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주제삼은 많은 시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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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은 많은 시인들의 시의 소재가 되었다.
한말과 일제강점기 이래 시인들에게 아리랑은 좋은 글감이었다.
'향토색'은 물론 각자의 성향이 다른 시인들이 아리랑 관련 시를 남겼다.
아리랑을 소제로 하는 시 몇 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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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 기자]
▲ 영암기찬랜드에 세워져 있는 하춘화의 '영암아리랑' 노래비. 엄길마을에서 나고 자란 이환의가 노랫말을 썼다. |
ⓒ 이돈삼 |
아리랑은 많은 시인들의 시의 소재가 되었다.
노래보다 시의 숫자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한말과 일제강점기 이래 시인들에게 아리랑은 좋은 글감이었다. 사랑과 이별, 원한과 해원. 우국과 저항 그리고 넉넉하고 넘치는 후렴이 글쟁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리랑은 솔직한 사랑의 실토이며 이별의 한이 잠겨 있다. 그 뜨거운 점은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통영갓에 도포로 의관을 바르게 한 존엄해 보이는 우리 조상들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뜨거운 사랑이 비단처럼 펼쳐지는 것이 아리랑이다. 노래 이름은 하나지만 지방마다 가사와 가락이 다른 것은 향토색이란 특징 때문이다. 이렇게 향토색이 다른 데 민요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어 좋다. (주석 1)
▲ 5월 30일 노산공원 중턱에 세워진 최송량 시인의 ‘삼천포 아리랑’ 시비(詩碑). |
ⓒ 뉴스사천 |
아리랑 영감
고 은
박판술 영감이 지나가면
우리는 육자배기가 지나간다고 했지
그가 논두렁에 잠들어 있을 때
우리는 육자배기가 뻗어 있다고 했지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에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그 동지섣달이 뻗어 있다고 했지
육자배기하고
동지섣달하고 그렇게도 잘 부르더니
그 늙은 홀아비 판술 영감은
죽기 이틀 전에도
병든 몸 끌고 토방에 나와
한바탕 진도아리랑 불러댔지
죽 한 사발 끓여줄 사람도 없어서
혼자 기어나와 죽 끓여먹고 간장 먹고 앓은 영감
그러던 그 영감 토방에 나왔으니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저 영감 살아날라나보다 힘차다 했는데
다음 다음날로
그만 힘차게 이 세상 후딱 떠나버렸지
동네사람들 새로 짠 가마니 두어 장 내다가
둘둘 말아
남생이 언덕 바람 속에
홀아비 송장 묻으며
이구동성으로 날 좀 보소 불러 주었지
그 뒤 괜히 바람 치는 밤이면
남생이 언덕 평토장한 무덤에서
그 영감 육자배기도 진도아리랑도 들린다 했지
생전보다 더 기막히게 부르는 진도아리랑 들린다 했지. (주석 2)
아 리 랑
정공채
캄캄한 날에
그저 지게 목발이야
어이 그저 앞에 간달 수도 없고
어이 그저 뒤에 간달 수도 없네
인생의 구비야
마음에는 한
육신에는 골병인걸
아무리 잘 살아도 제 마음 속일 수야
아무리 못 살아도 제 팔자 버릴 수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해 뜨면 꽃 볼 거냐
달 뜨면 님 볼 거냐
아리랑 아라리요 긴 아리랑.(후략) (주석 3)
주석
1> 임동권, <한국의 민요>, 34쪽.
2> 고은, <만인보1>, 창작과비평사, 1986.
3> 정공채, <아리랑>, 오상,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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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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