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페레즈가 망친 부산의 1년 6개월, 그 여파는 강력했다
“꼴찌로 시즌을 마치고 싶지 않다.”
박진섭(45)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취재진을 만나 늘 하던 이야기다. 내년을 위해서라도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건 분명 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은 탈꼴찌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히카르도 페레즈(46·포르투갈) 감독이 팀을 망가뜨린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0시즌 K리그1 꼴찌로 자동 강등당한 부산은 그해 11월 페레즈 감독을 선임했다. K리그2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찍이 2021년 준비를 마친 부산은 포르투갈 출신의 젊은 수장에게 기대를 걸었다. 페레즈 감독은 전방 압박·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했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파격적이며 공격적인 전술은 잠깐이나마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상적인 변화로 보였으나 실전에서 통하지 않았다. 페레즈호는 당시 K리그2 득점왕 안병준(23골)을 보유했음에도 헐거운 수비로 상대 먹잇감이 됐다.
부산은 결국 2021시즌 5위에 그쳤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은 잡지 못했고 건실한 팀을 만들어 가는 시늉만 한 셈이 됐다. 늘 강조하던 ‘선수 육성과 비전’은 미약한 성과의 방어막이었다.
2022년엔 페레즈호가 침몰했다. 페레즈 감독 부임 2년 차인 만큼 전술·전략이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3월부터 하위권을 전전했다.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는 데도 페레즈 감독은 위풍당당했다. 마치 숨겨진 수가 있는 명장인 것처럼 행동했지만, 부산은 지난 6월 결별을 택했다.
K리그2 전문가 박찬우 해설위원은 “(페레스 감독 부임 동안) 지난해보다 올해 성적이 안 좋았기에 퇴보했다고 봐야 한다. 2021년에도 전략을 90분간 유지하지 못하는 등 유사한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단점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부산은 2019년 광주FC를 K리그2 정상에 올려놓은 박진섭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박 감독은 신선한 포메이션 도입 및 선수 기용으로 성과를 낸 인물이다. 무너진 팀을 일으키기에 적격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부산은 감독 교체 효과도 보지 못했다. 박진섭 감독의 부산은 안산 그리너스와 첫 경기에서 승리했으나 이내 고꾸라졌다. 그래도 최하위보다 한 계단 높은 10위를 유지했지만, 7월 꼴찌로 추락한 후 단 한 차례도 도약하지 못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산은 선수 보강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라마스, 정원진, 문창진 등 K리그1에서 뛰던 이들을 대거 수혈했다.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저조한 득점력이 발목을 잡았다. 부산은 7월 초부터 한 달간 ‘7경기 무득점’이란 불명예 기록을 썼다. 올 시즌 K리그1·2 통틀어 최장 무득점 기록이다. 연승은 4개월 동안 한 차례도 없었다. 시즌 2경기만을 남겨둔 현재 여전히 꼴찌다.
박찬우 해설위원은 “박진섭 감독의 부산은 전방 압박·빌드업 등 페레즈 감독 때보다 좋아졌다. 다만 전반 30분까진 전술 실행이 잘되다가 후반에 가면 힘이 빠진다. 간격이 촘촘하다가 벌어지고 (선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 지속되지 않는 게 문제다. 다른 팀들도 그렇지만 부산이 유독 심하다”면서도 “박진섭 감독은 능력이 있다. 그간 성과가 있으니 다음 시즌까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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