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보다 무서운 건 고용지표? [3분 미국주식]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를 확인한 6일(한국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탄탄한 노동시장은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고물가 국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에 힘을 싣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10월 들어 일시적으로 살아난 투자 심리는 장 초반 무너졌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3만선, 나스닥지수의 1만1000선을 모두 되돌려 놨다.
미국 인력 관리 서비스 기업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utomatic Data Processing·ADP)는 이날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9월 전미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9월 비농업 민간 부문 고용은 지난 8월보다 20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치인 20만명을 상회한 숫자다.
ADP 고용보고서는 오는 7일 밤 9시30분 미국 노동부에서 공개되는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보다 이틀 먼저 나왔다. 민간 자료인 만큼 노동부 발표치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ADP 고용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견조한 노동시장을 가늠했다. 실업률 감소는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한 연준의 고금리 통화정책을 지탱하는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모아진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에서 9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27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 31만5000명보다는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 기간 실업률이 지난 8월 3.7%와 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DP 고용보고서를 확인한 뉴욕증시는 장 초반부터 1% 넘게 하락했지만, 장 중반부터 낙폭을 만회했다. 다우지수는 42.45포인트(0.14%) 밀린 3만273.8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65포인트(0.20%) 떨어진 3783.28, 나스닥지수는 27.77포인트(0.25%) 하락한 1만1148.64에 마감됐다.
뉴욕증시의 장 초반 시장을 억누른 또 하나의 요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월례 장관급 회의다. 기존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월례 장관급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11월부터 일간 원유 생산량을 이달 대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OPEC 플러스의 감산 폭은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최대로 평가된다. OPEC 플러스는 다음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4185만 배럴로 제한한다. 이로 인해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87.76달러로 1.43%(1.24달러) 상승했다. 최근 3거래일간 상승률은 10.40%나 된다.
다만 OPEC 플러스의 감산은 뉴욕증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장 초반 하락했던 뉴욕증시가 OPEC 플러스의 성명을 확인한 뒤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낙폭을 만회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OPEC 플러스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지만 협의체를 구성하는 산유국 상당수가 지금의 생산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음달에 실제로 적용될 하루 감산량은 90만 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증시의 대부분 섹터에서 나타난 하락에도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만은 상승했다. 포드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1%(0.15달러) 오른 12.51달러에 마감됐다. 테슬라가 3.46%, 제너럴모터스가 2.68%, 스텔란티스가 2.56%씩 밀린 자동차 기업들의 하락세와 반대로 움직였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포드가 공급망 차질로 주당순이익(EPS) 전망치의 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목표 주가를 14달러로 제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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