자리가 우리 눈에 띈다. 날이 더우면 산꼭대기로 피신해 있다가 선선해지면 내려오기 때문이다.
부릅뜬 눈알로 포식자를 놀래킨다
콧수염을 기르고 어설퍼 보이는 몸부림으로 방송에 등장한 김흥국은 <호랑나비>를 부르며 이름을 알렸다. 국민 노래 <독도는 우리땅>의 정광태는 김흥국과 함께 <독도로 날아간 호랑나비>를 리믹스해서 불렀다. 이 노래의 첫 구절은 이렇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날아간 호랑나비~"
고추잠자리 만큼이나 우리에게 친숙한 호랑나비의 먹이식물은 운향과(탱자나무, 머귀나무, 산초나무, 황벽나무, 귤나무, 백선) 나무이며 4월~10월에 걸쳐 발생한다. 봄형과 여름형이 있으며 후자가 더 크고 무늬가 화려하다.
▲ 호랑나비 애벌레. 새똥을 닮은 외관이지만 점점 자라면서 녹색 몸매로 바뀐다. |
ⓒ 이상헌 |
목덜미에 냄새뿔(취각)을 숨기고 있다가 위협을 느끼면 불쑥 꺼낸다. 주홍색의 Y자 처럼 생겼으며 한 팔 떨어진 거리에서도 냄새가 날 만큼 고약하다. 호랑나비과 애벌레는 대개 눈알 무늬와 취각(osmetrium)을 갖고 있다.
노랫가락에 실려 운치 있는 가을을 알려준다
노랫가사에 녹아들어 큰 인기를 끈 가요가 있다.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뚜라미 우는 소리"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최헌은 1976년 그룹사운드 <호랑나비>를 결성해 <오동잎>을 크게 히트시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 왕귀뚜라미. 가을 풀밭에서 흔하게 보이는 귀뚜라미. |
ⓒ 이상헌 |
귀뚜라미 무리는 극지를 제외한 전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현재까지 3000여 종 넘게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울벌레류, 긴꼬리 종류, 땅강아지 등을 포함하여 약 40종이 살고 있다. 밤에 활동하며 잡식성이고 흙 속이나 식물 줄기에서 알로 월동한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쓰고 있으며 식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는 동서양 모두 평가가 후하다. 아동문학 피노키오에도 조연으로 등장할 만큼 인간에게 친숙하다. 한족은 귀뚜라미 싸움에 열광했고 동남아에서는 식용 곤충으로 인기가 많다. 현재 여러나라에서 사료와 단백질 보충, 미래의 식량자원으로서 다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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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의 사진은 글쓴이의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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