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불경기 2023년, 토끼처럼 뛰어야".. '평균 실종' '오피스 빅뱅' 주목

김남중 2022. 10. 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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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23' 출간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3' 출간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불경기의 2023년, ‘평균 실종’과 ‘오피스 빅뱅’에 주목하라. 올해로 15년째 해마다 출간되며 내년 트렌드 전망서 분야의 대표 주자가 된 ‘트렌드 코리아 2023’의 분석이다. MZ세대 이후 세대인 알파세대의 등장, 어른이 되어도 젊음을 유지하려는 ‘네버랜드 신드롬’ 등도 내년에 주목할 만한 트렌드이다.

김난도(59)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3’ 출간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은 토끼의 해”라며 “깡총깡총 뛰는 토끼를 생각해 ‘래빗 점프(Rabbit Jump)’를 내년의 키워드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뀌다’의 반대말은 ‘죽는다’”라며 “내년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할 때는 더 민감하게 트렌드에 반응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렌드 코리아’는 키워드에 사용된 알파벳 10글자로 시작되는 10개 트렌드를 선정한다. 김 교수는 먼저 ‘평균의 실종(Redistribution of the Average)’을 내년의 주요 트렌드로 꼽고 “평균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그동안 다수의 사람들이 평균에 몰려 있었으나 양극화, N극화, 단극화 등의 영향으로 중간대가 사라지고 평균의 빈도가 극히 낮아지면서 평균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이 실종되는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뾰족해지는 것”이라면서 “매스 마켓(대량 판매 시장)을 겨냥해온 업무나 비즈니스가 변해야 한다. 자신의 타겟에 일치하는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이 필요해진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팀이 주목한 또 다른 주요 트렌드는 ‘오피스 빅뱅(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이다. 김 교수는 “직장 문화가 빅뱅 수준으로 엄청나게 바뀌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대사직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우리나라도 입사 3년 이내 이직율이 사상 최고다. 젊은이들이 경직된 직장 문화와 고압적인 선배들을 못 견딘다”고 말했다.
그는 오피스 빅뱅의 원인으로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란 젊은 세대가 회사에 진입했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생 전체에서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으며, 코로나19 속에서 경험한 재택근무로 그간의 업무 관행이나 조직문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보수 인상이나 맞춤형 복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구성원들의 성장”이라며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조직에서 성장한다고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Z세대 후속 세대인 ‘알파세대의 등장(Jumbly Alpha Generation)’이 본격화된다. 김 교수는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로 내년이면 중학생이 된다”면서 “‘모두가 셀럽이다’라는 말이 이 세대를 가장 잘 설명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시작이고, 가족의 집중 지원을 받는 세대라서 관련 시장도 크고 고급스럽다.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 ‘마스크 세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네버랜드 신드롬(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도 주목되는 트렌드다. 김 교수는 “젊음을 미화하고 어른 되기를 한껏 늦추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영원히 철 들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인 네버랜드가 돼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향에 대해 일본에서는 ‘전 국민이 철부지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분명 우려할 점이 있다. 반면, 노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젊은 열정을 가지고 산다면 사회의 노쇄를 막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자를 뜻하는 ‘체리슈머(Cherry-sumers)’,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이 중시되고 목적지향적 만남이 대세가 되는 현상을 뜻하는 ‘인덱스 관계(Index Relationships)’, 불경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뉴 디맨드 전략(New Demand Strategy)’,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쏟아 붇는 유행을 설명하는 ‘디깅 모멘텀(Digging Momentum)’, 요구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제공하는 기술인 ‘선제적 대응 기술(Proactive Technology)’, 공간의 힘이 판매의 최고 무기로 떠오르는 ‘공간력(Magic of Real Spaces)이 내년 트렌드에 포함됐다.

김 교수는 “내년 우리 경제는 내내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황기의 소비 양상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면서 내년 트렌드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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