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강자 된 10CM와 빅나티..듀엣 아닌 듀엣 눈에 띄네
듀엣 아닌 듀엣이 가요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10CM와 빅나티가 함께 부른 ‘딱 10CM만’가 멜론 주간 차트 9위에 올랐다. Mnet ‘스트릿 맨 파이터’ 퍼포먼스 음원으로 제작된 지코의 ‘새삥’(Feat. 호미들)을 제외하면 아이브ㆍ뉴진스ㆍ블랙핑크ㆍWSG워너비 등 걸그룹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디 가수와 래퍼의 이색 조합이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5개월 만에 두 번째 만남 “한 팀 같아”
이들의 만남은 지난 4월 발표한 ‘정이라고 하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빅나티의 곡에 10CM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20위권에 머물 정도로 롱런 중이다.
10CM는 “서로 장르도 다르고 감성이 아주 다른데 케미가 좋아서 새 곡을 의뢰하게 됐다”며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한 팀이라는 느낌이 강한 곡이 만들어져서 함께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10등 안에 들면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이들은 조만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3일 업데이트된 주간 차트 기준 100위권 내 가수 이름이 병기된 곡은 9곡, 피처링이 명시된 곡은 7곡이다. 필굿뮤직 소속인 윤미래ㆍ비비의 ‘로우(LAW)’나 에버그로우 소속 경서예지ㆍ전건호의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처럼 같은 소속사 가수들이 함께한 경우도 있지만, 다비치의 강민경과 잔나비의 최정훈이 함께 부른 ‘우린 그렇게 사랑해서’ 등 교집합이 없었던 컬래버레이션도 눈에 띈다.
최정훈과 강민경이 작사에 참여하고, 강민경과 캡틴플래닛이 작곡을 맡아 그동안 잔나비와 다비치가 들려준 음악과는 사뭇 다른 곡이 탄생했다.
안무 영상도 지원사격 크러쉬X제이홉
피처링으로 표기돼 있지만 사실상 프로젝트팀처럼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 크러쉬가 발표한 싱글 ‘러쉬 아워(Rush Hour)’에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제이홉은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안무 영상에도 참여하며 지원 사격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싸이의 ‘댓 댓(That That)’ 프로듀싱과 피처링에 참여한 BTS 슈가 역시 7월 열린 싸이 콘서트 ‘흠뻑쇼’에 깜짝 등장하는 등 후방 지원을 확실히 했다.
2012년 발표한 6집 ‘싸이6甲’을 피처링으로 채운 싸이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예전엔 피처링을 품앗이로 했다. 그런데 요즘은 회사 대 회사라서 돈 얘기를 하게 됐다”며 지난 10년간 달라진 피처링 문화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뜨거운 안녕’ 이후 10년 만에 ‘감동이야’로 싸이와 다시 호흡을 맞춘 성시경은 “예전이 불합리했던 것”이라며 “그땐 80만원 짜리 노트북 사주고 끝이었다. 이제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이번엔 합리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문화 달라져…수익도 5 대 5”
2012년 시작한 Mnet ‘쇼미더머니’ 등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피처링이 보편화되면서 아예 프로젝트 앨범을 내는 경우도 생겼다. 2016년 데뷔한 래퍼 디핵은 지난해 프로듀서 파테코와 함께 만든 ‘D와 PATEKOMORI’(2021), 지난 6월 래퍼 후시와 협업한 ‘D와 HOOShI의 밤’ 등 컬래버 앨범을 꾸준히 내고 있다. 2020년 6월 발표한 디핵ㆍ파테코의 ‘오하요 마이 나이트(OHAYO MY NIGHT)’는 역주행에 성공해 여전히 톱 100에 머물고 있다.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싱어송라이터로서 각자 창작 활동을 해오던 가수들이 다른 색깔을 지닌 가수들과 협업하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음원 사이트 뿐만 아니라 유튜브ㆍ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음악을 소비하는 환경에서 피처링이 아니라 가수 이름을 병기하면 검색이 용이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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